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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칼럼> 내년 지방선거가 희망이 되려면

정병호 교수 (서울시립대 교수회장, 농수산식품의약법학회장)

  • 완도신문 webmaster@wandonews.com
  • 입력 2013.09.12 17:00
  • 수정 2015.11.19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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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 지역에서는 내리 3선을 한 현 군수 다음에 누구 군수가 될 것인가 큰 관심사인 것 같다. 12년간 지역을 통치한 현 군수가 퇴임하면 말 그대로 무주공산(無主空山)이 될 터이다.

지역언론에 오르내리는 입지자만 약 10여명에 이르고 있다. 유권자의 입장에서는 다다익선(多多益善)이니 나쁠 게 없다. 그러나 그 가운데 진정 믿을만한 리더감이 있는가에 대해 회의적인 의견도 적지 않다. 하지만 아직 선거까지 많은 날이 남았으니, 미리 비관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우리 지역에서는 지방선거가 도입된 이래 줄곧 민주당이 군정을 책임져 왔다. 그런데 군정책임자와 그 주변의 부정과 비리 의혹이 끊이질 않고 있고, 지역인구는 급격히 감소하는 등 지역의 장래에 대한 전망이 매우 어둡다. 내년 지방선거가 지역발전을 위한 희망이 되려면 내적·외적 조건이 함께 충족되어야 한다고 본다.

무엇보다도 먼저 지역의 일당독점 체제가 완화되어야 한다. 독점하는데 노력할 필요가 없다. 그래서 우리 지역에는 진정한 변화가 없었던 것이다.

지난 대선 때 제3의 후보로 전국적인 지지도를 확인시켜준 안철수 교수에 대해 우리 지역에서는 대선 후에도 다른 지역에 비해 상당기간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안철수 현상으로 불린, 새정치에 대한 갈망이 그만큼 컸다는 뜻이다.

민주당의 수권능력에 대한 의심 그리고 지역의 일당지배 체제에 대한 거부감이 직접적인 원인이었다고 본다. 그러나 국정원이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공개로 인한 정치공방을 전후하여 안철수 교수에 대한 관심과 지지도 상당히 시들해졌다.

원인을 여러 가지로 분석할 수 있겠지만, 가장 큰 원인을 필자는 지난 대선 때 칼럼에서 지적했듯이 안 교수가 수권능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집권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국민적 여망을 실현할 믿음직한 주체세력 형성이 관건인데, 아직도 뚜렷한 개선의 징후가 있는 것 같지 않다.

안 교수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그의 ‘새정치’를 실현하기 추진체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 추진체는 마땅히 정당이 되어야 한다. 책임정치를 하기 위해서는 정당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음 대선 때도 무소속으로 후보단일화를 시도할 순 없지 않은가. 지금까지 제3 정당이 성공한 예가 없다고 해서 두려워 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현재의 정치 풍향계를 볼 때 안 교수가 추진하는 정당은 거대 양당의 틈바구니를 채우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 야권을 흡수할 가능성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내년 기초 자치단체 선거에서 정당공천이 배제될 것인가가 큰 관심사이다. 한때 낙관적으로 보였으나, 점점 비관적으로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는 것 같다. 민주당은 당론으로 공천배제를 확정한 상태이나, 의원들은 내심 반기지 않는 것 같고, 새누리당은 여론의 눈치를 보고 있지만 반대의견이 많은 것 같다.

필자는 국민들의 강력한 압력이 없는 한 정당공천 배제는 실현 불가능하다고 본다. 정당공천은 국회의원 선거에 필요한 조직과 자금 확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미 국회 일각에서는 위헌 시비를 걸고 있는 실정이다.

안철수 교수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정당공천 배제를 천명했다. 안 교수가 기존 정당에 대한 실망감을 자양분으로 하여 부상한 점을 감안하면 이해할 만하다. 그러나 안 교수 쪽으로서는 기성정당의 강고한 기득권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정당공천 배제가 오히려 불리한 측면이 강하다.

과거의 경험으로 보면 정당공천을 배제하더라도 기성정당은 당조직을 이용하여 소위 ‘내천’을 함으로써 정당공천과 유사한 효과를 누릴 수 있는 반면, 조직에서 불리한 안 교수 쪽은 이런 효과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내년 지방선거가 희망이 되려면, 입후보자들 스스로 조직선거, 돈선거 등 구태의연한 선거행태를 버리고, 과감하게 정책선거를 지향해야 한다. 정말 이번에는 입후보자들이 우리 지역발전의 청사진을 놓고 진지하게 토론하는 선거가 됐으면 한다.

현재 우리 지역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가 인구감소이다. 인구감소를 막으려면 질 좋은 일자리가 많이 창출되어야 한다. 우리지역 농어민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도록 완도읍의 농공단지가 확대 강화될 수 있는 획기적인 방안이 절실하다.

교육 서비스가 불충분한 것이 우리 지역의 인구유출 원인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에, 질 좋고 특색 있는 교육방안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 고장의 천혜의 자연을 보존하면서도 지역의 관광수입을 높일 수 있는 기발한 아이디어 등이 제시되었으면 좋겠다.

정책선거를 하기 위해서는 각 후보자들이 정책 개발 내지 자문을 위해 위원회를 구성하여 전문가와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군의원 선거도 군수선거 못지않게 중요하다. 지금까지 군의회가 군수를 제대로 견제하지 못했는데, 내년 군의원 선거에서는 군정을 확실히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후보가 당선되었으면 좋겠다. 누가 되든 다음 군수, 군의원들은 지역의 통합에 앞장서주길 바란다.

그 동안 출향한 향우들까지 동원하여 줄 세우기를 하는 모습은 정말 민망스러웠다. 다음 번 군수는 건전한 비판에는 항상 귀를 기울이는 분이 되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재임 중에 공적비가 세워져 고향을 전국적으로 망신시키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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