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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지역 '여객선 야간 운항', 시대적 요구다[완도 시론] 이재언 / 목포과학대학 선임연구원
완도신문 | 승인 2020.12.30 13:44

세계는 오래전에 지구촌 시대가 되었고 우리는 지구촌 시대에 살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들은 국경을 허물고 공동체가 되어가고 있다. 이렇게 된 배경에는 교통의 눈부신 발달 때문이라고 할 수 있고, 육상교통은 철도와 자동차, 지하철, 고속도로, ktx, 항공 노선이 매우 발달했기 때문이다. 그러면 해상 교통은 어떠한가?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반도국가로 3400개(유인도 447개) 섬이 있다.

섬은 날이 갈수록 국제적으로 그 중요성을 인정받고 있으며 섬은 해양 영토와 수산 자원, 관광 자원, 전략적인 가치, 생태계, 문화 원형 등이 널려 있다.  그런데 이런 섬에 주민들은 국민의 기본권인 교통권조차 누리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섬주민들은 정부의 전 근대적인 행정 제한 때문에 오후 5시 30분이면 모든 여객선 운항이 중지된다. 이에 하루속히 전남 신안군처럼 야간운항을 시행하기 위한 관련법 개정과 행정적 준비를 해주기를 국회와 정부 그리고 지자체에 간곡히 요청한다.

전남 신안군은 인구 3만 9000명에 불과하고 재정 자립도가 하위권이지만 해상 교통 상황은 전국 최상급이다. 2007년 신안군 의회는 전국 최초로 24시간 여객선 운항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야간운항 지원 조례"를 제정했다. 그리고 2008년 1월 압해농협 차도선이 압해도를 향해 역사적인 야간운항에 나섰다. 5월 이후로는 증도와 임자도가 야간운항을 개시하였다.

신안군은 운영비 보조금 3억 원을 지원하여 야간운항에 지장이 없도록 선착장 시설과 연결 도로망을 확장하였다. 지역 여건이 군 전체가 섬으로 형성되었고 열악한 해상교통은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기대하기가 어려웠는데 박우량 군수가 취임하면서 획기적인 해상교통 여건 변화를 일으켰다. 2007년 이전 해양수산부 고시에는 여객선 운항시간이 '일출 30분 전 일몰 30분 후'로 한정돼 있어 주민들과 관광객들이 큰 불편을 겪어왔다.

 박 군수는 해운항만청을 방문하여 여객선이 야간운항을 할 수 있도록 규정을 고쳐달라고 요구했지만 안전상의 문제로 거절당했다. 얼마 후, 지역균형발전계획 서남권 특별개발회의가 청와대에서 열렸는데 박 군수는 당시 노무현 대통령에게 이 문제를 거론하였다. "신안군은 오후 4시만 되면 통행금지가 실시되는데 이것은 주민의 기본권 침해이기에 통행을 자유롭게 해 달라"고 건의하였다. 박 군수는 "여객선의 대형화와 레이더, GPS, 서치라이트 등이 있어 안전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설명하였다.

5개월 뒤인 2007년에 마침내 여객선 운항시간 규제가 풀려서 신안군은 곧 바로 야간 여객선 운항을 시작되었다. 육지에 사는 사람들은 교통수단이 다양하고 24시간 아무 불편 없이 어디든지 마음대로 다닐 수 있기 때문에 감동이 덜 할 것이다. 그러나 섬 주민들의 여객선 야간운항은 '혁명적 사건'으로 받아들여진다. 해방 이후 70년 동안 어느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이 일을 '일개 도서 지방 군수'가 발의해 실시한 것은 대단한 일이다. 나아가 신안군은 2019년 4월 국내에서 4번째로 긴 천사대교가 개통되면서 제2의 여객선 야간 항해 시대를 맞이하였다.

신안군 압해도는 2008년 목포와 연결 되었고, 이번에는 천사대교를 통하여 암태도 자은도 팔금도 안좌도 등과 연결하게 되었다. 2019년 10월 암태 남강에서 비금 가산항까지 야간 운항을 시작하였는데 여기에 책정된 예산은 3억1,500만원이다. 2020년 6월에는 안좌 복호항에서 장산, 하의 신의 간 야간운항을 취항하고 있다. 천사대교의 개통과 여객선 야간 운행은 섬 주민들과 관광객들의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비금도에 살고 있는 관광버스 기사 노남유씨는 "여객선 야간 운행은 육지와 같은 삶을 누리며 육지에 나가도 여유가 있고 숙박을 하지 않기 때문에 상당한 경제적인 이익과 시간 절약을 할 수 있다"고 하였다. 한 사람이 육지 나들이를 하면 숙박비와 식대, 시간, 물류비 절약으로 전체 주민들에게는 엄청난 돈을 절약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모범적인 사례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접근성이 좋은 여수의 금오도와 완도군의 노화도 보길도 소안도 청산도 금일도 금당도 생일도 진도군의 상조도 하조도. 통영의 한산도 욕지도 사량도, 부안군 위도, 보령의 삽시도 장고도 고대도, 옹진군 덕적도 자월도, 제주도 우도 등은 야간 운항을 못하고 있으며 논의조차 실종된 상태로 안타깝기 그지없다.

2015년부터 인천에서는 덕적도에 야간 운항을 논의하고 있다. 인천 지역의 섬 지역 활성화와 여객선 접근성을 개선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기도 하였다. 그렇다. 섬의 교통 여건 개선은 곧 섬 주민들의 복지, 인권, 소득이며 삶의 질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섬에 사는 주민들 중 일부는 내가 살고 있는 섬 지역을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낙후된 지역으로 인식하며 교통, 산업, 교육, 의료 등 생활 불편으로 주민들이 섬을 떠나고 있다. 그렇지만 여객선 야간 운항 등 교통 여건이 좋아지면 관광의 활성화와 함께 주민이 찾아올 것이다.

지난 12월 1일에는 서삼석(더불어민주당, 영암무안신안) 국회의원과 김원이(더불어민주당, 목포) 국회의원이 대표 발의한 '섬 발전 촉진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되어 앞으로 '한국섬진흥원' 설립의 법적 근거가 마련되었다. 우리나라 모든 섬들에 대한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관리와 정책 연구를 통하여 섬 발전 사업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제 여객선 야간운항 전면적 시행을 위하여 필자는 섬지역민들과 국회 도서지역 국회의원들(전남,전북,경남,경북,인천,제주 등), 그리고 전국도서지역 기초 및 광역의원들과 설립 추진 중인 한국섬진흥원을 비롯한 섬 단체들과 연합하여 '여객선 야간운항 추진본부'를 설치하고 전국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이 일에 대하여 섬주민과 출항민은 물론 여러분들의 관심과 참여와 협조를 당부드린다.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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