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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품성과 사회적 역할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21.07.23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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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오면서 그동안 여러 작가를 만났다. “작가라는 직업이 별것 있겠냐?” 싶다가도 왠지 모르게 끌리는 게 작가들의 삶이다.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지만, 좋은 작가로 남기는 무척 어렵다. 그런데도 여전히 작가를 지망하는 사람들이 많다. 화가, 조각가, 사진가, 소설가, 시인 등 모두가 작가의 범주에 든다.


작가라고 자신을 내세우는 일부 사람 중에는 역사의식 부재, 자기 자랑, 거만함, 공모전 입상에만 눈이 어두움 등등 부정적 시각이 눈에 띄다가도 진실한 삶에 목말라하는 작가를 만날 때면 내 가슴이 요동친다.
지난주는 네 명의 작가를 만났다. 항일의 섬 소안도에서 해마다 열린 소안항일운동학생문예백일장 심사가 있던 날이다.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네 명의 작가 중 유독 끌리는 분이 계셨다. 물론 네 사람 모두 자기 분야에서 모범을 보이고 있지만, 유독 나의 관심을 끄는 한 분이 있었다. 동화작가였다.


대부분은 남자 어른이 동화를 쓴다는 게 이상해 보인다고 말하지만, 그분의 마음에는 언제나 어린아이가 살아 있다고 자신을 표현했다. 그래서 동화를 쓴다고.
그 동화작가는 완도와 관련한 동화집 두 권을 냈다. 2018년에 출간한 ‘노래를 품은 섬 소안도’는 2만 부 이상이 팔렸다고 한다. 적어도 전국의 2만 이상의 독자에게 항일의 섬 소안도를 충분히 알린 셈이다. 이번에 출간한 <전복순과 김참치>는 사연이 많은 책이다. 보길도에 사는 전복을 좋아하는 아이 고태이와 그의 친구를 실제 동화책의 모델로 삼았다고 한다. “완도의 전복 양식어가와 섬마을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주기 위해 기획했다”는 말을 작가에게서 전해 들었다. 그래서 지난주 보길도에 찾아가서 동화 속 주인공을 취재했다.


욕심 같아서는 여기저기 소문을 내서라도 책을 팔아주고 싶지만, 출판사의 판매전략으로 비칠까 봐 무척 염려스럽다. 물론 출간한 동화책이 잘 팔려서 인기 도서로 선정되면 작가와 출판사로서는 영예로운 일이겠지만 혹여 작가에게 누(累) 끼칠까 걱정이 앞선다. 그러면서도 내심 완도군이 나서서 홍보라도 해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작가의 삶은 자신의 자랑보다는 먼저 주변의 시선과 사회의 모든 문제를 철저히 고민해야 한다고 배웠다. 그리고 어떤 시각으로 그 문제를 풀어낼 것인가 깊이 고민하여 사회에 던지는 강한 메신저로의 역할을 지향해야 한다. 그것이 곧 작가의 삶이라고.


이번 작가와의 만남은 신선했다. 오랜만에 느낀 감동이었다. 간절한 그의 바람은 그것뿐, “우리 전복순(고태이)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세요” 그 한마디 말이 내 마음을 움직였다.

 

정지승/다큐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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