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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의 산들 ⑧ 상황봉 장좌리 코스

이승창(완도군 어촌민속전시관장)

  • 이승창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5.06.25 09:17
  • 수정 2015.11.03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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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황봉 정상 표지석과 봉수대 사이로 완도항과 신지대교가 내려다 보인다.


청해초등학교 옆 ⇄ 1.0㎞ ⇄ ] 장좌저수지(들머리) ⇄ 1.2㎞ ⇄ 임도 ⇄ 0.6㎞ ⇄ 관음사터 ⇄ 임도 삼거리 ⇄ 헬기장터 ⇄ 0.9㎞ 갈림길(󰀹 삼밭재, 상황봉 정상 ➡) ⇄ 0.5㎞ 상황봉 [3.1㎞]

장좌리 코스는 상황봉을 오르는 여러 등산로 중 등산객들이 제일 먼저 이용했던 오리지널 코스라 할 수 있다. 예전에는 장좌리 마을(청해초등학교 옆)에서 출발했으나 지금은 저수지를 거쳐 군부대로 이어지는 찻길을 따라 저수지까지는 차로 이동한다. 저수지 뒤쪽까지 가서 차에서 내리면 길 오른쪽으로 산행 안내도와 이정표가 세워져 있는 들머리를 찾을 수 있는데, 그곳에서부터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한다.

들머리에서 길 오른쪽의 유자밭이 있는 곳까지 200미터 정도는 차가 다닐 수 있는 비교적 경사가 완만하고 넓은 길이다. 유자밭 건너편으로는 개울이 흐르는데 하산할 때는 가끔씩 들러 차가운 개울물에 발을 담궈 족욕으로 피로를 풀고 산행 중 흘린 땀을 닦으면서 일행들과 담소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다.

유자밭을 지나 조금 올라가면 파란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우거진 숲길이 이어지는데 10분쯤 오르막길을 따라 오르면 조릿대 숲을 지나고 등산로 양쪽으로 울창한 편백나무 숲을 만나게 된다. 편백나무 숲을 지나 숨을 몰아쉬며 된비알을 올라서면 임도를 만나게 되는데 들머리로부터 1200미터쯤 된다.

임도를 따라 올라가면 사슴목장터와 약수터를 만나게 되는데, 얼마 전부터 수목원에서 휴양림 조성사업을 하고 있어 주변이 어수선하니 당분간은 이쪽 길은 피하는 것이 좋다. 등산로는 임도를 가로 질러 산길로 들어서 만나게 되는 이정표를 지나 사슴목장터를 왼쪽으로 끼고 관음사터까지 600미터 거리의 오르막길을 올라가게 된다.(관음사터를 들르지 않고 사슴목장터에서 임도 삼거리를 지나 곧장 상황봉으로 올라갈 수도 있다. 원래 이 구간도 산길이 있는데 이용하는 등산객이 거의 없어 길을 찾기가 힘들다.)

관음사터에서 내려와 임도를 따라 가다 오르막길을 올라 헬기장터를 지나 삼밭재에서 올라오는 길이 만나는 갈림길을 거쳐 상황봉 정상까지 오르는 길은 찾기 쉽지 않다. 왜냐하면 새로운 등산로가 많이 개설된 이후 기존의 장좌리 코스를 이용하는 등산객들이 거의 없어 정비가 안 돼 있기 때문이다.

어렵지만 옛 기억을 더듬어 길을 찾아보자. 관음사터에서 사슴목장터로 내려오다 보면 오른쪽으로 묘지가 있고 임도가 보인다. 이곳에서 임도를 따라 내려가면 임도 갈림길이 나오는데, 이곳에서 삼밭재 가는 방향으로 직진하여 7~80미터쯤 가다 보면 임도 오른쪽으로 오르막 산길이 보인다. 나무가 우거져 음산하게 느껴지는 산길로 들어서면 예전에는 경사가 심해 미끄럼 등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나무와 나무를 로프로 연결해 놓았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줄이 삭아서 끊어져 군데군데 흔적만 남아 있을 뿐이다.

경사가 심하고 돌길이 많은 오르막길을 2~30분쯤 오르면 왼쪽으로 시야가 확 트인 꽤 넓은 공터가 나온다. 예전 헬기장터였고 패러글라이딩의 활공장으로 사용되기도 했던 곳이다.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숨 가쁘게 몰아쉬던 거친 숨을 고르면서 산 아래로 펼쳐지는 다도해의 아름다운 풍광을 즐겨보자.

헬기장터에서 빽빽하게 우거진 잡목을 뚫고 100미터쯤 오르면 왼쪽으로 길이 보이고 이정표가 세워져 있는 지점에 이르게 된다. 삼밭재에서 오르는 길과 만나는 지점으로 이제 상황봉 정상까지는 불과 200미터가 남았을 뿐이고 천천히 걸어도 7~8분이면 오를 수 있다.

장좌리코스는 가장 오래된 등산로이지만 요즘은 이용하는 등산객들이 없어 잊혀져가고 있어 아쉬움이 남는 산길이다. 들머리에서 상황봉 정상까지는 관음사터를 거쳐 3.1㎞를 올라가고, 소요시간은 1시간 30분 정도면 오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