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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 영향력을 전달하는 사람들, 협동조합 ‘섬마을로’

노화 청년들의 창조적 변혁의 공동체, 섬마을로 '김미영'

  • 김형진 기자 94332564@hanmail.net
  • 입력 2021.07.30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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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아무리 피곤하고 혹은 남에게 얘기 못할 부끄러운 날들, 또는 말할 수 없는 슬픔과 고통의 나날이었더라도, 지금 당신 앞에는 당신과 다른 사람의 발자국 한 점이 찍히지 않은 새하얀 길이 펼쳐졌다.
그 길에서 내 삶은 어떤 발자국을 남길까? 사람이 생을 마감한 뒤 남는 것은 그가 걸어 온 발자취이다. 그것이 자신만의 영달을 위해 수직으로 쌓으며 걸어왔느냐? 아니면 모두가 함께하는 삶을 위해 수평으로 나누며 걸어왔느냐?


그 수평의 삶을 철학이라고 말할 때, 함께함으로써 나누는 일이야말로 내가 사는 사회, 내가 구성돼 있는 공동체를 대하는 태도이자 진정한 나의 삶이 된다.
그 마음을 가진 자만이 하나의 꽃을 피우기 위해 소통과 연대의 밭을 일구고 신뢰와 협력의 씨를 뿌리니, 그 소통과 협력은 더욱 커져서 이제는 노화도 청년들의 심장 박동이 '펄떡펄떡' 살아 숨쉬는 변혁의 공동체로서, 비로소 섬마을로 협동조합이 되었다.

 

아침이슬이 풀잎에 맺힌듯 맑은 눈망울을 가진 섬마을로 협동조합의 김미영 대표.
직업은 어업인이라고 했는데, 결혼과 동시에 올해로 15년째 섬에 살고 있다고. 누구나 그렇듯 결혼생활과 육아의 스트레스로 슬럼프를 겪었다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취미생활이라도 하고자 했지만 육지에서처럼 그 흔한 취미생활조차 할 곳 없었던 단절 된 섬 생활은 상실감을 넘어 무기력함을 안겨 주었다고.


그러다 같은 처지에 있던 노화·보길도의 새댁들과 중고물품이라도 서로 나눠 쓰고 소통이라도 하자며 "무엇이라도 해봐야지"하면서 의기투합, 섬마을장터를 제안해 지금의 자리까지 있게 되었다.
장터를 운영하면서 힘들었던 건 장소가 부족한 서러움이 있었다고 했다. '소통과 나눔'이란 젊은 새댁들이 추구하는 방향성을 가지고 소소하게 시작한 섬마을장터는 다양한 연령층의 지지와 관심을 받기엔 어려움이 있었는데, 섬이라는 좁은 곳에서 저마다 치열한 삶을 살아가고 있었기에  명분과 설득력이 부족했단다.
그러한 고민을 거듭해가면서 회원들은 포기보단 나눔의 폭을 확장하는 선택을 시도하였고, 지속적으로 장터를 열어  작지만 꾸준한 나눔을 실천해왔다고.


"꾸준함이 탁월함을 만드는 것 같아요!"
"그렇게 젊은 청년들이 꾸준하게 일을 진행하자, 지역민의 이목과 더불어 군수님의 관심까지 커지면서 읍사무소와 보건소의 도움으로 더 이상 장소를 옮기지 않아도 되었죠"
그렇게 섬마을로 청년 커뮤니티 공간을 갖게 되고 '섬마을로'만의 홈페이지를 갖게 된 순간, 고진감래라는 말이 실감되었단다.


타 지역에서 운영되는 대표 카페처럼 노화도와 보길도엔 이를 홍보하고 상징할만한 홈페이지나 카페는 없었다고 했다. 그나마 섬마을로 장터에서 셀러들이 운영하던 섬마을밴드가 그 역할을 대신해 오면서 차츰 지역민의 관심을 받으며 700명이 넘는 회원이 가입하고 있지만 네이버밴드의 특성상 지속 가능한 정보공유의 한계가 있었다고.


