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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해조류 엑스포 개최 계획 '신중히'

  • 완도신문 webmaster@wandonews.com
  • 입력 2012.08.23 17:23
  • 수정 2015.12.07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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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에서 개최된 엑스포에서 5~600억원 적자가 났다. 엑스포 준비를 위해 정부로부터 빌린 4,846억원 상환도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 군에서는 2014년 5월에 '2014국제해조류박람회'를 개최할 계획으로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행사 개최와 관련한 내용은 군 홍보자료나 언론에 보도된 내용이 전부여서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알 수 없으나 엑스포 개최를 계획하던 인근 군들의 반응에 관심 갖고  살펴보고 참고할 필요가 있다.

최근 우리와 비슷한 엑스포를 계획하고 있던 강진군의 '2014청자엑스포'와 함평군의 '2013함평세계나비곤충엑스포' 잇달아 개최를 포기한다고 발표하고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함평군은 지난 7월 9일 2013함평세계나비곤충엑스포 개최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대내외적 악조건을 무릅쓰고 엑스포를 강행하여 군민들에게 부담을 드려서는 안 된다고 발표했다. 

화려한 외양보다는 알차고 내실 있는 실사구시 행정으로 군민 복지를 증진시키기 위해 2013함평세계나비곤충엑스포를 개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또한 엑스포 예산을 절감해 주거환경 개선, 친환경농업 예산 확대, 복지 지원 등 군민의 삶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사업을 추진하는데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엑스포 개최포기 결정을 내린 배경으로 예산 문제를 꼽고 군민들의 이해와 양해를 구했다. 

함평군은 2010년 행사규모와 비용을 축소하는 조건으로 기획재정부와 행정안전부로부터 승인을 받았으나 교부세가 큰 폭으로 줄고 세수마저 감소해 예산 마련이 불투명해짐에 따라 고심을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함평군은 2013년 엑스포 총 사업비는 167억 원으로 국비 33억 원, 도비 37억2000만원, 군비 96억8000만원으로, 이 중 국비 13억 원과 군비 4억 원 등 17억 원 밖에 확보하지 못했으며 나머지는 확보가 힘들다고 전했다. 국·도비 50억 원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군비 97억 원마저도 현재 재정으로는 힘들다는 것이다.

감사원 감사 결과도 원인이 됐다. 지난 2008년 개최한 엑스포가 549억 원의 사업비에 비해 137억2천만 원의 수익에 그쳤다. 결국 411억8천만 원의 적자를 본 것이 알려지자 군민들 사이에 엑스포 개최의 필요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여론에도 귀 기울인 것이다.

강진군의 경우도 별반 다르지 않다. 2014년 7월에 열릴 예정이던 청자엑스포를 백지화하는 쪽으로 검토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에서 여수엑스포가 기대이하의 관광객을 유치해 투자대비 경제효과가 미미하다고 판단했다. 정부가 청자엑스포와 같은 비공인 엑스포개최에 대해 부정적 입장도 참고 했다.

강진군은 “문체부는 지난 6월 고성에서 열린 공룡엑스포 행사이후 다른 엑스포는 개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며 “상당수 재원을 국비에 의존해야 하는 처지에서 엑스포 개최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고 백지화 뜻을 밝혔다.

국비 40억원과 도비 40억원, 군비 150억이 투입될 예정이었던 청자엑스포는 군비 150억원을 확보하는 것에 대해 큰 부담으로 내다봤다. 군 재정여건상 어려운 형편이 이유였다. 개최 준비를 하던 인근 군들의 행사개최 백지화 선언의 주된 이유 모두 국비지원이 불가능해지는 등 재정 확보 어려움에 기인했다는 점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우리 군의 경우도 인근 군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군의 재정형편이 강진군이나 함평군보다 더 특별하게 나은 것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 군은 엑스포에 총 150억 원의 사업비(국비 80, 지방비 70)를 투입할 계획이다. 전체 비용의 절반 이상을 국비로, 지방비의 상당 부분도 도의 지원을 받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비 지원은 기획재정부의 심사를 통과할 수 있는지의 여부가 관건이다. 지난 4월말쯤에 기획재정부에서는 '국제행사의 유치·개최 등에 관한 규정(훈령)'과 '국제행사관리지침'을 개정했다.

지자체 등이 주최하는 국제행사에 대한 체계적 관리와 예산지원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타당성 조사에 착수한다고 발표하고, 이를 위해 조사 대상을 종전의 총사업비 100억원 이상에서 50억원 이상으로 확대했다.

현재 우리 군을 포함한 12건의 자치단체에서 신청한 사업에 대한 사전 타당성조사를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기획재정부의 심사를 무난하게 통과하여 국비가 확보된다면 우리 군으로서 그나마 다행이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계획하고 있는 행사의 개최는 어렵게 될 수밖에 없다고 전망할 수 있다.

또한 전라남도가 F1 개최, 여수엑스포와 순천정원박람회 등 굵직굵직한 국제행사가 확정되어 준비 중인데 이에 따른 재정 부담이 너무 많다는 것도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앞으로 시군에서 개최할 예정인 행사에 더 이상의 도비 지원이 어려운 실정이라고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행사 예산의 대부분을 중앙과 도의 지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서 지원이 끊긴다면 사실상 개최가 불가능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 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군은 재정확보대책이 구체적으로 마련돼 있어야 한다. 이미 행사의 주무대가 되는 건물을 짓기 위해 용역을 실시하는 등 행사와 관련된 많은 예산을 이미 집행했거나 집행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재정형편이 어려운 우리 군의 형편을 고려해 볼 때 미리 예견되는 일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추진하다 많은 후유증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을 결코 흘려들어서는 안 된다.

자치단체의 예산낭비 사례는 이미 서울시의 ‘세빛둥둥섬’에서 찾을 수 있다. 서울시에서는 이와 관련하여 전임 시장과 관련자들에 대한 구상권을 행사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다른 자치단체의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이유다.

행사의 취지가 아무리 좋아도 행사를 개최하는데 가장 중요한 예산을 확보하기 어렵다면 행사 개최에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이 불 보듯 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일을 추진하려다 군의 재정압박을 가져온다면 그 불똥은 군민들에게로 튀어 여러 가지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할 것이다. 우리군은 군민 관점에서 신중히 검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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