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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해조류 건조 가공공장 필요한 이유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4.09.25 00:15
  • 수정 2015.11.07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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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세계적인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에 완도 해조류에 관한 소식이 실렸다. 완도인이라면 누구라도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 그러나 속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완도인이라면 자부심보다 부끄러움이 앞서야 맞다. 해조류를 말리는 방식이 옛날이나 지금이나 전혀 변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해조류 메카의 재래식 건조방식은 이제 시급히 개선해야할 시기가 된 것이다.

우리고장에서 생산된 해조류는 봄철부터 미역, 다시마, 톳, 청각 순으로 생산된다. 요즘은 청각철인데 공장에서 가공하는 경우가 아니면 대부분 자연 햇볕에 말린다. 어느 지역이나 방법은 대동소이하지만 약산면과 금일읍, 생일면에 가면 논밭에 천을 깔고 그 위에 그물망을 친 후에 해조류를 말린다.

자연 햇볕에 건조하기 때문에 비용이 적게 들지만 전적으로 날씨에 의존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만약 장마가 길어지기라도 하면 그 해 미역과 톳, 다시마 생산이 줄고 생산어민들 수입도 그만큼 줄어든다. 인건비를 못 건지는 경우도 허다하다. 또 전적으로 노동력에 의존하기 때문에 인건비 상승을 부른다.

또다른 건조방식은 아스팔트 도로나 갓길에 널어 말리는 방식이다. 주행하는 차들을 피해 도로 한 차선을 이용해 말리는 이 방식은 생산어민뿐만 아니라 자동차 운전자의 안전도 위협한다. 교통법상 교통에 방해를 초래하는 노상적치물로 불법단속 대상이 되기도 한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위생상 안전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도로상에는 자동차 배기가스에서 생긴 많은 발암성 위해물질, 동물의 배설물에 포함된 유해성 세균들, 농로, 공터에 남아있는 농약 잔류물 등에 해조류가 오염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최소 비용과 노동력으로 최고 품질의 해조류를 생산하는 시스템, 모든 위험으로부터 안전한 먹거리, 최상의 영양 상태를 유지한 명품 해조류를 날씨에 상관없이 건조가 가능하고, 작업자의 안전이 보장된 시설이 필요하다. 또한, 건조 가공공장 설립이 당장 어렵다면 해조류가 많이 생산된 지역부터 우선해서 설립해가는 것도 방법이다.

우리는 세계 최초로 국제 해조류 박람회를 개최했음을 자랑거리로 여긴다. 이제 위생과 영양에 있어 그 자랑에 걸맞는 명품 해조류를 생산해 내야한다. 더 이상 수량적 생산에 머물 때가 아니다. 효율적인 건조 방식과 시설을 연구하고 생산자들을 위한 시설 지원에 힘써야 한다.

최근 완도군의회가 보완을 이유로 부결된 조례안이 하나 있다. 사단법인 한국해조류산업발전협회 지원 조례안이 그것이다. 이 법인은 해조류 우수성의 판매 및 홍보, 해외수출 상담 등을 지원하는 조직이다.

이 조직에 대한 관심과 지원의 절반만이라도 열악한 해조류 생산 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시설 투자에 힘썼으면 한다. 명품 해조류는 굳이 홍보하지 않아도 세계 시장 어디에도 통하기 때문이다. 이제 완도는 명품 해조류를 만들어 내는데 힘 쓸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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