“생각하지도 못한 큰 선물을 받아 감격입니다. 과분한 생일 잔치상까지 마련 해주신 마을 어르신과 모든 주민께 다시 한 번 감사 인사 올립니다.”
지난 11일 오전 11시 금일읍 충도리 마을회관에 정광술(62)씨를 위한 특별한 회갑잔치가 열렸다.
충도리 마을 사람들이 정신지체장애(1급)를 앓고 있으면서 가족이 없는 정 씨를 위해 마을에서 공동으로 잔칫상까지 차려 축하하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이 마을 출신인 정 씨는 61년 전에 태어났다. 정신지체장애(1급)를 앓아 결혼을 하지 않고 보호자인 형님 댁에 줄곧 함께 살았다. 10년 전 형님께서 돌아가시고 형수님도 몸이 많이 아파 병원신세를 지면서 혈혈단신(孑孑單身)이 됐다.
마을에서 공동으로 개인 회갑연을 잔칫상까지 차려 축하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하지만 정 씨만은 예외다. 마을 어르신들 궂은일에 나서서 싫은 내색 한번 하지 않고 거드는 심성이 너무 착한 사람이기 때문이란다. 어르신들에겐 없어서는 안될 존재다. 어버이날에 맞춰 회갑잔치를 연 이유이기도 하다.
김순단(56) 부녀회장은 “마을에 피붙이 하나 없는 정 씨는 주민들에게 의지하며 살고 있지만 마을 어르신들의 궂은일도 싫은 내색하지 않고 많이 도와주고 있는 마음 착한 분이다”고 칭찬했다.
이어 “정 씨의 회갑잔치를 위해 주민들과 협의하여 새 옷을 장만하고 정성스럽게 준비한 음식을 함께 나누면서 주민들 간 끈끈한 정(情)을 새롭게 느꼈다. 정 씨가 마을주민과 함께 생활하는데 불편하지 않도록 관심을 더 쏟겠다.”고 밝혔다.
정광술(62)씨는 “지금까지 태어나서 많은 사람들로부터 푸짐한 생일 음식을 받아본 것은 처음이다. 죽을 때까지 잊지 않겠다. 지금처럼 마을 주민들과 행복하게 오랫동안 함께 살고 싶다”는 바람과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