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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되는 그 감정의 목소리를 존중하는 희나 씨

상처 주지 않는 서로의 언어 세대공감 노희나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21.10.01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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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모인이 통화하는 소리를 들었다.


목소리를 듣고 있자니, 스르르 자동문이 매끄럽게 열리는 듯한, 아니면 가을 첫 빛이 얼굴에 온화하게 포개지는 듯한, 미세하게 달라지는 소리의 깊이가 본능적으로 반응하면서 누군가를 먼저 생각하는 그 듣기 좋은 소리가 반사적으로 끌리길 반복했다.
통화를 낚아 채, 말을 주고받으니 여인의 향기처럼 은은한 꽃잎이 열리는 것 같은데도 불끈 솟아나는 머슬챔피언의 알통처럼 정신의 힘줄이 표출되는 그 마음들.


삶의 궤적이 아름다울 한 사람의 문이 열리는 순간.
노희나. 공공연대노동조합 전남본부 완도지부 부지부장이면서 완도군청 수산경영과 어업권원부 발급을 맡고 있다고 했다.


노동조합 임원, 뭔가 뜻한 바가 있다는 말이다. 처음 노동조합을 가입하고 시작한 게 2015년 7월이었다고.


그 당시엔 의회에서 근무할 때였는데 같이 근무하며 가장 의지하고 믿고 친하게 지냈던 언니(현재 전남본부 부지부장 겸 완도지부 지부장)와 몇몇 친했던 사람들이 형부의 가게에 모였을 때,  형부 식당으로 모르는 사람(현 공공연대 전남본부 본부장과 사무처장 일행)들이와 노동조합에 대해 설명해줬단다. 


"우리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노동조합이 있어야 우리의 삶이 더욱 더 개선될 수 있다"는 말로 노동조합 가입을 권유하기에 '그래! 한번 해보자!' 하는 생각에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고.


가장 어려웠던 순간을 묻자, 희나 씨는 "처음 노동조합을 만들고 나서 조합원을 모집할 때 그때만 해도 노동조합에 대한 사람들의 좋지 않은 편견이 있어서 조합원들을 모으는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또 집에서도 노조를 하게 되면 직장에서 안 좋게 본다며 활동을 못하게 해 그런 점들이 노동조합 활동을 하는데 불편한 진실이었단다.


가장 기뻤던 순간에 대해서도 개인적인 삶보다도 역시나 노조의 일이었다. 임금협상이나 단체협약이 요구대로 잘 체결될 때면 기쁘기도 한데, 더 기쁜 건 조합원들이 “수고했다.”, “고생했다”는 말 한마디를 건네 줄 때 더 기쁘고 뿌듯했던 것 같다고.


삶에서 고마웠던 사람들에 대해선 너무 많아 누구를 우선해야할지 모르겠단다. 노동조합을 잘 모를 때, 늘 곁에서 방향성과 보다 의식적인 조합 운영을 위해 힘을 실어 줬던 김영신 대표와 여러 연대 단체들, 또 "노동조합을 잘 해보라며 다독여 주시던 직장 동료와 팀장님, 과장님들, 완도지부가 힘들고 어려울 때 언제나 멀리서 달려와 준 현 본부장님,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노동조합을 하면서 정말 많은 분들이 옆에서 도와주고 힘이 돼주셨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그 중 가장 고마웠던 사람을 뽑는다면 완도지부 지부장님인 임보은 지부장님, 아니 보은 언니지요"


이유를 묻자, 희나 씨는 "본인이 대표자로서 가장 힘들었을 텐데도, 조합원들이 짜증을 내고 화를 내도 모두 받아주며 오히려 우리에게 미안하다"며 "이 언니 때문에 너희들이 고생한다고 다독여 주는 모습이 정말 언니 같고 진짜 리더라는 생각에 참 고마운 사람이다"고 했다. "아마 보은 언니가 끝까지 우리 옆에서 버텨주고 이끌어주지 않았으면 저도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하고 싶은 말은 "완도지부가 앞으로도 끝까지 모두 함께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완도군청 직원의 한 일원으로써 공무직 모두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모두가 잘사는 희망찬 미래완도를 위해 한 가족처럼 일 할 수 있게 옆에서 많이 응원해 줬으면 한다고.


심장이 꿈꾸는 삶은 우리 삶의 속도만큼 충분히 지속적이다. 그러니 머리보단 심장의 박동을 믿고 그 길을 따르는 사람. 심장의 소리와 함께 지속되는 그 감정의 목소리를 타인이든 자신이든 존중하는 희나 씨, 내 삶을 지금 이 순간, 충만하게 사는 유일한 방법을 아는 것 같다.                                

 

김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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