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옛 속담이 있다. 귀어를 희망하는 도시 출신 젊은이 문철권(31·사진)씨를 이르는 말이다.
문 씨는 태어나서 단 한 번도 자신이 한반도에서도 가장 끝자락에 자리 잡고 있는 어촌마을에 정착해 톳 양식업을 하며 살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오랫동안 귀어를 계획하고 고민하다 3년 전 신지면 동고리에 정착한 친구 박도수(톳 양식업)씨를 따라 잠깐 머물면서 톳 양식을 거들다가 바다 양식에 대한 관심이 생겨 정착하기로 결심을 굳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현재 문 씨가 생각한 톳 양식 계획은 색 바랜 장밋빛에 불과할 뿐이다. 젊은이들의 귀어를 장려하고 정착금까지 지원한다는 완도군 행정의 적극적인 구애와 달리 마을 어촌계에서 가입을 허락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친구 박도수 씨는 “저는 연고가 있어 어촌계에 가입하여 그나마 다행스럽게 톳 양식을 하고 있지만 함께 정착해 살기로 한 (철권)친구는 아직 가입이 안돼 제 일을 돕고 있어 항상 미안한 생각뿐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