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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조 폐사어류 다시 바다로 "악순환 되풀이"

부적절한 폐사어 매몰의 결과로 2, 3차 오염 발생

  • 박남수 기자 wandopia@daum.net
  • 입력 2015.10.06 14:26
  • 수정 2015.11.03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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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폐사한 어류를 매몰한 약산면 쓰레기처리장 두 곳 매몰지(위)와 매몰지에서 흘러나온 침출수(아래).


완도군 전 해상을 덮친 초유의 적조 태풍으로 관내 일부 양식장 어류들이 대량 폐사한 가운데 이들 폐사어를 매몰하는 과정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토양 오염원이 되고 있다.

이번 적조로 폐사한 어류 총 85만 마리 중 약산면이 64만여 마리로 집계돼 가장 큰 피해를 입었고 신지면이 그 뒤를 이었다.

군 관계자는 "이번 적조 피해로 생긴 폐사어는 일부는 해당 어가의 냉동창고에 보관 중인데 이는 피해 원인을 밝히기 위한 근거로 쓰이거나 문어나 낙지 등 통발의 미끼로 재활용될 목적이다"라고 했다.

또 일부는 전남서부어류양식수협이 운영하는 비료(액비) 제조를 위해 쓰인다. 어류양식수협 관계자는 "하루 처리 용량이 10톤인데 많지 않은 약 40톤 정도 처리했다"고 밝혔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역인 약산면 김범일 해양수산 담당은 “9월 8일과 9일 이틀간 군 공무원 100여 명 이상이 투입돼 폐사한 어류들을 선별하는 작업을 도왔고 2~3시간 이내 심하게 부패하는 어류들을 장비를 지원해 8일과 9일 2일간 약산면 쓰레기처리장 아래 공터에 매립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매몰 후 달포가 지난 현재 약산면 쓰레기처리장 아래 각각 200여 평방미터(㎡) 넓이(깊이는 알 수 없음)로 조성된 매몰지 두 곳의 지표면은 어류 사체가 분해되면서 발생한 검은 침출수가 매몰지 위에 고여 작은 웅덩이를 이루고 있다.

웅덩이 주변에는 파리 등 수많은 해충이 들끓고 있으며 냄새(악취)는 인근 100여 미터 밖 도로까지 풍기고 있었다. 이 도로를 자주 통행한다는 주민 K(어두리) 씨는 “광어 썪는 냄새로 이곳을 지날 때마다 차창을 닫고 빠르게 지나간다”고 말했다.

두 곳 매몰지에서 흘러나온 침출수가 도랑을 흐르고 넘쳐 도로까지 흐르고 있었다. 또 매몰지 아래 늪지의 수풀을 거쳐 도로 건너 농수로까지 흘러 들어갔다. 농수로 끝은 가래리 쪽 수문을 통해 바다로 연결된다.

지난 5일 매몰지 현장을 확인한 약산면 김 담당은 “사정이 다급해 폐사어류를 수거해 매몰하다 보니 주변 환경 오염방지 조치를 소홀히 했다”며 완도군청과 협의해 적절하고 빠른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매몰 작업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구덩이에 비닐을 깔았고 매몰 후 EM(유효미생물) 활성액 30통을 1회 뿌렸다고 밝혔다. 김 담당은 7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현재 배수로에 고인 침출수를 펌핑하고 있으며 앞으로 정화조를 설치하고 빗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물사체 매몰과 관련된 수산생물질병 관리법은 "수산생물을 소각․매몰 또는 재활용하려는 자는 해양수산부령으로 정하는 주변 환경의 오염방지 조치를 이행하여야” 하고(제17조 3항) 또 이 규정을 이행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제54조 벌칙 5항).

한편 신지면에서도 폐사한 어류를 두 곳에 매몰했다고 박형석 담당이 밝혔으며, 폐사량이 많지 않고 침출수는 지난 9월 30일까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박남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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