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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합과 소통을 원해요"

완도에서 피는 꽃 이야기 ⓛ 자귀나무

  • 박남수 기자 wandopia@daum.net
  • 입력 2014.07.23 22:31
  • 수정 2015.11.16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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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들이 마주 보는데 재밌는 건 밤에 서로 포개진다. 그래서 얻은 여러 별명에 합(合) 자가 유난히 많다. 합환, 합혼, 야합(夜合), 합수 등이다. 낮에 마주 보던 이파리 커플이 밤마다 붙는다. 이걸 보고 사람들은 별난 상상을 했을 거다. 더구나 흔히 마주 보기 잎들은 끝에 하나가 남아 홀수이기 쉬운데 짝수로 외롭지 않다. 그래서 예로부터 사람들은 부부 금슬의 좋은 상징으로 여겼고 신혼 집 마당에 이 나무를 심었다. 자귀나무 얘기다.

꽃은 밤 하늘에 터지는 찰나의 불꽃을 닮았다. 향기는 또 얼마나 청순한지. 소들이 그 잎을 환장하리만치 좋아한대서 소쌀밥나무, 소찰밥나무로도 부른다. 콩과에 속하는 속성수로 어디서나 빨리 잘 자란다. 약효 또한 대단하지만 너무 알려지면 품귀현상 걱정되니 이만 하련다.

자귀나무를 보면 화합과 소통의 귀한 존재임에 틀림없다. 요즘 같은 야만과 불통의 시절에 어디에라도 심으면 좋을 듯싶다. 그런데 야합(夜合) 따라 한다고 서로들 들러붙어 야합(野合)으로 날밤 새지나 않을지 걱정도 된다.

요즘 완도 여기저기에 분홍빛 자귀나무 꽃들로 화사하다.

자귀나무/콩과
7월 22일 완도 자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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