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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의지보다 내 마음의 역량만큼 내게로 오는 너

  • 신복남 기자 sbbn2000@hanmail.net
  • 입력 2021.06.25 13:01
  • 수정 2021.06.25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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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옷소매에 그냥 멍추지 못했어. 슬쩍 흘러버린 세월도 지나고 나면 가장 크게 남는 흔적이 있어.
당장 번뜩이는 생각보다 지나고 나서 가장 빛나는 세월이 있어. 아! 인생은 한참 동안 흘러간 강물에서 그렇게 먼 세월을 이해하듯이. 시는 구체적으로 삶을 담아야 해. 그것이 눈물이고 사랑일 수 있어. 내 오장육부가 아름다운 언어가 되기 위에선 얼마만큼 세월이 가야 할까요.
시는 사실이 아닐 수도 있어. 그러나 내 삶속에 세세하게 그리고 음악처럼 적용할 수 있어. 어느 길 위에서 서서 노래한들 내가 경험하지 못한 느낌이 절대 오지 않는다. 사랑하는 것들은 지나버린 것들로 하여금 다시 되새김질하면서 새롭게 태어난다.


모든 만남도 지나고 나면 다시 태어나듯이 사랑과 그리움도 그렇게 다시 태어난다. 삶은 음미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다. 그 내용이 얼마나 참되고 선함이 담겨 있겠는가. 오롯이 풀잎이 겹치고 그 사이 꽃이 피는 그 자체가 바로 내 삶의 내용을 담고 있어. 그게 문학이고 예술이다.
사랑은 멀지 있지 않다.


구체적이고 사실적인 곳이 아름다운 꽃을 피운다. 이 야생화는 대표적인 여름꽃이다. 이쯤이면 산에서는 꽃이 귀하다. 그런데 나리꽃과 같이 산 길가에서 핀다. 한방에서는 혈관계와 연관된 질병에 약으로 쓴다. 큰까치수영에서 얻은 추출물이 혈관 내의 내피에 관련되어 혈관 확장을 촉진시키고 대동맥의 산화에 의한 스트레스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심장혈관계 질병에 쓰일 생약으로서의 잠재성이 높은 식물이단다. 산에 꽃들은 있어야 할 곳에 꼭 있다. 그것은 그곳에 적합성이다. 조건이 맞지 않으면 꽃을 피우지 않는다. 자기의 역량을 최선을 다해서 번식한다는 차원이다.


참으로 산에 꽃들도 현실적이고 구체적일 수가 아닐 수 없다. 태양과 빗물을 받아 광합성을 하고 그것으로 유기물을 만들어낸다. 이것은 태곳적이고 앞으로도 영원한 진리다. 네 앞에 사랑이 오거든 이것만큼은 기억한다면 참으로 훌륭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믿고 싶다.
내가 당장 주고 싶은 것. 그리 크지 않다. 까치수영처럼 자잘하게 자주 주는 마음이다. 그게 쌓이다 보면 큰 꽃이 되는 것이다. 야생화는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내 삶의 주체가 됐다.


이것은 분명히 내 의지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산에 들에 꽃들이 나에게로 왔다. 아니 내가 필요한 양만큼 왔겠지. 그게 괜히 오겠는가. 내 마음의 역량만큼 오겠지. 내가 지나오는 길 위에서 생각하는 사람.
그 사람들은 모두 다 아름다운 사람이다. 지금 현재 존재하는 자체가 미움이든 슬픔이든 이것으로 하여금 지금까지 나의 생명을 이어왔다 것. 진실로 감사할 따름이다. 큰까치수영이야말로 수많은 만남을 비롯해서 하나의 꽃으로 피어났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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