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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 교육 때문이라면 완도 떠날 수 있어요"

완도신문 동갑내기 24살 청년들의 솔직 토크

  • 위대한 기자 zunjo@naver.com
  • 입력 2014.09.16 18:32
  • 수정 2015.11.07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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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신문이 올해 24주년을 맞는다. 같은 해에 태어나 현재 완도에 살고 있는 24살 청년들을 만났다. 그들에게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사는지 물었다. 

먹고 사는 문제인 경제(돈벌이)에 대한 얘기가 주류를 이루었다. 고향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발전시겠다는 공동체 의식보다 개인적인 영역을 중시했다. 완도가 살고 싶은 곳이기는 하나 자식들의 교육을 위해서는 언제든지 고향을 뒤로 하고 도시로 떠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살고 있는 그리고 앞날을 걱정하는 언론이나 책임 있는 인사들이 완도의 청사진을 새롭게 제시하지 않으면 완도미래는 불확실할 게 뻔하다. 결국 인구감소로 이어지고 사람이 살지 않은 섬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좌담회에 참여한 젊은 친구들은 군외면 김대호과 위동선, 완도읍 출신인 박대영, 임대군 그리고 김무성(가명) 등 5명이다. 무성군은 실명 공개를 꺼려해 의견을 존중하기 위해 가명으로 대신 했다. -편집자 주-

Q. 다들 완도에서 나고 자랐는가?

동선 : 모두 초, 중, 고등학교 친구들이죠. 완도에 대학이 없으니 다른 곳으로 갔어요.

Q. 대학 전공과 현재 하는 일이 무엇인가?

대군 : 임상병리과에 입학했는데 저와 맞지 않아서 그만뒀어요. 그 후 광주에 있는 마트 정육점에서 일했어요. 얼마 전까지요.
동선 : 저는 전남대 기계공학과 4학년 1학기에 휴학하고 취업준비 하고 있어요. 무엇을 할지 고민이 많아요. 대호 : 저도 동력기계과를 다니다 맞지 않아서 지금 공기업에서 일을 하고 있어요.
무성 : 저는 대학을 가지 않고 이곳에서 이 일 저 일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해 왔는데, 지금은 백수에요.
대영 : 부모님 하시는 일을 도와드리고 있어요. 얼마 전까지 식당을 운영하셨어요.

Q. 타지 친구들이 완도에 오면 보여주고 싶은 곳은 어디인가?

대호 : 신지도 명사십리요. 어딜 가도 명사십리만큼 좋은 곳이 없어요. 완도의 자랑이에요. 친구들에게 보여주면서 스스로도 기분이 좋아요.
동선, 대군 : 청산도가 정말 좋아요. 친구들 오면 청산도 꼭 보여주고 싶어요.
무성 : 도시 친구들 오면 회 사주고 낚시하러 신 방파제 데려가고 싶어요. 친구들이 좋아해요.

Q. 컴퓨터 게임 좋아하는가? 하루에 몇 시간이나 하나?

대군 : 2~3 시간 정도 하는 거 같아요. 친구들과 같이 어울려서 하죠.

Q. 즐겨 찾아보는 뉴스는 무엇인가?

대영 : 인터텟으로 뉴스는 꼭 봐요. 그리고 포털사이트에서 문화정보나 취업정보 꼭 봐요.
동선 : 컴퓨터 앞에 앉으면 기본으로 뉴스 보기는 하죠. 세상 돌아가는 건 알아야 하니까요.

Q. 여자 친구는 있나? 결혼은 언제쯤 할 예정인가?

대영 : 저는 사귄지 2년 됐어요. 완도사람이 아니에요.
동선 : 없어요. 30대 중반에 결혼해야죠.
대호 : 전에 두 명 사귀었어요. 20대 후반에 결혼을 하고 싶은데 (완도가)시장이 좁아요. 그래서 외국인도 생각하고 있어요.
대군 : 저도 30대 중반에 하고 싶어요.
무성 : 저는 일자리만 생긴다면 지금이라도 하고 싶어요. 결혼 자금은 부모님께 빌려서....

