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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를 기다리며...

[겨울특집]겨울, 완도 그리고...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8.02.14 09:29
  • 수정 2018.02.14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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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둠 속에서 헛된 휴식과 오랜 기다림.
지치고 지친자의 불면의 밤을 내 나날의 인력으로 맞이하지 않았던가.
어둠은 존재의 처소에 뿌려진 생목의 향기. 나의 영혼은 그 향기속에 얼마나 적셔두길 갈망해 왔던가. 내 영혼이 내 자신의 축복을 주는 휘황한 백야를 내 얼마나 꿈꾸어 왔던가.
육신이란 바람에 굴러가는 헌 누더기에 지나지 않는다. 영혼이 그 위를 지그시 내려 누르지 않는다면...

                                          <산정묘지 중 /조정권 >

시지포스가 신의 형벌을 받아 평생 바위를 산 정상을 향해 밀어 올리는 것처럼 고도라는 정령과의 약속을 위해 기다리고 있다.

자신들이 기다리고 있는 장소와 시간이 맞는지 고도가 누구인지도 정확히 알지 못한 채 막연히 기다리는 행위는 습관처럼 되버린채 오랜 시간동안 인간의 삶은 단순한 기다림속에서 인간존재 그속에 펼쳐지는 부조리성 이상을 포기할 수 없는 한계적 상황에서 난 과연 태연할 수 있을까..

끊임없이 과거를 반추하며 나를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사투할 수 있을까?

기다린다는 고통 그러나 그 고통으로 인해 살아있을 수 있는 역설, 삶은 그렇게 끝없는 기다림으로만으로 결코 포기할 수 없는 행복, 유토피아, 평화일지도 안식일지도 모른다. 기다림의 연속 아니 어쩜 그건 그무엇도 아닌 허상일지도 모른다.

이 지루하고도 지치는 삶을 버티게 해주는 인간이 만들어낸 허상일지도 모른다. 결국 오는 것은 힘없는 죽음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이 죽음 일지라도 삶의 마지막인 안식이자 평화인 것이다.

과거를 기억하는 것은 어디로 가야 할지를 안다는 것이다. 그러나 과거를 망각한다는 것은 자신의 현재를 직시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자신의 현 상태를 똑바로 지켜볼 자신이 없기 때문에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다면 인간은 살 수 없다고 한다.

오늘도 똑같은 내일 그것은 곧 인간에겐 절망이다. 인간에겐 두가지 선택이 있다.

오늘과 다른 내일을 만들던가 아님 어제를 자신의 기억속에서 완전히 지워버리든지 과거를 소거해 버린다면 다른 존재가 된다.
매일 매일 다른 존재가 된다.
아무런 변화 없는 현실이 갑자기 소멸한 현실이 된다.
오로지 오늘만이 존재할 뿐이다.
늘 새로운 오늘 ...
그러나 그것은 인간의 삶이 아니다.

살아있다는 것 그것은 곧 변화한다는 것이고 변화를 깨닫는 것이다. 변화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자신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다. 과거를 기억하고 그로 인해 희망은 있다. 그리고 내일을 기약한다.

깨어 있음으로 계속 고도를 기다릴 것 임을 알기에 그리는 세계는 그리 허망하다고는 할 수 없다. 끊임없이 고도를 기다릴테니까... 이 세상의 눈물의 양엔 변함이 없다.
어디선가 누가 눈물을 흘리기 시작하면 한쪽에선 눈물을 거두는 사람이 있으니 말이오. 웃음도 마찬가지오.

그러니 우리 시대가 나쁘다고는 말하지 맙시다. 우리시대라고 해서 옛날보다 더 불행할 것도 없으니까 말이오. 그런데 어째 떠날 마음이 안나는데 그게 인생이죠.

날개치는 소리가 들린다.
나뭇잎 소리다. 모래 소리다. 파도 소리다. 바람 소리다. 꽃이 피는 소리다.
해도 있었고 달도 있었고 여느날처럼...
우린 늘 이렇게 뭔가를 찾아내는 거야!
그래서 살아있다는 걸 실감하게 되고.

문제는 지금 이자리에서 우리가 뭘 해야 하는가를 따져보는 거란거다.

우리 다행히도 그걸 알고 있거든 이 모든 혼돈속에서도 단하나 확실한게 있지. 그건 고도가 오기를 우린 기다리고 있다는 거야

당신에게 고도란 무엇인가 ...?

언젠가 나는 이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로울까. 난 머물지 않는 바람의 영혼. 난 멈추지 않는 바람의 영혼.
 

민경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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