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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일 소랑도 막걸리집 향에 반하고 맛에 행복하고

[특집] 힐링과 치유 / 신지 명사십리, 소랑도와 보길도

  • 김형진 기자 94332564@hanmail.net
  • 입력 2019.07.29 15:17
  • 수정 2019.07.29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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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일도에서 다리로 연결된 소랑도 에는 유명한 막걸릿집이 있다. 여수 개도 막걸리, 낭도 막걸리와는 규모 면에서 비교는 안 되지만 이 지역 섬사람들에게는 낭만이 있는 곳이다. 소랑도 막걸릿집는 직접 쌀을 숙성시켜 만들어서 유통되는 막걸리와는 차원이 다르다. 그리고 김치맛이 일품이다. 비결을 물어보니 전라도 지역에서 많이 쓰는 젓갈 대신에 생새우를 갈아 넣는다고 했다. 계속되는 비는 막걸리 집에 일행을 잡아두는 명분이 되었다. ‘소랑’은 소라의 사투리다. 소라처럼 생겼다고 붙여진 섬 이름이다.

 그런 기억이 있잖아! 어릴 적 아버지가 술한 되 받아 오너라! 그러면 신작로를 추적추적 걸어 가 주조장에 이르러 소주 됫병에 하얀 막걸리를 가득 담아 신문지를 둘둘 말아서 병마개로 막고 다시 돌아오는 길에 이 술맛이 무엇이길래? 하는 호기심. 

 대개의 중년 남자들의 첫 술잔이란 아버지의 심부름을 갔다오다 몰래 맛 본 이 맛일 것이다. 술심부름이 잦아들 때마다 점점 술량 또한 늘어나 결국엔 반 되는 내가 먹고 나머지는 맹물을 부어다 드리면 아버지는 용케도 물을 탄 술인지 알았을만큼 이 농주만큼은 도통하셨던 주성(酒聖)이시다. 

 소랑도 막걸리 집에선 산해진미가 막걸리 맛을 따라오지 못해 그야말로 부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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