Q. 본인들에게 완도는 어떤 곳인가?

대호, 동선 : 언제나 마음 편한 곳이에요.
무성 : 고민은 많지만 젊은 사람들에게 할 일이 없는 곳이다.

Q. 지금 하고 있는 운동이나 하고 싶은 운동은?

무성 : 저는 배드민턴 좋아해요. 완도는 배드민턴 클럽이 활성화 되어 있어요. 근데 초보자 클럽은 없어요. 그래서 생각 중이에요. 완도에 체육활동 인구가 많아요. 다른 운동들도 많이 해요.
대호 : 전 족구동호회 활동한지 2년 됐어요. 매주 두 번 하는데 배구랑 운동장을 반씩 사용해서 불편해요. 장소가 없어요. 공간이 있으면 더 많은 사람이 할 텐데.

Q. 영화나 문화생활을 한다면 어디서 하나?

동선 : 영화 보러 광주나 목포로 많이 다녀요.
대호 : 영화만 본다면 목포로 많이 가고, 술도 한 잔 하고, 쇼핑도 하고 영화 보려면 광주로 많이 가요. 다양하게 즐길 수도 있어서.
무성 : 완도는 젊은이들이 어울리고 즐길 공간이 없어요. 일자리도 없고 해서 도시로 다 가요. 특히 여자 친구들은 완도에 한 명도 남아있지 않고 모두 떠났어요. 여기는 에스컬레이트도 없어요. 부모님과 백화점에 가면 겁나서 못 모시고 가요. 타거나 내릴 때 박자 놓쳐서 넘어지면 다칠까봐요.
대호 : 맞아요. 그리고 여기서 돈을 벌어도 도시에 가서 써요. 완도에서 써야 되는데 그렇지 못했요. 도시로 가서 쓰니까 완도 경기가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만 느낄 뿐이에요.

Q. 영화 <명량>은 보았는가?

동선 : <명량> 안본 사람 없을 걸요. 우수영도 나오고 고금도도 나오던데.
대호 : 해남 우수영은 관광객이 넘쳐난다는데 고금도는 홍보가 부족해서인지 찾는 사람들이 많지 안다고 들었어요. 지금은 모르겠지만요.

Q. 고금도 충무사를 아는가?

대군, 대호, 동선, 무성 : 아는데 가보지는 못했어요.
대영 : 저는 두 번 가봤어요. 평일에 가면 사람도 많이 없고 조용하고 좋아요. 가묘 터에는 진짜 잡초가 없어요. 신기하게요. (옆에 있는 친구들에게) 느그도 나중에 한번 가봐. 이순신 장군의 숨결을 느껴봐!

Q. 완도 상황봉은 올라가 봤는가?

대호: 완도 상황봉을 오봉산이라고도 하지 않나요? 우리 어릴 때 오봉산 오봉산 했는데
무성, 동선 : 초등학교 다닐 때 한번 올라가고 안 가 봤는데

Q. 그럼 다섯 개 봉우리를 알고 있나?

대호 : 상황봉, 숙승봉, 백운봉... 전에 수목원에서 봤는데 기억이 나질 않네.
동선, 대군, 무성, 대영 : 또 어디지... 업진봉 쉼봉 맞죠?
대호 : 상황봉은 등산로가 잘 되어 있는 거 같아요. 저는 21살 때 올라가 봤어요. 아 힘들다. 김밥 맛있겠다. 생각하면서 올라갔어요.

Q. 상황봉에 올라가면 완도의 섬들이 보이는데 완도에 있는 섬은 모두 가봤나?

대호 : 절반도 못 가봤어요. 금일, 금당 가보고 싶어요.
대군, 동선 : 청산도가 좋다고 하는데 한 번도 안 가 봤어요.

Q. 완도는 몇 개의 읍, 면이 있는지 알고 있는가?

대호 : 3개 읍과 9개면
모두 : 노화읍, 금일읍, 완도읍, 신지면, 고금면, 소안면, 보길면, 약산면, 금당면, 청산면, 군외면, 생일면
무성 : 생일면이 어디에요?
대호 : 금당 옆에 있어. 나는 막일 하러 한번 가 봤어. 엄청 오래 걸려. 차타고 배타고. 기다리는 시간까지 합치면 서울 가는 것보다 더 오래 걸려.

