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내일 지구가 멸망할지라도 난!

[에세이-별을 꿈꾸는 사람] 김재광 / 농부. 시인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9.01.20 06:37
  • 수정 2019.01.20 06:40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재광 / 농부. 시인

완도 바닷가에 살면서 도회지를 갈 때마다 거대한 인공 빌딩 숲을 이루고 거리는 소음과 매연을 뿜어내는 자동차 물결을 볼 때마다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문명의 발전은 인간에게 편리함을 가져다주지만 반대로 문명이 만들어낸 공해는 인간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환경을 오염시켜 사람들이 대가를 돌려받게 된 것을 생각할 때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래서 저는 파도소리 들리는 바닷가에 과일나무 관상수를 심어 꽃이 피고 새가 울고 열매가 주렁주렁 열리는 농원을 만들고자 계획했습니다.

30년 전 가파른 경사와 돌 많은 불모지 산을 어렵게 구입하여 미래의 꿈을 설계하며 하루하루 힘든 개척 생활을 하였습니다. 좋은 날에는 바다에 나가 김과 미역을 따서 생계를 이어가고 바람 부는 궂은날에는 곡괭이로 불모지 산을 개척하였습니다. 때로는 시련이 닥쳐와 좌절할 때 말없이 다가오는 나무가 있었습니다.

찬 서리 모진 북풍에도 사계절 항상 푸름과 붉게 피어나는 동백꽃을 보고 위안을 받고 격려의 친구가 되어주었습니다. 저는 그래서 농장 길가에 심고 형편이 되는대로 지역에 많은 동백나무를 심고자 계획 하였습니다.

제주도 친구에게 3000여 주를 사오고  제가 씨를 뿌려 2000주를 키웠습니다. 일부는 고사하고 저의 농원에 1000여 주를 심고 1000주는 유적지와 학교 공공장소 기타 일반가정에는 10주를 넘지 않게 10년 동안 기증하게 되었습니다.

묘목 밭에서 꽃이 피기 시작하자 아내는 시장에 몇 주씩 팔아 반찬 사 오겠다고 나에게 어렵게 말을 하였습니다. 저는 단호하게 거절하였습니다. 이 동백나무는 내가 생각한바 있어 가꾸고 있으니 한주도 돈을 받고 팔지 못한다고 당부를 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우리 집 동백나무는 한주도 팔지 않고 심고 가꾼 지 20여 년 만에 나의 농장에 필요한 나무만 남고 없어졌습니다.

과연 내가 동백나무를 기증하는 뜻을 몇 사람이나 알고 있을까? 저의 농원에 동백나무를 많이 심는 데는 언제가 재력이 되면 고향의 집을 짓고 농원 옆에 시의 언덕을 만들어 사람들이 찾아와 쉬었다. 가는 곳으로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이제 남은 꿈이 실현될지 평생의 꿈으로 남게 될지 미지수입니다.

이렇게 실천 문학을 한다는 것이 어려운 것인 줄 미처 몰랐습니다. 살아생전 못하면 후손들이 계속 뜻을 이어가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사계절 푸름과 찬 서리에 피어나는 동백꽃을 보면서 인간이 영원히 죽지 않고 사는 법을 깨달았습니다.

동백나무의 사계절 푸름과 동백꽃의 향기를 앞으로 수십 년 수백 년 많은 사람의 즐거움과 꿈을 심어줄 것입니다. 유명한 명언 한 구절이 떠오릅니다.
"내일 지구가 멸망할지라도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스피노자의 명언을 되새기며 나는 오늘도 한 그루의 나무를 심습니다.

저작권자 © 완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