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차의 날 기념 찻잎 따기!

[완도차밭, 은선동의 茶 文化 산책 - 66] 김덕찬 / 원불교 청해진다원 교무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9.06.10 00:40
  • 수정 2019.06.10 00:43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덕찬 / 원불교 청해진다원 교무

5월 25일은 차의 날이다. 조선 말기의 어두웠던 혼돈의 시대 상황, 일본에 강제 합병되어 겪었던 민족적 수모와 혼란의 일제강점 시대를 거쳐, 처참하고 참혹한 남북 전쟁을 지나 폐허된 국토위에 생존을 위해 발버둥 쳐야 했던 암울한 근 현대사! 그러나 이 와중에도 흐트러지고 와해되어 왜곡된 민족적 정기를 다시금 세워 민족적 중흥을 꾀하기 위해, 그리하여 아름답고 찬란했던 정신문화의 복원을 위해 발버둥 쳤던 선진들의 거룩한 삶이 있었다.

특히 한중일 동양 삼국 가운데 가장 으뜸이었던 차문화를 복원하고자 한 수없이 많은 선지자들의 희생이 없었으면 오늘날 우리의 차문화가 그나마도 없었을 것이다. 그 중심에 무너지고 훼손되어 있는 우리 고유의 차문화를 복원 시키고자 효당 최범술 스님이 주축이 되어 한국차인연합회에서 1981년 차의 날을 제정 선포하였던 것이다. 그날이 바로 5월 25일인 것이다. 이즈음 차 생산자들이 온 정성을 다해 차를 만들고, 또한 그 차로 선성차인들에게 그분들의 정신을 기리고 받들고자 차 한 잔의 헌공례를 올리는 날이다.

차는 그냥 홀짝 마셔내는 단순한 음료가 아니다. 차밭의 관리에서부터 찻잎을 채취하고, 만들고, 마시는 전 과정이 오롯하지 않으면 차 안에 갊아 있는 차의 신성이 전혀 드러나지 않는다. 다시말해 차가 갖고 있는 오롯한 성정은 만드는 이의 지극한 정성이 아니면 세상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차가 갖고 있는 고유의 맛과 향이 바로 그것이다. 다른 어느 기호음료에서는 느낄 수 없는 참으로 묘한 맛과 향이 차에는 있다는 것이다. 차를 만드는 이는 그 차의 맛과 향을 세상에 내놓기 위해 온 정성을 기울이고, 차를 마시려 하는 이는 그 맛과 향을 내기 위하여 지극한 정성으로 차를 우려낸다. 그 맛과 향을 느끼는 그 순간 그 어떤 말로도 표현하기 어렵다. 이는 경험해 보지 않으면 알 수 가 없다. 이 맛과 향을 경험하고서 차에 빠지지 않는 이는 아마도 세상에 없을 것이다.

이렇듯 차는 찻 잎 하나 하나 따는 정성으로부터 시작한다. 그래서 차의 날을 맞이하여 찻잎 따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보았다. 처음으로 해 보는 일이라 작고 소담스레 시작해 보려 한다. 그리고, 그 인연으로 좀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영하여 지역의 차문화 발전에 일익을 하고자 한다. 한 잎 한 잎 따는데 들이는 정성과 몰입에 새로운 차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으며, 그렇게 채취한 잎으로 신라 장보고 시대에 크게 유행했던 떡차를 만들어 보고자 한다.

장보고 시대인 신라시대에는 중국의 당나라 때로 찻잎을 채취하여 찌고 찧어서 떡모양의 덩어리 차를 만들어 널리 마셨다 한다. 물론 마실 때는 그렇게 덩어리로 만들어진 차가 잘 숙성되고, 숙성된 차를 조금씩 떼어내어 물끓이는 탕관에 넣어 푹 끓여 마셨다. 몹시도 쓰고 떫을 수 있으나, 잘 숙성되어 있다면 매우 독특하고 맛있는 맛과 향을 즐길 수 있어 옛 선인들께서 많이 마셔왔던 것이다. 우리도 그 시대의 차를 한 잔 해 보심이 어떨까요?

저작권자 © 완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