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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읍 구도심 도시재생 프로젝트

탈바꿈, 비석거리 중앙시장 대중병원 테마거리로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21.09.10 14:14
  • 수정 2021.09.10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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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완도군은 국토교통부에서 추진한 2020년 도시재생 뉴딜 공모사업에 완도읍 중앙마을 도시재생 활성화 계획이 2020년 11월에 국토교통부에서 선정되었다. 완도 중앙마을(중앙·주도·서성·용암리) 도시재생 활성화지역으로 선정된 예산은 134억원(국비76, 지방비51, 기금7)으로 4개년(‘21 ~ ‘24)동안에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도시재생뉴딜사업(원도심활성화 사업)으로 공실률이 높은 중앙시장 A동을 3월에 매입하여 건물안전진단 결과 C등급으로 최종결과 철거로 결론이 나와 철거후 새로운 신축할 계획이다.


 1층에는 완도내 창업 활동을 원하는 청·장년에게 창업기반프로그램을 기반으로 저렴한 임대료 지원으로 창업활동을 지원하고 2층은 방문자 휴게공간조성과 중앙시장의 주요 상품을 활용한 2차 먹거리개발 및 로컬푸드 음식점(야외포차) 조성으로 전통시장 특화를 진행할 것이다.


원도심의 중심가로 역사자원인 나폴리다방, 미역공장, 막걸리집, 버스정류장, 적산가옥등의 자원을 활용하여 해양문화가로를 조성할 것이다.
객사와 인접한 중앙시장, 구대중병원, 주민공동판매장과 연결하여 골목길 재생으로 원도심의 이미지를 개선하고 역사문화테마가로 조성을 위해 주민·행정·전문가등을 대상으로 거버넌스를 구축하여 대상지의 구간별 테마에 따라 지역 특색에 맞는 거리를 조성하여 관광자원화 할 것이다.


완도읍의 최초의 현대식 병원으로 1930년대경에 대중의원자리에 삼세의원을 개설하여 해방직후까지 운영하다가 역사문화생인 박노민씨가 대중의원으로 운영한 장소로 지역주민들이 누구나 쉽게 접근 가능하도록 담장 철거, 주민휴식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정원조성과 역사테마가리와 연계하여 다양한 방문객이 이용할수 있도록 휴게정원으로 조성한다. 완도읍 원도심 상권쇠퇴 이후 노후시설로 방치되고 있던 청해시장 및 게이트볼장등 유휴부지를 활용한 다목적 주차장 조성사업의 진행으로 청해시장을 대체할 새로운 상권형성이 필요하여 농가·어가에서 생산한 농수산물을 직접 판매장할수 있는 로컬푸드 판매장 조성으로 주민공동체 및 생산자간 상생협력으로 소득창출과 홍보효과에 크게 기여할 것이며 기존 골목상권의 쇠퇴로 개인의 창업 및 소득창출이 어려워진 원도심의 현황을 고려하여 로컬푸드판매장 운영 역량프로그램을 통해 주민협의체 중심으로 한 공동체 소득·일자리 창출을 마련할 예정이다.

 

 

탈바꿈, 비석거리 중앙시장 대중병원 테마거리로

 

수많은 섬들이 부표처럼 떠 있다.
완도읍 부두에는 예전부터 이들 섬을 잇는 배가 오갔다. 어선들도 많았다.
부두가 내려다 보이는 바닷가 언덕에 ‘비석거리’ 마을이 있다. 부둣가 일자리를 찾아 모여든 사람들이 만든 달동네 마을이다.
수 십년의 세월이 흘렀다.
마을 주민 상당수가 세상을 떠났다.
젊은 사람들은 마을을 등졌다.
폐가만 늘었다. 황량하고 적막했다.
그런 비석거리가 최근 변화하기 시작했다. 예전의 활기찼던 마을을 되찾겠다며 고령의 주민들이 나선 것이다.


최순희씨(76세)는 스물여덟 살에 용암리에 왔다. 바다와 맞닿은 언덕 위에 집을 짓고 사는 동네였다.  “미역공장을 댕기려고 완도로 왔어요. 나도 처음에는 광주 살았어요. 여가 벌어먹기 좋다고 해서 와가지고 사는 것이 지금 이러고 사요. 산동네고 질(길) 은 나빠도 바닷가가 가깝소. 배가 들어오면 뭔 배가 들어오는지 (우리 집에서도) 알 정도거든" “미역공장 나가서 벌고, 야간작업도 하고. 날 새도록 일한 뒤엔 구루마를 끄는 일도 했어요. 구루마를 끌면 잠이 안 옹게. 그렇게 여기가 돈벌이가 좋았어요."
완도에서는 용암리라는 공식 명칭보다 ‘비석거리’라는 이름이 더 잘 알려져 있다. 비석이 많이 발견돼서 비석거리라고 한다는 얘기도 있고, 이곳 바위로 비석을 만들다보니 그런 이름이 붙었다는 설도 전해진다. 완도의 대표적인 달동네다.


