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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皇)산은 상왕(王)산이었다

[언단의 장]완도 상왕산 산이름 찾기 추진위원회

  • 김형진 기자 94332564@hanmail.net
  • 입력 2017.02.24 12:37
  • 수정 2017.02.24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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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지난해 ‘완도 상왕산 산이름 찾기 추진위원회’가 문화원, 향토사학계, 행정, 기관단체, 산림조합, 언론계가 협력해 구성됐다. 그동안 본 위원회의 활동을 중심으로 위원들의 주요 의견을 청취해 본다.

<이서>완도문화원에서는 완도신문과 함께, 한 사람만의 일방적인 주장을 펼쳐 이를 관철시키는 수직적 문화가 아닌 각계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는 수평적 토론문화를 이끌어, 이를 공론화 과정을 통해 정책과 공의(公義)를 만들어 보자는 취지에서 본 위원회를 구성하게 됐습니다.  <완도 상왕산 산이름 찾기 위원회>의 위원들은 다양한 의견들을 개진해 주십시오.

<정영래>10여년 전부터 상황봉의 명칭에 관심을 가지게 됐습니다. 상황산은 완도의 진산으로 봉화대가 남아 있고 象王山(상왕산)이라 하였으나 일제강점기 王(왕)을 皇帝(황제)로 바꾸어 개칭됐습니다.(1992년 완도군지 45쪽).
그리고 동문선 제83권 서(序)편 정명국사 시집서(靜明國師詩集序)나 신증동국여지승람의 고려말 혜일대사의 시, 대동여지도에도 상왕산으로 기록 돼 있습니다. 완도초등학교 교가에서도 불려지고 있는 상황봉이 일제강점기를 지나면서 상황봉으로 바뀌어 오늘날까지 불리게 됐다는데, 이제부터라도 본래의 이름을 찾아 바르게 불러 우리 선조님들이 주신 얼과 숨결을 되찾아야 할 것입니다.
 
<마광남>그렇습니다. 2008년부터 이러한 문제를 제기했을 때, 반응이 없어 한 편으로 속상했는데, 이렇게 위원회가 꾸려져 여러 의견들을 모을 수 있어 감사드립니다.
상왕산의 특징은 주위에 사찰이 많다는 공통점이 있고, 완도 상왕산은 아마도 장보고 청해진시대부터 상왕산으로 불리었다고 하며 법화사를 중심으로 사찰과 암자가 많았습니다. 또 우리나라에 상왕산이라는 이름이 강원도 홍천이나 충남 서산 등 몇 군데 있으며 실제‘상황산’에서 바꾼 것이 있는데, 우리도 지금 고치지 않으면 영원히 고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박진옥>국내 최대 난대림(暖帶林) 자생지인 완도는 분홍 애기동백을 비롯해 개나리, 수선화, 목련 등이 4월까지 지천으로 피어납니다. 완도산림조합에서는 완도 상왕산의 서식 식물군을 계절별로 조사하여 생물자원체계를 적립해 나가고 있는데, 황칠을 비롯해 무감주 나무와 완도가 태생인 완도호랑가시나무 등 전국 어디에도 내놓아도 훌륭한 산림 자원이 있습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우리 완도군도 산림 자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가꾸어서 상품화하고, 후손에게 떳떳이 물려 줄 산림강군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김경석>저도 어릴 때부터 상왕봉을 올라 다녔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은 성장했지만, 제가 가진 감성을 키운 것도 따지고 보면, 우리의 자연이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나무와 숲, 인간에게 주어진 자연 최고의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연의 한없는 나눔은 과거에도 현재에도, 그리고 미래에도 계속 될 것이라고 봅니다. 특히나 숲에는 과거 나무를 베어 필요한 자원을 얻었지만 앞으로는 나무와 숲을 해치지 않는 그대로의 모습에서 우리는 '치유'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한다고 볼 때, 우리지역 초교생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교육적 측면과 연계시킨 체험 공간으로도 활용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문교>완도는 산과 바다, 그리고 섬 등 삼위일체를 이룬 지역입니다. 관광해설을 하다보면 상왕산을 찾는 관광객과 등산객을 많이 접하는데, 우리지역에서 스토리텔링을 활용한 마케팅 중, 상왕산을 활용했으면 좋겠습니다.
소비자(관광객)에게 호감과 친밀감을 줄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소비 이상의 문화적 가치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완도수목원과 연계한 스토리텔링은 더욱 관광객들의 감성을 자극할 것입니다. 더 큰 재미와 감동을 줄 수 있는 정책을 기대하겠습니다.