Q. 자기만 아는 명소나 데이트 장소가 있나?

무성 : 시골 할머니 집이요. 여자 친구 생기면 데리고 가고 싶어요. 시골이 좋아요. 일도 하고 시키고요.
대영 : 서부 가는 길이 정말 좋아요. 데이트 코스로 좋아요.

Q. 앞으로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은?

대호 : 신문을 보니 ‘조물주 위에 건물주다‘라는 글이 있던데. 건물 지어서 숙박업을 해보고 싶어요.
무성 : 이것저것, 무엇이든 해서 빨리 돈을 벌고 싶어요.
대영 : 저는 다음 주에 원양어선 타러가요. 참치 잡아서 돈을 벌어야죠.

Q. 완도에서 계속 살고 싶은가?

무성, 대영 : 네 지금은 완도에 살고 싶어요.
대호 : 제 생각인데 지금은 혼자라 좋지만 나중에 결혼해서 애들이 생기면 교육과 문화를 폭 넓게 경험하게 해주고 싶어요. 그땐 도시에서 살고 싶어요. 제가 학교 다닐 때 분위기가 공부를 열심히 하는 분위기는 아니었어요. 도시로 가서 애들 교육을 제대로 시켜보고 싶어요.
대군 : 저는 갈매기(기러기) 아버지 될 거 에요. 여기서 살면서 애들이랑 부인은 도시로 보내고 싶어요. 대호랑 같은 이유로요.
동선 : 다른 곳에서 살다가 나이 들면 여기서 살고 싶어요.
대영 : 저도 결혼 하면 여길 떠나고 싶어요. 애들 교육 때문에요.

Q. 선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대호, 무성 : 뭐 딱히 없네요.

Q.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대호 : 공부 열심히 해라. 힘들게 살기 싫으면 공무원이라도 해야지.

Q. 다른 친구들은 24살 동갑인 완도신문을 알고 있나?

대호 : 매주 봐요. 아버지가 독자에요. 그래서 저도 관심 갖고 매주 봐요. 특히 정치. 사회, 행정에 대해 관심이 많아요.
동선 : 완도신문이 있는지만 알아요.
대군, 대영 : 그냥 광고, 취업광고 이런 정도 보고 있어요.
무성 : 예전에 완도신문도 홈페이지 많이 들어가 봤어요. 완도신문 온라인 회원인데 무슨 뉴스 없나 하고. 그런데 최신 뉴스는 잘 안 올라와서 들어 간지 좀 됐어요.

Q. 완도에 하고 싶은 말은?

대호 : 양질의 일자리가 많았으면 좋겠어요. 젊은이들이 완도를 떠나지 않게요.
동선 : 완도만의 색깔을 더 짙게 했으면 좋겠네요. 일자리가 생길 수 있는 관광레저 산업이 더 활성화 되면 좋겠어요.
대군 : 수산 대학이 생겼으면 합니다. 더불어 간호학과도 개설해서 여학생들도 같이 다 닐 수 있게. 대학이 있으면 완도에 젊은이들이 많아지겠죠.

Q. 완도신문에 하고 싶은 말은?

대호 : 지금처럼 열심히 언론사로서 그 역할을 해주었으면 합니다.
대영 : 완도 신문이 예전엔 많이 보였는데 지금은 접하기가 힘들어요.
대군 : 쉽게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친구야! 무인 가판대라도 하나 있으면 보는 사람은 볼 거야!
무성 : 완도신문 넌 우리 친구다. 온라인에서도 자주 볼 수 있게 관리가 잘 됐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신문 바탕 색깔이 칼라로 나오면 좋겠어요. 신문이 다 똑같아서 질려요.

Q. ‘완도신문‘으로 사행시를 짓는다면?

대영 :  완-완도에서 나고 자란
          도-도전하는 청년들이
          신-신완도의 꿈을 향해
          문- 문을 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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