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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3차 온라인 개학은 '엄마 개학'

스마트기기 사용 미숙해 엄마가 출석까지…학습지도 어려워 ‘원격수업 가능’ 긴급돌봄 신청자 급증

  • 강미경 기자 thatha74@naver.com
  • 입력 2020.04.24 11:24
  • 수정 2020.04.26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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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초등학교 1~3학년을 대상으로 한 3차 온라인 개학이 전국적으로 시행됐지만 대부분 온라인 학습과 관련해 부모가 챙겨야 할 것이 많아 ‘엄마 개학’이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번에 3차 개학한 완도 관내 학생 수는 1학년 310명, 2학년 384명, 3학년 341명, 총 1,035명으로 전체 학년 개학이 이뤄졌다.

교육부·전남도도교육청·완도교육지원청 등 교육당국에 따르면 초등 1·2학년이 PC 등 스마트 기기로 수업받기 어렵다고 보고 EBS TV 채널을 활용해 방송 수업을 하기로 결정했다. 하루 2~3개 과목 방송 수업을 하고 학교별로 학습 꾸러미(학습지)를 통해 과제를 내주는 방식이다.

초등 3학년이라고 해서 별반 다르지 않다. 혼자서 e학습터에 들어가 출석 확인을 하고 정해진 시간표에 따라 공부해야 하는데 아직 스마트 기기에 익숙지 않은 탓에 학부모가 원격수업을 봐주지 않으면 아이가 따라가지 못하니 학부모들도 긴장할 수밖에 없다.

완도중앙초등학교 3학년 김 군의 학부모 A씨는 “온라인 수업은 15분 남짓의 동영상 시청이 전부고 나머지는 과제물을 풀어야 하는데 아이 혼자서는 스스로 할 수 없는 수준의 내용이었다”며 “학습꾸러미까지 풀게 하려면 부모가 일일이 챙겨줘야 한다. 교과 과목별로 과제물도 달라서 아이가 학교 다닐 때보다 숙제가 더 많아 힘겨워한다”며 사실상 아이가 혼자서 학습 순서대로 학습하기에는 무리가 따르는 편이라고 지적했다.

한 자녀에게만 시간을 할애하기 어려운 다자녀 가정이나 맞벌이 부부들의 고충은 더욱 큰 편이다.

고등학교 1학년과 초등학교 1학년 그리고 6살 미취학 아동까지 혼자서 독박육아를 맡고 있는 학부모 P씨는 “고1 자녀는 원격 수업시간 도중에 몰래 PC 게임을 하고 있어 잔소리를 했다. 아이는 동영상 과제를 다 마쳤다고 했지만 제대로 학습을 했는지 알 수 없어 걱정이다. 올해 입학한 초등 1학년 아이는 EBS 시청 후 꾸러미 과제물 등 인증 샷을 밴드에 올려야 출석이 인정되는데 아이가 할 수 없으니 교사가 카카오톡 등 메신저를 통해 보호자에게 아이들 출석을 확인하고 있다. 엄마가 출석하는 것과 뭐가 다른가. 게다가 유치원에도 가지 못하고 있는 미취학 아동까지 형들 수업 할땐 조용히 시켜야 하고... 휴... 하루가 어찌 가는지 모르겠다” 며 한숨만 내쉬었다.

초등학교 온라인 개학이 시행되면서 관내 학교 긴급돌봄 신청자도 늘고 있다. 긴급 돌봄에 참여하는 초등학생은 학교에서 원격수업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조손가정이나 맞벌이 가정뿐 아니라 가정 내 학습지도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3차 온라인 개학 이후 많아진 여파로 보인다.

전교생이 680명인 완도중앙초등학교는 평소 돌봄 교실을 3개반만 운영하고 있었지만 초등학교 저학년 온라인 개학 후 현재 5개 반까지 늘어났으며 돌봄 아이들도 90명이 넘는다. 완도 관내 작은 학교의 전교생과 맞먹는 숫자다. 학교 관계자는 “학부모의 신청은 넘쳐났지만 더 이상 수용할 수 없어 대기 접수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고 말했다.

사상 유례없는 온라인 개학으로 초등학교 저학년(1~3학년)에서 한글, 영어, 수학 등 기초학력이 뒤처지면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학력 격차가 어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에 따라 사교육 심화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완도여자중학교 학부모 운영위원회 김선구 위원장은 “코로나19 사태로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하지만 온라인개학으로 공교육이 제 구실을 못하고 있다보니 더욱 학원 등 사교육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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