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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사는 노인 고독사, 남의 일 아니다.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21.02.19 10:06
  • 수정 2021.02.19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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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가 끝났다. 300명대에 머무르던 코로나 확진자가 600명대를 넘어섰다. 4차 대 유행을 예고하는 시각도 있다. 
흩어져 살던 가족이 모여 정을 나누는 명절이지만 코로나로 인해 정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서 고향방문을 자제해달라는 요구에 홀로 지낸 노인들이 많았다. 그들에겐 을씨년스럽고 서글픈 명절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676만 명 가운데 20% 가까운 127만 명이 가족 없이 사는 홀몸노인이다. 한 해 4% 넘게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더 안타까운 것은 죽음조차도 혼자 쓸쓸히 맞는 노인이 늘고 있다는 사실이다.  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2011년 693명이었던 우리나라 무연고 사망자는 2016년엔 1천232명으로 증가했다. 5년 새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 가운데 지난해 ‘노인 고독사’는 835명으로 최근 4년간 80%나 급증했다 한다. 고령화 사회의 그늘이다.

혼자 외롭게 살다가 죽음마저도 쓸쓸하게 맞는 ‘고독사’라는 단어는 1990년대 후반 일본에서 ‘나 홀로 죽음’이 급증하면서 생긴 신조어다. 

자연사, 자살, 돌연사 등 사망 원인을 불문하고 임종 당시에 누구의 보살핌도 받지 못한 채 방치된 경우를 말한다. 유가족이 없는 무연고 사망자뿐만 아니라 가족이나 친인척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신이 홀로 있었던 경우 모두 고독사에 속한다. 노인인구 비중이 20%를 넘어서는 2026년에 ‘초고령사회’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목전에 고독사는 이제 남의 나라 얘기가 아니라 내 주변의 일이 되었다. ​우리군의 경우 요양시설을 이용하는 숫자를 뺀 독거노인이 1600여명에 이르고 있다.

맞춤형 돌봄센터를 운영하면서 관리 중인데, 아직까지 고독사가 없었다고 하니 다행스러운 일이다.  또한, 청산, 완도읍 장좌리, 생일, 고금 마을 등에 서로 의지하고 지낼 수 있는 공간에 공동생활 홈을 만들어 운영하면서 모니터링하고 있다니 다행이다. 고독사를 막기 위한 지자체의 몸부림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홀몸노인을 위한 사회적 안전망은 여전히 미흡하다. 홀몸노인 돌봄서비스의 경우 올해 24만 명으로 대상을 늘렸지만 수혜자는 전체의 19%에 불과하다. 노인 5~10명을 모여 살게 하는 공동주거시설도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경기도가 카네이션하우스란 이름으로 올해 6곳을 늘려 47곳을 운영 중이고, 부산시가 ‘홀로사는 노인 공동거주시설 지원 조례’를 제정해 올해부터 시행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전남지역에서는 2016년 9월 ‘고독사 지킴이단’을 출범시켜 고위험군의 경우 직접 방문하거나 전화로 안부를 살피고, 말벗도 되고, 친구 역할도 하고 있다. 그 결과 고독사가 단 한명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한다.

고독사는 우리 사회의 복지사각을 말해주고 있다. 혼자 사는 노인들은 대부분 크고 작은 병마에 시달리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다. 여기에 더해 인간관계 단절과 경제적인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증과 심한 정신질환도 나타난다. 

독거노인의 경우 사회적으로 단절되지 않게 사람들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식적·비공식적 사회관계 유지를 통해 대인관계를 지속한다면 고독사 예방에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설연휴가 끝나고 각자의 삶의 현장으로 달음질치면서 눈코 뜰 새 없다고 아우성이다. 코로나여파로 관심 조차 갖지 못한 독거노인들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시급하다. 그게 건강한 지역공동체를 회복하는 길이며, 척도일 것이다. 외롭고 힘들게 살아온 삶, 죽음만은 외롭지 않도록 노력해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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