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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쾌한 짜장면과 치킨의 경제학[세상을 만드는 손]임종원 씨
한정화 기자 | 승인 2016.12.16 10:13


열세 살. 어린 그에게 시련이 왔다. 시름시름 아프기 시작해 광주로 어디로 안 가본 병원이 없을 정도였지만 어디에서도 원인을 찾아내지 못했고 차도가 없었다. 학교도 못 가고 누워있기를 3년. 그때부터 다리를 절기 시작했다. 한창 성장할 나이였으나 오른쪽 다리 뼈가 더 이상 자라지 않았던 것이다. 뒤늦게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입학했으나 학업을 중단했다. 몸도 불편했지만 또래들은 고등학생인데 자신은 중학생으로 3년 어린 아이들과 다니는 게 힘들어서였다. 집안에 스스로를 유폐했다. 길고 어두운 시절이었다.

열아홉에 상경해 봉제공장을 시작으로 서른 넘도록 열심히 일만 했다는 임종원 씨(사진). 장애로 다리를 절뚝이는 자신을 누가 좋아해주랴, 결혼은 아예 꿈도 안꿨다는 그의 인연은 스리랑카에 있었다. 그가 다니던 회사는 텐트를 만들어 수출하는 회사였는데, 물류비가 더 싸다는 이유로 스리랑카로 옮기게 된 것. 거기에서 고등학교를 막 졸업하고 아르바이트 삼아 나온 그녀를 만나게 된 것이다.

“옆구리 찔렀죠, 1년간 계속 찔러댔어요” 자신이 먼저 그녀에게 다가갔다는 종원 씨. “멀리서 왔는데 잘 해줘야죠” 자신을 따라 여기까지 오늘까지 온 아내가 고마울 따름이지만 간간이 속은 썩인다. 크게 싸우는 일은 없지만 말다툼은 한다. 그게 사람 사는 일이겠거니.
 

그가 운영하는 작은 세탁소. 동네 손님들이 띄엄띄엄 끊이지 않고 오고 가 조용히 부산스럽다. 그의 손이 오늘도 부지런히 움직이며 일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새끼들이 짜장면 먹고싶다고 할 때 짜장면 사주고, 치킨 먹고싶을 때 치킨 사주기 위해서. 그러지 못해 힘든 사람들이 얼마나 많냐고, 그럴 수 있으면 된 거 아니냐고 한다. 이렇게 소박한 꿈이야 당연히 이루어져야 하건만, 이렇게 소박한 꿈들로 이루어진 세상이련만 그의 세탁소 티비 화면은 아직 최순실-박근혜 게이트로 가득 차 있었다.

한정화 기자  wando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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