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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울음소리가 정겹기만 하다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21.11.05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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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쌍둥이 손녀들이 집에 와 있으니 규칙적인 생활은 뒤죽박죽이지만 마냥 즐겁고 집안에 생기가 돈다. 웃음소리는 물론 울음소리도 정겹기만 하다. 세계적인 아기 전문 웹사이트 베이비센터(babycenter.com) 보도에 따르면 할머니 할아버지 육아가 좋은 점 3가지를 조부모가 아이를 봐줄 때 경제적인 측면과 엄마가 계속 직장 생활을 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아이에게 정서적으로 좋은 영향을 주는 점 등에서 엄청난 이익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한다.

 

어디 그뿐이겠는가? 조부모 육아는 정서적으로도 아이에게 많은 도움을 주지만, 아이에게 정성을 다하여 음식을 만들어 먹이고, 책을 읽어 주고, 동화를 들려주는 등 혈연이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랑을 아이들에게 쏟으니 아이가 편안해하게 된다고도 했다.


오후가 되면 돌 지난 손녀들과 유모차로 차가 많이 다니지 않는 군농협 도로로 해서 구) 대중병원 도로를 지나 비석거리로 해서 동네 한 바퀴를 돈다. 마주친 사람들은 저마다의 표정과 몸짓에서 온갖 이야기들이 흘러나온다. 초점 잃은 눈동자로 멍하니 바다를 바라보는 사람, 햇볕에 그을려 까만 얼굴에 깊은 한숨을 짓는 사람, 총총걸음으로 하루를 마감하고 집으로 향하는 시장 사람들, 모두가 두려움과 찌듦으로 지쳐 보인다. 우린 그들을 향해 “안녕하세요?”인사를 보낸다. 그들은 쌍둥이를 보는 순간 놀랍고 경이로운 전환이 이루어진다.

 

그토록 찌듦과 피곤함으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던 사람들의 얼굴이 어느 순간 입가의 근육이 풀리는 듯하더니, “쌍둥이예요?”하며 상큼하고 부드럽고 밝은 희망의 미소가 피어난다. 
약속이나 한 듯 아이를 바라보며 짓는 웃음은 오후에 나른함으로 지쳐 있는 칙칙한 거리를 순식간에 환하게 밝혀준다. 마법의 램프에서 웃음의 향기가 피어오르는 것 같아 쌍둥이를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어 본다. 


우리의 일상이 이토록 어둡고 지쳐만 가는 현실은 꼭 살기 어렵고 힘들어서만은 아닐 것이다. 행복하고 평화로운 향기가 나는 사람이 그리워서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요즘 대한민국의 가장 큰 문제는 매우 저조한 출산율일 것이다. 최근 아기 낳는 통계 출산율을 살펴보면 그 수치가 기하급수적으로 낮아지면서 사태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2021년 합계 출산율이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0.6명대로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지금 현시점으로 계속 인구 감소가 지속한다면 우리나라는 파산할 수도 있다는 학자도 있다. 나이 들어서 아이를 돌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모든 사람에게 조부모 베이비시터가 좋은 일이긴 하지만 당사자들에게는 좋은 것만은 아니다. 물론 손주가 사랑스러워 기쁨이 되기는 하나 어려운 일이 한둘이 아니다. 젊을 때 같지 않아 힘이 모자라 왕성하게 뛰노는 아이들을 돌보는 것도 힘들 뿐 아니라 아이를 보다가 손목이나 허리를 다치는 경우도 흔히 겪게 된다. 이러한 사태의 심각함에 정부에선 출산율을 높이기 위하여 다양한 정책들을 내놨는데 현재로선 실효성이 저조한 상태이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는 피할 수 없더라도 그 속도가 너무 빠르면 교육이나 복지 등 나라 시스템 전체가 흔들린다. 
속도를 늦추기 위해서는 젊은 부부들이 아이를 낳아 기르는 데 도움이 되는 육아 환경을 갖춰주는 것이 최우선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단기적인 인기 영합적 정책이 아니라,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인구 자체가 곧 국가경쟁력의 시대인 만큼 하루빨리 대한민국의 출산율이 회복되도록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 중 하나는 저출산 해소를 위한 후보들의 정책대결이 되어야 할 것이다.

 

김동식 전남문화관광해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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