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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 대명절 추석과 세월호의 숙제

통합진보당 완도지역위원회(준) 김영신

  • 김영신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4.09.03 23:44
  • 수정 2015.11.04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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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세태가 많이 변했지만, 아직도 명절하면 선물꾸러미를 들고 설레는 맘으로 가족과 친지를 찾는 풍경이 먼저 떠오른다. 민족의 대명절인 한가위는 풍성한 결실에 행복해하며 주위를 둘러보고 따뜻한 마음을 전하는 가장 큰 명절이다.

하지만 아직 민족의 대명절인 한가위를 제대로 즐길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이 글을 쓰는 현재까지는 그렇다. 세월호 유가족들이 그렇고 세월호 유가족들과 아픔을 함께하는 많은 국민들이 그렇다.

4월 16일 진도앞바다에서 수백 명을 싣고 운행하던 세월호가 차디찬 바다로 가라앉으면서 시작된 불행은 가족들에겐 청천벽력이고,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에겐 한탄과 분노 그리고 악몽 그 자체였다.

누구나 생각했으리라. 21세기 대한민국은 아직 완전히 가라앉지 않은 배에서 사람을 구조하는 것이 어렵지 않을 것이고 무사히 구조해 낼 것이라고 누구나 생각했으리라.

그러나 우리 모두의 상식과 같은 생각은 어리석은 생각으로 결론지어졌다. 정부와 해경은 무능했고, 단 한명의 생명도 구조해 내지 못했다.

또한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위한 과정은 유가족과 국민들에게 얼마나 많은 상처를 주었는가? 진상규명만큼은 제대로 되리라 믿었던 국민들은 그 믿음이 헛되고 헛된 것이란 걸 깨닫는 데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는다.

정확한 사고의 원인이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고, 사고 이후 지금까지 수많은 의문과 의혹이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다. 유가족들이 제시하는 세월호 참사의 의혹이 100여 가지가 된다고 한다. 또한 사고의 원인과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약해 보이는 유병언을 찾는 데 역대 최대의 검거팀을 구성하고 검.경은 물론 군대까지 동원하였고, 방송에서는 거의 24시간을 할애하면서 유병언만 잡으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처럼 이야기 하다가 결국 시신으로만 돌아온 유병언을 보는 국민들의 허탈감은 어떠했겠는가? 2014년 4월 16일 이후 대한민국은 납량특집 씨리즈 영화 그 자체가 아니었을까?

이제 남겨진 숙제는 세월호 특별법이다. 진상조사위가 세월호 사고의 원인과 구조 과정의 문제를 철저히 조사하고 밝혀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것이 남겨진 숙제다.

하지만 이 또한 쉽지 않다. 여당과 제1야당의 입장 그리고 유가족의 입장이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최선의 방법은 무엇인가? 어떤 방식이 진실을 파헤치는 데 가장 좋은 방식인가를 판단하고 선택하는 것이다. 진상조사위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주는 것이다.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과 기소권이 포함되지 않고서는 철옹성 속에 몸을 숨기고 있는 관피아들을 상대로 철저한 진상을 규명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한 수사권과 기소권이 있는 특별법을 제정을 위해서 누군가는 단식을 하고 누군가는 농성장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유민아빠는 먼저간 딸 아이에게 미안해서 46일을 곡기를 끊고 단식을 했고, 많은 이들이 유민아빠의 뜻을 응원하는 동조단식을 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의 아픔에 함께 마음을 내어주었던 교황도 돌아가고, 이제 모두가 행복해야 할 민족의 대명절 추석이 돌아오는 이때 거리에서, 광화문 광장에서 곡기를 끊고 농성장에서 자리를 잡고 일상을 포기하며 제대로된 특별법을 요구하는 사람들이 함께 한가위를 보낼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날벼락같이 사랑하는 자식과 가족을 잃은 사람들에게 마음을 열고 함께 해 줄 수 있는 한가위를 꿈꿔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