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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 말

맑고 향기롭게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9.07.12 11:36
  • 수정 2019.07.12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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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현 / 청산도 백련암

 

불교에서는 불공을 드릴 때나 기도를 시작할 때 천수경이란 경을 봉송하는데 천수경의 첫마디가 정구업진언(淨口業眞言)이다. 

이 세상의 모든 업은 주로 입으로 짓게 되니, 입부터 깨끗하게 씻어내야 한다는 의미도 있고, 그동안 입을 통해 지어온 모든 업을 깨끗이 한 다음에 경건하게 경전을 염송하거나 부처님께 기도해야 한다는 뜻이 포함되어 있다. 

 부처님은 우선 한 생각 일으키는 것부터 잘해야 한다고 한다. 결국 한 생각 일으키는 것에서부터 말과 행동이 나오기 때문이다. 매사에 좋은 마음 일으키는 것뿐만 아니라 나쁜 마음 일으키는 것도 습관이 될 수 있다. 주변에서 “매사 긍정적으로 보라”는 조언을 많이 하고 있는 이유도 그래서 일 것이다.

부처님이 말씀하시면 거짓말을 해도 거짓말이 아니며, 중생이 말하면 진실을 말해도 진실이 아니다 라고 한다.

갓 출가한 수행자가 배우고 익히는 수행자의 지침서 “초발심자경문”에는 이렇게 적고 있다. 뱀이 물을 마시면 독이 되지만 소가 물을 마시면 우유가 된다. 

같은 물을 마시는데 누가 먹느냐에 따라 우유와 독이 만들어 진다. 같은 말도 누구에겐 사람을 살리는 말이 되고, 누구에겐 삶을 파괴하는 말이 되기도 한다.  듣는 사람 역시 무슨 말을 들었다고 해서 쉽게 결정내거나 받아들여 행동한다면 실수하거나 잘못을 저지를 일이 많다. 타인에게 미치는 한마디 말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있는 것이다. 나는 오늘도 마신 물로 우유를 만들고 있는가 독을 만들고 있는가.    

 어떤 시인이 본인의 시집에 “어머니”란 시를 올렸다.
‘어머니’란 제목에 싯구절은 ‘어머니’ 단 한마디다. 시인은 ‘어머니’ 한마디  했지만 지구의 수십억 사람들은 각자 자기의 어머니를 생각하며 각자 다르게 받아드린다 라고 하며 4쪽에 달하는 주석을 달아 놓은 것을 보았다.

생명 있는 모든 것은 무한하지 않다. 
그런데 생명이 없는 언행은 무한하다. 한 순간 일으킨 생각에서 시작된 말과 행동이 주변에 어떤 영향을 미치며 살아나고 있을지... 오늘도 내가 뱉은 말들은 어떠했는지 조심히 돌이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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