그러나 이제는 '섬마을로' 고유의 홈페이지에서 지역을 한눈에 볼 수 있고 또 홍보를 할 수 있어 한 단계 발전된 모습으로 이끌어 갈수 있게 되었다. 섬마을로 협동조합만의 대표적인 상징성을 갖추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단다.
현재 회원들은 각자 나름의 이유로 장터에 참여하고 있지만, 장꾼들 모두의 열정을 불태우고 포기하지 않으며 나눔의 실천을 함께한 결실이 아닌가 싶은데, 이것이 공동체의 신뢰와 협력을 높이는 감각이었고 공동목표였다고.


민간 차원의 한계성을 뛰어넘게 해준데는 완도군청 여성가족과의 관심과 열망이 한데 응집된 결과라 생각한다. 유관기관의 도움으로 매번 물건을 가지고 왔다 갔다 하는 번거로움이 사라졌을 뿐만 아니라 교육의 장소가 없어 펼치지 못한 재능 있는 장꾼들의 다양한 인적자원을 활용 할 수 있는 기회까지 얻게 됐다고.
그로인해  다양한 문화적 교육활동과 더불어 지역 특산품을 개발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인적자원의 발굴에 그 힘을 더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고 했다.


고마운 이는 너무도 많아서 한 사람만 꼽을 수 없다는 김대표. 가장 먼저는 처음 권유해 주었던 군청 인구정책팀원들과 조은정 팀장에게 고맙고, 또 이 사업을 진행하면서 해결하지 못한 어려움이 많았는데 그 바통을 이어받은 현 인구정책팀의 정우자 팀장, 정 팀장은 언제나 언어의 온도가 따뜻한 말로 격려해 준 사람이란다.
그리고 늘 자기 일처럼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은 심나영 주무관을 포함한 여성가족과의 빛나는 노력으로 그 결실을 이루게 됐다고.


여기에 어려울 때마다 조언을 아끼지 않는 박재선 의원과 노화읍장, 보길면장의 관심 또한 참으로 많은 격려 안에서 발전되어 가고 있기에 꼭 감사를 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나와 공동체의 활력을 찾고자 시작했던 소소한 장터에 참여한 선택이 지금의 섬마을로 청년  커뮤니티 공간을 갖게 되고 협동조합까지 구성해 지역에 많은 일을 대신하리라곤 감히 예견하지 못했다고.


어느 순간 개인적으로 포기해야 하는 일들이 늘어 가면서 의도치 않은 부담감이 밀려와 이 일이 정말 필요한 일인가에 대한 스스로에게 많은 질문을 하는 시간도 있었지만...
그 해답은 초심으로 돌아가 답답했던 그때의 그 마음처럼 이 섬마을에 살며 같은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는 많은 청년들과 지역민들의 갈증을 우리가 시원한 물줄기가 되어 씻어 줄 수 있다면을 생각하면, 역시나 가야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단다. 또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지역청년들에게 능력을 펼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준다면 그것이 곧 지역의 발전과 결국은 내가 이 섬을 살아가면서 서로가 상생 할 수 있는 공동의 가치를 창출하는 의미 있는 일이라 무거운 발걸음을 멈추지 않고 있다고 했다.


시작은 미약하지만 완도를 알리고 섬을 알리는 대표적인 '섬마을로'가 되기를 노력할 것이며 아직은 부족한 점이 많고 해소되지 않은 크고 작은 문제들에 대해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기에 유관기관과 주민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누구나 삶에 있어서 어떤 판단을 내려야 할지 모를 땐 보다 큰 집단의 이익을 우선한다. 나보다는 동료, 동료보다는 사회 전체를, 그렇게 하면 적어도 잘못된 판단은 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 선한 영향력을 전하는 사람들의 가치이다.

 

 

그 선함은 악을 응징함으로 선을 표방하지 않는 것으로 선한 사람은 오직 세상 속에서 선을 확대하고 선이라는 추상적 개념을 구체적 사례로 구현함으로써 사람들을 일깨우고 참여하게 만든다. 폭력을 응징하는 폭력이 정의가 아니 듯, 테러를 응징하는 테러 또한 선이 아니므로.
선이란 것은 나와 너, 우리를 사랑으로 물들이는 일이요,  그것은  바로 '섬마을로' 가 하고 있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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