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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우철 군수에게 바란다

- 정병호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4.09.17 11:45
  • 수정 2015.11.04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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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우철 신임 군수에 대한 기대가 크다. 그는 군민 화합과 소통을 강조했다. 취임 직후 읍면을 순회 때 행정선 대신 여객선에서 주민과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누며 소통하는 모습에 인상 깊었다. 신 군수가 지속가능한 양식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각종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희망적이다. 내만의 전복 양식장과 외만의 해조류 양식장 간의 맞교환 방식의 어장재배치, 어장청소와 함께 친환경 미생물을 이용한 어장수질 개선, 바다환경 변화에 적응력이 강한 우량종묘개발 보급, 전복가공생산 공장 준공, 친환경 양식 기술 도입 등이 그것이다. 신 군수는 완도수산고를 졸업한 뒤 줄곧 수산진흥 계통의 공직에 몸담은 수산전문가이기 때문에 사업을 잘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신 군수에게 몇 가지 당부하고자 한다. 임기 4년은 선거 공약을 실천하기에 빠듯한 시간이다. 그런데 완도의 얼굴인 완도군 홈페이지 ‘군수공약사항’란은 아직 구축 중이다. 공약실천의 의지를 의심케 한다. 즉시 선거공약을 그대로 게시하고, 군민과의 대화를 토대로 공약실천 계획을 공표했으면 좋겠다. 또 ‘군민 모두가 행복한 희망의 완도’라는 구호는 추상적이어서 피부에 와 닫지 않는다. 구체적이고 실현가능한 구호로 바꿀 것을 제안한다. 선거공약 가운데 수정할 것이 있으면 이유를 설명하고 군민의 동의를 얻어야 할 것이다. 주민과의 대화가 취임 초 반짝 행사에 머물지 않도록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주민과의 소통에 힘쓸 것을 기대한다. 요일별로 시간을 정해 각 마을 이장들에게 전화하여 민원을 청취하거나 정기적인 지역언론사 기자 회견이나 간담회를 통해 여론을 수렴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지속가능한 양식산업 육성정책 가운데 중국시장을 겨냥한 '황금넙치·명품광어' 브랜드 추진이 눈에 띈다. 최근 필자는 중국 대련에 갈 기회가 있었는데 현지 수산물 가격이 우리나라와 비슷하거나 높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친환경 수산양식물은 중국수출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중국인들의 수산물 소비는 우리나 일본에 비해 많이 떨어지는 편이나 앞으로 크게 늘게 되면 넙치 등 어류뿐만 아니라, 전복, 패류, 미역 등 해조류할 것 없이 완도의 수산양식물이 중국수출 효자 종목이 될 수 있다. 최근 장쯔다오 그룹에서 중국시장을 겨냥해 냉동, 가공에 이르는 수출산업단지를 운영하기 위해 진도군에 양식업에 2억달러를 투자한다고 한다. 우리 군에서도 중국 등 외국 자본 유치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
과거 어촌의 역할은 수산물 생산기지에 중점이 있었으나, 최근 어촌·어항법이 개정되어 레저관광산업기지로서의 역할도 강조되고 있다. 우리 완도는 천혜의 자연을 보존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어디 내놓아도 자랑스러운 역사와 문화를 간직하고 있다. 출향인들이 완도출신임을 당당히 밝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신우철 군수가 지속가능한 수산양식산업 육성을 추진하는 것은 크게 환영할만하다. 그러나 사람이 밥만 먹고 살수 없다. 정신도 중요하다. 신 군수가 완도의 자랑스런 역사를 알리고 문화를 육성하는 데도 앞장서길 바란다. 이는 자라나는 세대의 교육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최근 대성공을 거둔 영화 ‘명량’을 계기로 고금도 충무사를 찾는 관광객이 많이 늘었다고 한다. 관광객들은 백척간두의 위기에서 목숨 바쳐 나라를 구한 이순신 장군에 대한 대접 수준에 놀랐을 법하다. 이를 계기로 그간 충무사적에 대한 완도군의 태도를 반성했으면 한다. 필자는 올 여름방학 중 남해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충무공께서 전사한 노량해전 기념관 공사를 대대적으로 진행하고 있었다. 전투는 그곳에서 했으나 가서 싸운 병사들은 대부분 우리 고장 출신들이다. 그들에게 먹을 것과 무기를 제공한 것도 우리 고장 민초들이었다. 묘당도 충무사적과 덕동 수군본영을 성역화해야 하는 이유다. 군수가 덕동 출신 국회의원과 협력하면 어렵지 않을 것이다. 충무공 순국일에 군수가 직접 충무사에서 제사를 주제했으면 좋겠다. 그러면 어린 세대들도 자연스럽게 충무공께서 말씀하신 약무호남시무국가(若無湖南是無國家)의 정신을 보고 배울 것이다. 충무사에 얽힌 역사를 그대로 보존했으면 한다. 현재 이충무공과 가리포 첨사를 지낸 이영남 장군을 모시고 있다.

그러나 충무사는 원래는 명나라 진린 도독이 중국 광동성 출신 병사 5천을 이끌고 고금도에 주둔 하면서 관우를 모시던 사당이었다. 정유재란이 끝난 뒤에는 관왕묘에 관우, 진린 그리고 이순신 장군의 신위를 모셔 제사해 왔다. 해방 후 관우와 진린의 신위가 치워진 경위를 조사하여 원래대로 복원했으면 한다.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국빈 방문했을 때 진린 장군을 언급하여 한중 우호의 역사를 강조했다. 시진핑 방한 전에 충무사와 진린 장군의 인연이 복원되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 다음 번 중국 지도자 방문 때는 인근 해남에 집성촌을 이루어 살고 있는 진린 장군 후손들과 함께 충무사를 찾을 수 있도록 하자.

장보고기념관에 대해서도 한마디 하고 싶다. 기념관으로 인해 오히려 장보고가 왜소해진 느낌을 받았다는 사람들이 많다. 거액을 투자하여 동상을 세우는 것도 좋지만 그의 활약상을 제대로 전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중국 석산 법화원의 장보고기념관은 국가지정 관광명소인데 그를 존경하는 중국인들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청해진의 장보고기념관이 석산의 기념관보다 뒤져서야 되겠는가. 요즘 중국관광객이 폭증하고 있다. 관광에는 스토리가 핵심이다. 그들이 제주도를 방문한 뒤 해저터널을 통해 충무사와 장보고 유적지등 한중 우호 사적을 찾는다면 완도가 어떻게 변할지 상상해 보라. 그리고 대사의 이름을 붙인 행사를 하면서 그의 명성에 먹칠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그의 명성에 걸맞은 행사가 아니면 그의 이름을 빌려서는 안된다.

마지막으로 항일운동 하다 순국하신 우리고장 출신 선열들에게도 예의를 다했으면 좋겠다. 생업도 좋지만 기념관 마당에서 농수산물을 건조하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지나치다. 항일기념관 등은 평소 외부인들도 방문하는 곳이고 우리의 얼굴이기도 하다. 평소 군에서 관련 시설을 잘 관리했으면 한다. 신우철 군수의 건승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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