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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암물질 운동장과 교실에 노출된 아이들

김영신(민주민생 완도행동 대표)

  • 김영신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5.07.09 10:57
  • 수정 2015.11.04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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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신(민주민생 완도행동 대표)

한때 대한민국 운동장 곳곳에 인조잔디를 까는 열풍이 불었다. 당시에도 인조잔디의 유해성 논란으로 찬반양론은 팽팽했지만, 일부 전문가의 ‘친환경 자재로 시공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의견에 논쟁이 수그러들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인조잔디는 애물단지가 되어간다. 친환경자재로 만들어 안전하다던 인조잔디에서 납, 카드뮴, 수은, 휘발성유기화합물등 엄청난 중금속이 검출되고 있다. 어느 초등학교에서는 기준치의 99배나 되는 카드뮴이 검출되기도 했다. 또한, 인조잔디는 노후화될 수록 조직결이 약화되면서 더 많은 중금속과 유해물질이 나와서 인체에 더욱 치명적이라고 한다.

광주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인조잔디에서 중금속이 검출돼 운동장이 폐쇄되고 운동회마저 열수 없게 되었다고 한다. 운동회를 열수 없을 정도로 인조잔디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이 학생들의 건강권을 훼손하기 때문이다. 운동장은 자신들만의 놀이를 만들어내고 함께 땀 흘리고 부대끼면서 성장하는 소통의 공간이다. 현 중장년 세대가 그러했고  지금도  미래의 아이들도 그러해야 한다.

학생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는 것은 비단 인조잔디만이 아니다. 여전히 남아있는 석면텍스타일이 시급히 철거되고 무석면타일로 대체되어야 한다. 석면은 1급 발암물질이며, 미세한 석면 먼지는 폐암의 원인이 된다.

일례로, 환경부의 지난해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1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모두 12명의 교사가 악성중피종, 석면 폐증 등 법에 따른 석면질환자로 인정받았다. 즉, 석면노출로 인해 질병이 발생되었으며 직업상 발생한 질병으로 보는 것이다.

학교의 특성상 선생님들과 학생들은 같은 공간에서 수년씩 생활 할 수 밖에 없다. 반이 바뀌고 학년이 바뀌어도 석면텍스타일로 만들어진 교실이라면 지속적으로 발암물질에 노출될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우리는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서 너무나 잘 알고 있고, 대한민국의 교육열은 어느나라에도 뒤지지 않지만 정작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가르치고 교육받을 권리에 대해서만은 무관심했다.

자식을 둔 부모의 한사람으로서 지역공동체의 석면텍스타일과 인조잔디 문제를 방치하고 관심을 접는다면 우리는 운동장을 빼앗긴 아이들에게 교실마저 빼앗는 후안무치한 어른으로 살 수 밖에 없다.

학교와 학부모 그리고 교육지원청이 나서야 한다. 우선 얼마나 인체에 위해한지 공동조사위라도 꾸려야 한다. 지역사회는 학교 개별의 문제가 아닌 지역공동체의 문제로 인식하고 함께 해결해 나갈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자본의 논리가 아니라 사람중심의 논리가 우선될 때 학생들의 건강권도 지킬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