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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의 5·18은 어디에 있나

[사설]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완도 5·18의 현주소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9.06.09 14:36
  • 수정 2019.06.09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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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도 붉은 꽃을 심지 마라!
거리에도 산비탈에도
너희 집 마당가에도
살아 남은 자들의 가슴엔
아직도 칸나보다 봉숭아보다
더욱 붉은 저 꽃들.
잊지마라 잊지마!
꽃잎같은 주검과 훈장, 소년들의 무덤 앞에 그 훈장을 묻기 전까지.
사랑이여 내 사랑이여!

                              - 5. 18 中에서 정태춘

다시, 오월이다! 정부는 1997년에 5월 18일을 ‘민주화운동기념일’로 지정하고 매년 국가적 행사로 광주에서 518기념식을 주관하고 있는데, 완도 또한 518과 무관하지 않다.

재작년엔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자신이 태어난 날인 1980년 5월 18일에 완도 출신인 아버지를 잃은 유가족 김소형 씨가 ‘아버지께 보내는 편지’를 낭독한 후, 문재인 대통령과 포옹하며 눈물을 흘리면서 국민의 눈시울을 젖게했다.

518은 1987년 6월, 1만명을 운집시킨 완도민주항쟁과 박근혜 전대통령을 탄핵시킨 촛불혁명의 모태가 되면서,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 419혁명과 항일운동 그보다 먼저 동학농민혁명의 진전을 이어받은 대한민국 근대사에서 부정할 수 없는 획기적인 변혁으로써,  그 무자비한 억압과 굴종의 증거는 현재까지도 진행 중이다. 그런 대혁명 사건에 대해 완도의 518은 그 몰골이 비루하기 짝이 없다.

정부가 국가적 행사로 20년 넘게 지속하고 있는데 반해, 군청 주무부서가 하는 일이라곤 완도 민주인사들의 파악과 초청은 커녕, 행사마저 민간단체에 떠맡긴 채 관심조차 두지 않고 있다. 더구나 지난해까지 단 한 번도 없었던 광주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군수만 참석시키는 모습.

완도군수가 서 있어야 할 자리, 무엇이 완도의 정신이고 무엇이 더 군정 목표에 부합하지를, 군민과 함께 고민하고 실천하는 일, 그것이 눈으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것은 이를 담당하는 주무부서가 태만하거나 직무를 유기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현 사회는 절대적 가치의 실종으로 불확실함과 혼돈으로 가치의 혼란을 더욱 심화시키는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행동이 뻔뻔스럽게 자행되고 있다. 518만 보더라도 가짜뉴스와 망언이 스스럼없이 일어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행정이 요구받는 것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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