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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마어마한 촌지, 이거 김영란법 위반인가?

뉴스후, 정홍비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21.09.17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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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보도가 나가고 한 독자에게서 전화가 왔다. 
군의회 속기공무원인 홍비 씨에 대해 묻더니, 누구냐(어떤 사람)고? 그러면서 대단하다고.
그의 말에 이뿐 막내 동생을 자랑하듯 본성이 작용한다. 
이를 은유적으로 표현한다면...
그녀는 어쩜 그리 아름다운가요?
이건 필경 그녀가 태어나던 날에 
천사들이 자신들의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그녀의 머리칼에는 푸른 달빛을, 
그 눈망울엔 별빛을 뿌린 건 아닐까요?

 

 

타인의 가슴을 울리는 공감의 영역 안에서 살기를 꿈꾸는 아름다운 청년, 아직 미장가인 남 K씨가 추천했었다.
역시 보는 눈이 있었다. 
그의 추천을 받고나서 다소 까칠해 부탁을 안하려다가 친한 이가 그라서 여 K씨에게 부탁했다. 자신은 말할 수 없다고 조심스러워하며 난색을 표하길래, “후배를 자랑하는 일인데, 이럴 때는 해줘야지”하면서 다시 채근해 회신된 말은 “요즘 회기라서 인터뷰를 하기 어렵다”는 그녀.
여기에 진짜, 밥태기 한 알로 잉어를 낚으려하는 남자 H과장에게 물었더니 “홍비 씨는 좀 차가워 보이던데...”
당연히 본질을 아니까. 
그런데 그 본질이란 나무의 뿌리와 같다. 
세상의 모든 본질이란 보이지 않는 곳에 뿌리 내리고 있다. 본질은 존재보다 우선하며 본질을 가진 존재는 궁극의 실존을 이루고자 무진장 노력한다. 
그런 노력 끝에 꽃은 피어난다.
꽃의 아름다움이란 그 노력의 산실, 그러므로 꽃이 피어날 수 있었던 건 본질을 가진 존재가 혁명을 꿈꾸기 때문이다. 마음 속 본질의 땅에 자라난 나무는 공중에 떠도는 소리와 모양들에 쉽게 반응하지 않는다. 
쉽사리 호들갑스럽지 않으며 고요한 내면이 푸른 호수와 같아 햇살이 내려오면 말없이 반짝거린다. 
물론 눈을 가져야 그러한 반짝임도 볼 수 있다.
완도군의회에서 가장 본질적인 일을 수행하고 있는 이가 정홍비 속기 공무원.
완도군의회에서 군의원이란 군민의 대의기관으로서 한 명 한 명이 독립기관으로서 그 역할에 충실하고 의회 관계자들 또한 의회가 가진 본질에 집중하는 모습인데 그 본질에 일점 몰입하고 있는 한 사람을 꼽으라면 홍비 씨다.
한 점 몰입이란, 주어진 시간을 모두 써 버리고 바둑판에 한 점씩 둘 때마다 내몰리는 마지막 초읽기 10초와 같다.
의원들의 말과 표정 그 자세까지, 한마디라도 놓치지 않기 위한 그 긴장감과 몰입감, 속기공무원이라면 숙명과 같은 일인데, 일점 몰입이란 그 육체와 지혜 그리고 정신 마음이 가창오리의 군무처럼 하나의 몸짓, 일통을 이루지 않고선 불가능. 수행자의 수행과 별반 다르지 않다.


회기가 열리는 주간엔 특히 신경이 아주 날카로울 것이다. 그건 그 몰입감을 깨뜨리지 않기 위해 저절로 몸과 마음이 애쓰고 있기 때문일 것인데, 보도 후 왕년에 라떼는 말이야?만 되풀이하면서 H 씨보다 더해 밥태기 한 알로 아예 용(龍) 한마리를 낚으려고 하는 J면장의 말. 
“홍비 씨, 기사 무지 잘 봤어요.” 
“홍비 씨가 잘 하는 것 중 하나가 쿠키와 빵을 잘 만든다”고 했다.
그러며 주책없이 홍비 씨에게 전화를 하길래, 그런가보다 했는데, 며칠이 지나 군청 취재를 갔다 점심 무렵 되돌아오려는데 누군가 차를 세우더니 대뜸 봉지 2개를 건네고 도망치 듯 가버린다.
홍비 씨. 봤더니 쿠키다. 2봉지.
무심코 차 뒷좌석에 뒀던 것을 잊은 채 지내다(한 3주 정도 지났을까? 
창간 특집 편집마감날, 갑자기 땡기는 게 포장지를 뜯고서 잠시 쿠키의 자태를 감상한 후 입안에 넣고 한 입 깨물었다. 그러자, 이건 뭐.
우와. 
이거 뭐야! 입안에서 여홍철의 딸, 여서정이 힘차게 도움 닿기로 앞 공중 720도를 비튼 후, 앞니 이빨에 착지하는가 싶더니 앞니를 도움판으로 밟고 다시 힘차게 540도 빽핸드스프링으로 혓바닥에 완벽하게 착지. 
10점 만점에 십점.
다시 혓바닥 뒤쪽으로 앞구르기로 3회 굴러 준 후, 사르르 전해오는 그 맛이란.
구름처럼 부드러운 질감에 몽돌를 쓸고가는 보드라운 촉감에 가슴까지 녹아내릴 것 같은 감미로움. 
안에는 무엇을 넣었길래 이리 고소할까?
한데 섞이자 무엇이라 형언할 수 없는 감각까지 건드리는 오묘한 맛. 사르르 입안에서 녹아내리다가 마침내, 연쇄적으로 폭팔하는 침샘.
음식을 할 때나 집을 지을 때나, 모든 게 하나의 편집이고 그 편집의 깊이는 철학적 요소를 더해 심상이 더해지면 실존의 초극이 일어나는데, 대장금에서 한상궁이 어린 장금에게 물을 떠오라며 물 한그릇에도 정도와 정수, 그리고 심상이 담겨 그릇에 담긴 순간에 음식이 된다했듯, 글 또한 쓰는 순간 문학인데, 홍비 씨가 만든 쿠키 또한 그녀의 심상과 삶의 태도를 그대로 담아낸 것 같다. 
다만 우려되는 건, 세상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맛, 값으로 따지면 은하수 별 하나를 꿀꺽한 느낌으로 항성 하나의 값이라면 어마어마하게 비싼 촌지다. 김영란 법에 걸리지 않을까 싶은데, 후기를 전하면 본래 한봉지는 거마를 성공시킨 J면장을 치하하고 싶어 건네 줄려했더니, 무심하게도 안 먹는단다. 
안 먹겠다고해 김정호 대표에게 1봉지를 줄까했는데 너무 맛있어 다 먹어버렸다는 것.

 


김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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