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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호 방류 피해 어민들 집단소송 ‘취하’ 왜?

G법률사무소, "사내호 피해 입증 방법 어렵다"

  • 박남수 기자 wandopia@daum.net
  • 입력 2014.12.18 02:12
  • 수정 2015.12.08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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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도 청학리 박명길 이장은 지난 2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고금도 지주식 김 작황이 평년에 비해 좋지 않다. 강진 사내호 담수 방류 탓이 원인이다"라고 전했다.(본지 967호 이장게시판 참조)

박 이장은 "김 종묘를 발에 붙이는 시기(9월 25일 무렵)와 김발을 바다로 옮기는 시기(10월 10일 무렵)에 사내호 폐수를 방류한 것과 금년 김 작황이 상호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고금도 가교리 김선호 이장도 17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강진 도암만 인근 지역에서 김양식을 했던 어민들은 사내호 방류와 관련한 피해보상을 받았지만 고금도 어민들은 10원도 받지 못했다”라면서, “국가가 하는 일이라 하소연 한마디 하지 못해왔다”고 청학리 이장의 주장에 동의했다.

이에 본지는 사내호 방류 관련한 업무를 맡고 있는 강진군 건설방제과에 확인한 결과, 9월 25일부터 26일까지 매일 오후 3시에서 4시 사이에 담수(폐수)를 방류했고, 10월 6일부터 10일까지 매일 오후 2시에서 3시 사이에 30분 정도씩 방류한 사실을 확인했다. 청학리 박명길 이장이 주장한 청학리와 가교리 김 종묘 붙이는 시기와 발 옮기는 시기와 거의 일치한다.

강진군 담당은 “사내호 담수 방류 전에 해당 지역 어민들에게 휴대폰 문자로 미리 통지가 되며, 어민들의 양식업과 관련해 방류 시기나 시간에 대해 조정을 신청이 들어오면 가능하면 받아들여 시행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내호와 관련한 문제 제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3년 5월에는 완도군 어민들 1200여명이 강진군과 국가를 상대로 피해보상 청구소송을 벌인 적도 있다.(본지 890호 1면)

1200여명 어민들은 “농업용수 확보를 위해 조성한 사내호 폐수를 수시로 방류해 어장의 생산량이 크게 감소시켰을 뿐 아니라 더 이상 어업을 영위할 수 없어 피해보상 청구 소장을 제출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소송 시작 1년이 지난 최근 본지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소송 법률대리인 G법률사무소에서 어민들 피해 주장에도 불구하고 사내호로 인한 완도어민들 피해보상소송을 지난 2014년 6월 경에 취하했다. G법률사무소 관계자는 “소송을 위해 주민소득(매출)등 조사를 벌였으나 어민들의 피해 입증을 못했다. 오히려 소득이 늘어났다. 그래서 소송을 취하해 종결됐다”고 밝혔다.

1200여명이 넘는 어촌계 어민들이 국가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벌여 이목을 끌었으나 법률사무소에서 어민피해를 구체적으로 입증할 수 없어 취하했다는 것이다. 소송 진행과정을 완도군과, 소송 대표 그리고 소송에 참여한 어민들이 모르는 사이에 종결된 것이다.

당시 소송 대표를 맡았던 군외면 김아무개씨는 16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재판이 진행중이라는 사실만 알았지 (취하한 사실에 대해)자세히 몰랐다”고 답변했다.

이 소식을 접한 연안환경연합회 정영래 대표는 "어느 정도 예견된 결과"라면서 "군외면, 고금면 등지 어민들은 오늘 현재도 피해를 보고 있는데 피해를 입증할 수 없다는 무책임한 변명과, 매번 사내호 방류 때마다 피해를 줄이기 위해 어민들이 쓰는 비용이 엄청난데 소득이 늘었다는 것은 법률사무소 측의 의지가 부족했던 까닭"이라고 밝혔다.

정 대표는 이어 "2007년쯤 해남ㆍ강진ㆍ해남 등 3개군 전문가들과 어민들이 공동으로 사내호 방류를 시기와 방법에 있어 관리한 결과 엄청난 성과를 얻은 실제 경험이 있는데 그 이후 지원과 운영이 중지되어 아쉬움이 크다"고 말하면서 "3개군은 물론 해양수산부, 환경부, 전남도가 공동의 관심을 가지고 접근하지 않는 한 사내호로 인한 문제 해결은 영원히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대표는 "강진 도암호가 농어들의 산란장이었고 고마도 주변이 지주식 김의 주산지였는데 사내호 등 4개 담수호 때문에 완도 연안생태계가 완전히 변했다"며 "결국 사내호는 터야 하며 신우철 군수가 이 문제에 관한 전문가인 만큼 이전과 다른 전향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청학리 박명길 이장은 "예전에는 10키로 넘는 농어들이 꾸들꾸들한 바다였는데 인자 다 배레부렀어"라는 말이 결코 허언은 아닐 듯 싶다. 완도군과 군의회는 물론 지역 사회 전체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해남과 강진 사이에 있는 사내호 담수를 바다로 방류하는 수문 입구이다. (지난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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