언덕 위 주민들은 해안을 따라 400m 길이로 길게 마을을 이루었는데, 절반으로 나눠 마을 서쪽 아래는 바다였고, 동쪽 밑에는 부두가 있었다. 부두 주변으로 미역공장, 양조장, 방앗간 등이 모여 있다. 최 씨는 미역공장에서 못 하나 들고 하루 종일 일했다고 했다. 미역에 못을 찔러 넣고 쭉 찢어 줄기와 이파리를 나누는 일이었다. 1970년대 중반의 일이다. 수작업으로 손질된 미역은 일본으로 수출됐다. 미역 공장도 여럿이었다.


해남 출신 주이규씨(74세)는 젊었을 적 비석거리 앞 부두에서 일했다. 
“리어카 갖고 선창에서 짐도 운반해주고 조금씩 돈 벌고, 항운 노조에서 10년 넘게 하다가, 화물차 운전하기 시작했어요. 완도에서 인제 미역, 김, 멸치 그걸 싣고 부산도 가고, 서울도 가고, 전국적으로 다 돌려다니죠.
돈벌이는 된디 고생도 되고 모아진 거이 없어요. 몸이 아파붕게 지금은 못 하고 있죠.” 최씨나 주씨처럼 외지에서 온 젊은이들을 품어준 곳이 비석거리였다. 이제는 다들 일흔을 훌쩍 넘긴 나이가 됐다. 


마을엔 집이 80여채가 있는데 실제로 사람이 사는 집은 절반 정도란다. 대부분 노인 1인 가구다. 나머지 절반은 인근 해남·광주 등지의 자녀 집에 머물고 있는 어르신들의 집, 또는 소유권이 이미 2세들에게 넘어간 폐가들이다. 폐가에는 길고양이들이 많이 산다. 옆 마을 내천꼬랑(완도읍 서성리)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광주로 나가 살던 손순옥씨(60세)가 비석거리에 터를 잡으면서 변화가 시작됐다.


손씨의 어머니는 50년 전 완도와 신지도를 연결해주는 배의 선주였다. 비석거리 주민 중에 그 선박회사의 직원으로 일하는 이들이 많았다. 옛 사장을 ‘자상하셨던 분’ ‘어려운 이들을 도와주셨던 분’으로 기억하는 주민들은 옛 사장의 막내딸 순옥씨가 2019년 이곳으로 오자 “모전여전 아니겠냐”며 덜컥 이장을 맡겼다.
손 이장은 고양이가 물어뜯은 쓰레기와 악취로 골머리를 앓던 마을에 쓰레기 집하장을 설치하고, 아파트 단지 등에 많이 보급된 ‘음식물 쓰레기 종량 기계’를 들여놨다. 


집하장을 관리하는 마을 주민 6명은 완도군청의 ‘어르신 일자리’ 사업과 연계돼 일당을 받게 됐다. 주이규씨는 “마을이 좋아지기 시작한 건 여성 이장님 덕분”이라고 했다.
밤에는 너무 어두워서 돌아다니기도 힘들었다. 어르신 일자리를 늘리는 것도 과제였다. 주민들은 예전처럼 아이들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고 젊은 사람들이 많이 사는 활기찬 마을이 되길 꿈꿨다.
이장과 주민들은 완도군청,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과 함께 비석거리에 ‘공공디자인’을 적용해보기로 했다.


공공디자인이란 지역 특성과 주민 편의에 맞춰 공공장소와 공공시설물을 설계하는 공공사업을 말한다. 관이 주도하는 도시재생사업과 달리, 지역을 가장 잘 아는 주민이 지역의 문제를 제기하고 사업에 적극 개입한다는 특징인데 주택 벽면은 모두 아이보리색으로 통일되고, 각각의 지붕마다 노랑, 살구, 주황 등의 색을 입혔다. 마을이 햇살을 머금은 것처럼 따뜻함이 전해지고 주민들은 마을회관 한쪽에 마을카페를 만들기로 했다. 또 주민들을 상대로 바리스타 강의도 열고, 청년 일자리와 어르신 일자리도 만들 계획이다. 이장은 완도 특산물인 전복을 이용해 빵을 만들어 팔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도 내놨다. 공사 중인 마을회관 옥상 루프탑에 올라갔다. 완도 앞바다와 작은 섬 ‘주도’, 아랫마을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이것이 공공디자인의 힘. 


중앙마을 도시재생뉴딜 공모사업 선정외에도 ▲지역활성화사업 국비150억원(다도해 일출공원 확대조성, 다목적 주차장조성, 가리포 노을길 조성), ▲소규모재생사업(해수족욕시설외 3건), ▲노두리 지역수요맞춤사업(‘20년, 5월 공모선정), ▲항동리 취약지역 생활여건 개선사업(’20년3월 공모선정), ▲성내·남성리 취약지역 생활여건 개선사업(’21년 3월 공모선정), ▲(구)완도문화원 도시재생 인정사업(‘20년 9월 공모선정) 등 총 12건의 공모사업이 선정되어 현재 추진하고 있다.


신우철 군수는 “완도읍 중앙마을 뉴딜사업은 지역주민들이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주민중심과 우리군의 지역적 특성을 살린 역사 및 문화를 바탕으로 해양치유산업과 연계하여 치유, 관광 선도 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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