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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사흘 남은 지방선거

[완도 시론]배철지 / 시인. 향토사학자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8.06.24 16:47
  • 수정 2018.06.24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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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철지 / 시인. 향토사학자

이제 지방선거가 열사흘 남았다. 그 지방 선거를 위해서 4년을 절치부심한 후보도 있을 것이고, 1년을 두고 사람들을 만난 후보도 있을 것이니 후보들에게는 참으로 지난한 여정이었을 것으로 짐작이 된다. 그런데 이처럼 많은 후보들이 줄지어 서있는 지방선거는 열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선거에서 선출된 공무원들로 구성된 지방정부는 우리가 낸 세금의 50% 이상을 사용한다. 이 예산으로 지역사업을 기획하고, 예산을 편성하고 집행을 관장한다. 지방의회는 지방정부가 사용하는 예산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기능을 한다. 또한 약 50조원에 달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예산을 집행하는 각 시도 교육감도 선출한다.

그 중에서도 전남교육감은 올해 중앙정부에서 이전한 수입 3조 1,323억 원, 지방자치단체 및 기타이전수입 3,236억 원, 자체수입 384억 원, 전년도 이월금 600억 원을 포함한 총 3조 5,543억 원을 집행한다. 전라남도 교육감은 교육부의 눈치를 별로 보지 않아도 되며 임기마저 보장된 무소불이의 제왕적 대통령에 가깝다. 다만 권한 범위가 전남일 뿐이다. 또한 이미 배정된 예산에 분배권이 없는 전남도의회에서 다른 소리가 나와도 그 때만 잘 넘어가면 그 뿐이며, 각급 학교장 인사권을 가지고 있으며 자신의 교육 철학을 눈치를 별로 보지 않고 펼칠 수도 있다.

그런데도 이렇게 교육에 관한한 제왕적인 교육감의 독단적 결정을 막을 수 있는 제도적인 보완장치가 별로 없다. 사정이 이렇고 보니 교육감의 선출이야말로 지역 교육의 목숨 줄을 좌우할 사람을 뽑는 일이 되었다.

그래서 우리는 이번 교육감 선거를 할 때는 꼭 봐야만 하는 게 있으니 우선 그 사람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를 살펴야 한다, 혹시라도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권력과 영합하지는 않았는지, 지난 8년간의 도덕적이지 못한 정권이 하고자 하는 일에 앞장서지는 않았는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서 정치적인 이익을 얻지는 않았는지를 봐야만 한다. 만약에 그런 사람이 당선이 된다면 지난 행적에 비추어 볼 때 전남 교육도 꼭 그렇게 이용할 소지가 대단히 높으니 그렇다.

다음으로 살펴야만 하는 것이 있으니 소통하는 능력이 있는가이다. 소통은 막힘없이 서로 잘 통하는 상태로, 서로의 욕구를 이해시키고 이해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런데 소통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요소는 공감 능력이다.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하지 못하면 타인이 느끼는 고통이 무엇인지, 그 크기가 얼마만큼이나 되는지에 대해 당연히 알 수가 없다. 나아가 타인에게 무엇이 고통이 되는지 이해하지 못하기에 자신이 타인에게 상처를 주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인지 모르고, 상처를 주고 나서도 부끄러운 줄 모르고, 그런 자신에게 타인이 실망했다는 것 역시 이해하기가 어렵다.

이것을 현재의 사회 현상에 비추어 보면 ‘세월호’가 가지고온 국가적인 슬픔에 “얼마나 함께 슬퍼했는가?”, 배고픈 아이들의 설움을 극복하기 위하여 “어떤 노력을 했는가?”, 온 국민이 분노했던 촛불 혁명의 현장에서 “촛불 하나라도 함께 들었는가?” 등을 살피면 소통을 하는 사람인지 알 수 있다. 그리고 그 소통이야말로 교육의 기본이다.  

마지막으로 들 수 있는 것은 전남 교육을 잘 아는 사람인가를 살펴야만 한다, 전남, 특히 섬이 많은 이 지역의 교육 현장은 책상머리에 앉아서는 결코 알 수 없을 만큼 문제가 많고 복잡하다. 그리고 시급하다. 아이들은 자꾸만 줄어가고, 그 이유로 재정의 뒷받침도 함께 줄어만 가는 게 현실이니 교육 현장을 모르는 사람이 그 실정을 파악하는데 시간을 잡아먹고 계획 세우느라 세월이 간다면 그 시간 동안 제대로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은 또 어떻게 해야만 할까. 그러니 전남 교육 현실을 잘 아는 사람인지를 살펴야만 한다.       

전남의 미래는 교육의 성패에 따라서 결정이 된다. 따라서 이 지역의 미래에 대하여 관심이 있고, 앞으로 살아갈 아이들에게 조금이라도 생각이 있다면 공약과 위에서 제시한 문제들에 비추어서 다른 선출직 공무원을 뽑을 때보다 더 깊은 생각으로 투표를 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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