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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빛나는 사랑을 위해 당기시고 아낌없이 쓰게 하소서

신지면 월부리 맥가이버 지복성 이장의 한없는 동네사랑

  • 김형진 기자 94332564@hanmail.net
  • 입력 2021.08.20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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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힘껏 당기소서
부러질 것 같아 
두려워하더라도
저를 당기소서
받은 것을 다 소진하고 
당신의 품으로 되돌아갈 수 있도록
저를 남김없이 다 쓰소서
그리하여 저의 모자람에 절망하게 하소서
그러나 당신께 절망하지 말게 하소서

 

구본형의 마지막 기도와 같은 사람.
본디 사람이란 단어가 ㅁ을 가진 까닭은 그 본성에 모가 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람이 사람과 어울리다보면 사람의 모가 난 ㅁ은 깎이고 닳으면서 ㅇ이 된다. 


그때가 바로 사랑이 되는 것. 


사랑의 ㅇ은 사람의 모난 마음이 비바람과 눈보라, 해일과 파도에 깎이고 닳으면서 마침내 아름다운 조약돌이 탄생하듯, 순전히 자기 고뇌의 세월 속에서 순응하면 견디어 온 나날들이다. 그 사랑이 아름답다고 여겨지려면 홀로 있을 때보다도 함께할 때 더 고와야 한다. 


그러니 그 사람과 함께 있으면 내가 더 아름다운 사람이 된 듯 여겨질 때 그 사랑은 빛나는 것이다. 


그곳에는 그의 사랑이 빛나고 있었는데, 2013년 고향이 너무 그리워 아내와 아들을 데리고 고향을 찾아 함께 마을 일을 도우며, 어떤 일이든 가리지 않는 만능의 맥가이버처럼 마을 일을 해결해 주고 있는 마을이장.

 

아름답고 살기좋은 신지면 월부마을에는 어떤 문제가 발생하든 척척 해결해 주는 맥가이버 같은 존재, 지복성 이장이있다.
마을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어봐도 하나같이 "동네 문제요? 우리 아들 같은 든든한 복성 이장이 다 해결해 줍니다"


지복성 이장에게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한껏 머쓱한 표정으로 지 이장은 “내가 사는 곳은 나의 집인데, 나는 월부리에 살고 있다. 월부리 사람들은 모두 나랑 같이 살고 있는 것인데, 그러면 내 가족이지 않겠느냐"고.
내년이면 환갑에 들어선다는 지복성 이장은 158가구가 거주하는 전형적인 농어촌마을인 월부리에서 주민들에게 미소로 답하며 해결하는 만능해결사로 통한다.
“아버님 싱크대가 고장났네요? 그거 부품만 갈아 끼우면 될 것 같아요. 제가 이따가 집으로 찾아가 해 드릴게요.” 


“어르신 댁에 모기가 많다고요? 제가 오늘 오후에 직접 모기가 나오지 않게 소독해 드릴게요”
지복성 이장은 취재한 당일에도 마을에서 발생한 소소한 민원을 해결하고 있었다.
그의 하루 일과는 주민들과 대화하고 듣는 것으로부터 시작해 주민들의 고민을 해결하는 것을 가장 우선에 두고 있다고 했다.  


주민들의 절대적 지지가 있기에 가능한 일로 마을에서 발생하는 크고 작은 일 모두 지복성 이장의 손을 거친다. 
실제로 마을의 고장난 생필품이나 어선 수리, 농기계 수리을 비롯해 가로등 고장, 관공서 행정 처리는 물론 노인들이 거동이 불편하면 직접 모시고 나와 은행일도 해결해 주는 등 못하는 일이 없을 정도로 큰일부터 사소한 일까지 도맡아 처리한다. 지복성 이장이 마을 대소사를 자기 일처럼 챙기는 모습을 보니 주민들이 하나같이 계속해 우리 마을 이장을 맡아주었으면하는 주민들의 바람이 괜한 말이 아니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지 이장은 "나누기 위해  꼭 부자가 되어야 할 이유는 없을 것 같아요"
"물론 돈이 있으면 돈을 나누고, 재능이 있으면 재능을 나누고, 따뜻한 마음이 있으면 그 마음을 나누면 되지 않을까요?" 
"절망한 사람에게 희망의 이야기를 나누고, 아픈 이들에게는 관심과 시간을 나누어 줄 수 있다면 이미 나눔에 나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 것도 나누어 주지 않는 사람들이 정말로 가장 가난한 사람들일 겁니다" 
"줄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들이 누군가를 위해 그 힘을 줄 수 있을 때, 그때부터가 진짜 나인 것 같습니다"


그가 처음 고향 마을과 인연을 맺은 건 지난 2013년. 
도시생활에 지쳐 서울에서 하던 일을 그만두고 아내와 아픈 아들을 데리고 낙향했다. 지금은 수산업을 주로 하지만 마을의 작은 공사도 맡아 전념하면서 마을 주민들과 교감을 나누기 시작했다고.


이후 마을 주민들을 친부모처럼 보살펴주고 무엇이든 척척 해결해 주는 모습에 주민들은 그에게 마을 이장이라는 중책을 맡겼다고.
주민들은 "다른 농어촌마을도 마찬가지겠지만 동네에 청년들이 없는 상황에서 복성 이장이 나타나 마을 일을 해결해주니 우리 마을의 해결사"라면서 "귀찮을 법도 한데 지금껏 크고 작은 일에 얼굴 한 번 찌푸리지 않고 웃으면서 해결해 주니 어떨 때는 친자식들보다 더 친자식 같다"고 입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지복성 이장은 “이장은 마을을 위해 봉사할 마음의 자세가 준비된 사람이 해야 한다" 며 “마을 이장의 중책을 맡은 동안에는 최선을 다해 주민들을 보살피는 봉사자로 남겠다"고 했다. 
안타까운 건 요즘 마을에 젊은 사람들이 많이 줄어들고 있어 “많은 청년들이 외지로 나가지 말고 더불어 함께 살면서 마을지킴을 같이 해가며 살기를 원한다. 완도군에서 마을로 돌아올 수 있는 청년 정책을 펼쳐주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앞으로 “마을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주차장이 꼭 마련 되는 게 월부리의 숙원사업이며, 소임을 마칠 때까지 진정한 지역의 일꾼이 될 수 있는 이장으로 계속 기억에 남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말하는 폼새 하나 하나가 선한 마음을 타고 났구나 싶었다. 더불어 자신이 무엇 때문에 태어나 무엇을 위해 사는지를 진지하게 고민하며 실천해가는 고귀한 하늘의 뜻을 가진 사람이란 느낌이 들었다. 
마을 앞 큰 소나무처럼 든든하게 서 있는 지복성 이장. 

 

그의 모습이 아름다운 건 그 어떤 어려움이 오더라도 굴하지 않는 심미안을 가지고 함께하는 가치지향적인 삶을 향유하려는 아름다운 영감(靈感)이다. 그것은 타고난 아름다운 성정이 안정을 이룰 때, 성실한 자기생활의 성찰이 있을 그때만이 더욱 빛나기에 타인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으로 더욱 아름답기를 소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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