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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시이불 예찬

[독자 시] 배선희 / 시인 • 여행작가 • 완도명예군민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20.08.14 15:26
  • 수정 2020.08.15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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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시이불 예찬

여름이면
풀을 빳빳하게 먹여
아삭아삭 소리가 가는
모시이불

우리 엄마가 길쌈해서
옷장위에 고이 감추어 두었던
모시 몇 필로

아들• 딸• 며느리• 사위들의
여름철 이불 만들어
유산처럼 물려주신 모시이불

장마가 지나고
햇살이 쨍하고 나오면
먹다남은 밥알을 조물조물
우리엄마가 풀먹이던 방법으로

모시이불에 풀을 먹여
발로 꼭꼭 밟고,
손바닥으로 툭툭치며
더위를 준비해 볼까나

까실까실한 모시이불
모기물려 가려우면
모시이불에 슥슥 문지르면
아이 시원해 소리가 절로나네

뽀송뽀송 시원시원
여름날의 내 침실 친구여!

올해도
어김없이 모시이불에
풀먹이며
어머니의 사랑을 몸에 칭칭
감아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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