<김풍호> 사실 이번 위원회에서 그냥 각 위원들의 공론을 모아 이를 채택하고 상부기관에서 승인을 받아 상왕산 이름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다 중요하는 것은  열린 마음으로 함께하는 모습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위원회의 정기적인 회의뿐만 아니라 군민들에게 자연스럽게 알려지도록 서명운동도 병행했으면 좋겠습니다. 서명운동을 하면서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상왕산을 알 수 있게요. 크게는 우리 모두가 함께하는 열린 마음이 이번 위원회 활동의 목적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서인창>우리군은 범군민적인 크고 작은 많은 행사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이 행사들의 성공을 위해서는 군민 모두가 나서 한결같은 마음을 쏟아부어도 성공의 결실은 알 수 없으나 각계각층에서 저마다의 역량을 발휘한다면 좋은 결실은 오겠지요. 이번 위원회 활동과 함께 시산제를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시산제는 우리 산악회원 뿐만이 행하는 행위가 아니고 산을 사랑하고 산을 찾는 모든 분들의 연중행사이니 이 또한 널리 알렸으면 좋겠습니다.
시기는 봄철이 좋겠습니다. 우리군은 한반도 맨끝자락에서 봄소식을 가장 먼저 전해 준 곳으로 산악회에서 동절기 움츠렸던 육체를 밖으로 드러내기 위한 첫발자국을 남기는 시산제 개최지로 각광을 받아오고 있으니가요. 장보고의 꿈이 서려있고 청해의 푸른 물결이 내려다 보이는 이곳 상왕산에서 시산제는 장보고의 진취적이고 모험적인 개척정신과 어울리는 산악인들의 절대적 장소로써 의미가 있겠습니다.

<위지오>이번 위원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상왕산은 본래 하나의 이름이 생겨나, 어찌보면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창씨개명을 당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사람으로 따지고보면 우리의 족보를 다시 찾는 소중한 기회입니다. 지난 17일 임시총회 때에도 각 지역 청년회장들에게 상왕산 바로찾기 운동에 적극 동참을 요청했습니다.
이번 기회에 완도 자생림를 보호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으면 하고, 청년회 38년 역사 동안 지역사회의 좌절과 기쁨의 순간마다 청년회의 숨결이 닿지 않은 곳이 없을만큼 앞으로도 지역 현안에 앞장 서겠습니다.

<유대성>위원들의 의견으로 모아진 공론에 대해 행정에서는 ‘완도 상왕산 산이름 찾기’에 대한 목적과 의의를 군민과 지역 향우에게 널리 알리고 각계각층의 여론을 수렴하기 위해 오는 2월말까지 진행할 예정이며, 관내 전 읍·면사무소와 참여단체 사무소에 비치된 서명서를 통해 기간 내 언제든지 서명운동에 동참할 수 있게 하겠습니다. 군민의 의견이 수렴된 본 서명서는 완도군민과 향우 등의 동참 의지를 알리는 참고자료로 군 지명위원회 및 상위 지명위원회 지명 결정에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완도군은 2월 중 고증자료와 서명서를 정리하고, 3월 중 군 지명위원회를 개최해 이후 전라남도와 국가 지명위원회 심의 등 행정절차를 진행하여 5월 중 지명고시를 통해 상왕봉 산이름 찾기 지명정비 작업을 마무리해 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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