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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한 잔과 쉼!

[완도차밭, 은선동의 茶 文化 산책 -82] 김덕찬 / 원불교 청해진다원 교무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9.10.03 21:49
  • 수정 2019.10.03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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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찬 / 원불교 청해진다원 교무

쉬다의 사전적 의미는 ‘피로를 풀려고 몸을 편안히 하다’, 또는 ‘잠을 자다’ 이다. 지나치게 어떤 일, 또는 행위를 하다보면 지치고 피곤하여 쉬고 싶어진다. 이때 쉼의 시간이 필요하다 할 때 흔히 사용하는 ‘쉼’이란 표현! 

저마다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고자 쉼의 시간을 갖고자 한다. 사람마다, 일터마다 그 일들은 다르겠지만 제각각 다양한 쉼의 방법들이 있을 것이다. 필자도 마찬가지다. 몹시 더워 연일 폭염 경보가 발령되거나, 요즘처럼 자주 비가 내려 밖의 일을 하기 어려운 상황에도 종종 마냥 쉴 수 없어 일을 하게 된다. 그러다보면 몸은 극도로 지치기 마련이다. 그래서 쉬고 싶어진다. 한동안의 시간이 지나야만 비로소 정상의 심신 상태로 돌아옴을 알 수 있다. 그 잠깐이지만 지치고 힘든 일로 인한 신체적 리듬의 부조화 현상이 제자리로 돌아옴을 의미한다. 

쉼이란 지치고 피로해진 심신의 작용을 멈추는 일체의 행위라고 할 수 있다. 그 방법은 매우 다양하다. 그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잠이라 할 수 있다. 잠은 모든 심신의 인위적 작용을 멈추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일상속에서 깊은 숙면을 취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또는 심신을 이완하면서 천천히 하고자 하는 또 다른 일에 집중하는 것일 수도 있다. 차 한 잔, 가벼운 산책, 음악 감상, 명상 등. 필자의 경우 몹시도 지쳐 잠에 떨어질 만큼의 상태가 아니면 잠을 자기 위해 쉼의 시간을 할애하지는 않는다. 잠시 고요히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거나 이완명상을 하면서 차 한 잔 마시면, 마치 심신이 리셋되는 것처럼 기분이 상쾌하고 편안해진다. 또한 적절한 스트레칭으로 몸을 가볍게 풀면서 충분히 이완시키고 나면 몰라보게 재충전된 자신을 발견하게도 된다. 그러나 적극적인 명상법을 활용하면 오히려 더 빠르고 쉽게 심신의 활력을 되찾기도 한다. 즉, 보다 적극적인 몰입력을 얻기 위한 명상을 하게 되면 원기의 충전뿐만 아니라 증폭 효과도 얻게 됨은 물론, 놀라울 정도로 쉼의 치유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즉 명상 고유의 효과를 얻게 되는 것이다.

특히, 지금은 천지 대자연이 열정의 계절을 지나 결실과 풍요와 안정의 계절 가을을 맞이하고 있다. 즉 쉼의 시간으로 들어가는 시기이다. 그 동안 앞만 보고 내 달려온 필자의 삶을 돌아보니, 지천명의 나이를 지나 이순을 앞둔 시기여서 더 그럴까? 즉 반조하는 시기인 것이다. 지금 쉬어내지 못하면 다시 올 내일의 오늘을 준비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세상사 불필요한 무관사에 동하지 않고, 묵묵히 주어진 일에 집중하고, 정리하고, 반조하는 시간이 필요한 시기인 것이다. 그럴려면 멈출 수 있어야 한다. 아니 멈추어야 한다. 멈추면 혹 더딘 듯 하겠지만 반드시 그렇지도 않다. 먼저 내 안의 깊은 마음자리에 혹 있을 사사로운 욕심부터 일어나는 것을 멈추도록 해야 한다.

사실 쉼이란, 위에 언급한 사욕을 포함한 심신의 모든 파동을 고요하게 가라앉히는 일련의 모든 방편을 말한다고 할 수 있다. 잠도 명상도 음악 감상도 독서도 산책도 차 한 잔 마시는 등의 모든 행위가 다 그렇다고 할 수 있다. 다만, 나에게 맞는 것을 적절히 찾는 것이 중요하며 꾸준히 실천하여 불필요한 심신의 부조화 상태를 조화롭게 하는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이러한 쉼은 우리네 삶을 새롭게 깨어있게 해주는 반드시 필요한 방편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특히 맑고 향기로운 한 잔의 차는 우리 심신의 매커니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매우 중요한 기호, 혹은 약용음료임을 잊지 말자! 나에게 맞는 쉼은 어떤 것인지 스스로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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