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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밝혀주는 보배로운 거울

  • 김태복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4.09.15 20:53
  • 수정 2015.11.04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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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책을 접하게 된 동기는 중학교 1학년 당시 서당에서 접하게 되었다. 그 때 난 천자문을 읽고 있었는데 옆에 있는 서당 동기생이 한자 읽는 소리가 마음에 와 닿아 지금 무슨 서책을 읽고 있느냐고 물었더니 명심보감이라 하였다. 난 주저없이 천자문을 접어두고 명심보감 서책을 읽기 시작했다. 한참을 읽고 나니 훈장 선생님께서 물으시었다.

훈장 선생님께서 말하시기를 지금 읽고 있는 책의 뜻을 알고 읽느냐고 물으시었다. 나는 멈춧거리면서 “아 글쎄요” 라고 대답하였더니 훈장선생께서 ‘마음을 밝혀주는 보배로운 거울’이다 라고 말씀하시면서 우리가 삶을 살아가야 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보배로운 책이다 라고 말씀하셨다.

마음을 밝혀 주는 것을 통해서. ‘옛말 그른 거 하나 없다.’ 옛말 중 남아있는 것들은 그것이 그만큼 귀중하고 옳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로부터 내려오는 민족 문화의 정수를 받아먹고 살고 있는 것이다. 다만 그것이 귀중한 것인 줄 알지만 흘려보내 버리거나 무시해 버리기 때문에 우리의 귀중한 것들을 버리고 있는 것이 문제일 따름이지만 말이다.

이 책에 나온 모든 구절들은 천천히 생각하고 사고하여 깊이 음미하여 마음에 새기고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읽어서 알고 있듯이, 경험해서 겪어 봤듯이 그것들이 나를 모두와 살게 하고 나를 더 완성시키는 것이 되었기 때문이다.

행동이 동반되어지지 않고 마음이 가지 않는 말뿐인 것은 소용이 없다. 그러나 또한 이대로 사는 것이 얼마나 어려웠으면 그것을 말로 해주고 글로 남겨 대대로 전해야 했을까 라는 것을 생각하면 나의 생각이 행동으로 옮겨지지 않음이 나만의 불성실함만이 아니었다는 것에 약간의 위안을 삼는다.

내가 아무리 좋은 글을 많이 읽어 마음에 두었다 해도 언행이 따르지 않는 것은 소용없는 것이다. 좋고 가치 있는 것일수록 더욱 더 다듬어 나를 아름답게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총24편(계선편에서 권학편)의 글에서 우리는 하나라도 듣지 않고는 여태껏 살지 못했을 것이다. 이 책의 글은 그렇게 우리 삶 안에서 계속 살아 있어왔다. 우리가 그렇게 살든 그렇지 않든 간에 말이다. 그렇게 살기를 원하는 마음이 옛사람에게서부터 여전히 우리에게 전해졌다.

명심보감은 고려시대에 어린이 학습을 위한 것으로 한자를 습득하는 천자문 이후에 기초과정의 교재로 사용한 것이라고 한다. 글을 읽을 수 있게 되면 배워야 하는 기본적인 것이었다. 많은 책을 읽어서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읽혀져야 하는 것이 아니라, 글을 읽을 수 있는 어린아이라면 마땅히 읽고 익혀야 하는 기본 교과였던 것이다.

필요에 의한 것이거나 참고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사는 것에 있어서 마땅한 것이었다. 우리는 이 마땅한 것을 얼마나 마땅하지 않게 행하고 있는가를 돌아보아야 한다. 어떤 이유가 필요 없는 ‘그냥 그런 거야’라는 대답이 필요하다. 이유와 설명이 필요하지 않은 응당 그러한 것이다. 우리가 인간으로서 살고 있는 존재라면 말이다.

옛 선인들에게서 배우는 지혜로운 이야기를 통해서 나의 삶을 다시 돌아보고 내 삶 안에서도 마땅히 그렇게 되는 행동이 나에게서 드러나게 되길 바라며 나를 비추는 나의 마음의 거울을 밝게 닦아야겠다.

 금일공공도서관 김태복 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