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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가장 아픈 곳에 서서 세상의 중심이 되어라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21.12.24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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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청소년신문 발행을 준비하면서 처음으로 기사다운 글을 써보았다. 
전에는 수행평가를 위한 글, 감상문 정도의 글 썼다. 스스로 영감을 받거나 소재를 찾아 조사하고 글을 쓰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고등학교에 올라오니 쏟아지는 수행평가로 더욱더 할 기회도 없었다. 


그러던 중 청소년 기자단을 소개받아 참여하니 스스로 자신의 글을 기획하고 소재를 찾으며 내용까지도 조사하여 기사를 작성하는 활동을 할 수 있었다. 
이런 활동 설명을 들었을 때는 해본 적 없는 것이었기에 흥미롭고 설렜다. 
하지만 막상 내 기사를 쓰려고 하니 모든 것이 막막했다. 어떤 형식으로 쓸 것인지, 어떤 주제를 가지고 쓸 것인지, 또 어떤 내용이 들어가야 할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더구나 편집장까지 맡게 되어 다른 친구들의 기사도 도와주고 내 기사도 써야 했다. 편집장으로서 글을 검토해 주고 피드백을 주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하여 일단 그 역할에 더욱 중점을 두기로 했다. 


내 기사는 전에 조사했던 것과 써놓았던 감상문을 토대로 빠르게 완성하였다. 그 후로 다른 청소년 기자 친구들이 제시간에 글을 완성하고 완성도가 더 높은 글을 쓸 수 있게 최대한 노력했다. 미리 기사 소재들을 파악하여 겹치지 않도록 조정했다. 그리고 제출 기간보다 좀 더 일찍 글을 받아서 피드백을 주며 수정하는 과정을 거치도록 했다. 

 

일정상 매우 빠듯한 기간 내에 이 모든 것을 해야 해서 힘들었지만 얻는 점도 많았다. 기사는 읽을 사람(독자)을 고려해서 써야 하는 글이다. 
지금까지 나를 소개하거나 그저 내 생각과 감상을 밝히는 글, 즉 나 자신을 중점으로 하는 글을 쓰다가 타인을 고려하여 글을 쓴다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고려해야 했다. 


우선 글의 초점을 독자에게 맞춰야 했다. 읽기 편한지, 문장이 너무 복잡하여 가독성을 해치지는 않는지는 기본적으로 생각해야 했다. 또 글의 의도와 내 감상이 독자에게 잘 전달되는지를 확인하며 글을 써야 했다. 이렇게 글을 쓰니 남을 배려하는 글을 쓸 수 있게 되었다. 


또한 객관적인 글을 써보며 어체가 글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렇듯 기자단 활동을 하며 글을 쓰는 법에 대해 새로운 것을 많이 알 수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기사라는 글에 대해 새롭게 생각할 수 있었다. 예전에는 기사를 딱딱하고 어려운 글이라고만 생각을 했었다.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기능을 가졌고 학생은 쓸 수 없는 글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청소년 기자로 기사를 써보니 그 어떤 글보다 독자를 배려하는 글이었다. 
다소 삭막하게 느꺼졌던 특유의 어체는 객관성과 가독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었고 그마저도 독자가 편하게 읽을 것을 배려한 것이었다.  


처음 쓰는 것은 어려웠지만 그래도 써보니 나 같은 학생도 충분히 쓸 수 있을 것 같았다. 옆에서 조언해 주는 어른이 있다면 더 좋고 수준 있는 글을 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기자로서 활동을 하면서는 이러한 것들을 느낄 수 있었고 편집장으로서는 또 다른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친구가 쓴 글에 피드백을 준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아직 내가 다른 사람이 쓴 글을 평가할 실력을 갖추지도 않았고 동급생인 입장에서 말을 하려니 힘들었다. 


글에서 수정을 요구한다는 것은 자칫 서로의 자존심을 건드는 일이 될 수도 있기에 조심스러웠다. 최대한 기분이 상하지 않도록 말하려고 노력했다. 
그래도 기자단 친구들이 나를 믿고 잘 따라줘서 큰 트러블이 생기지 않고 서로 대화를 통해 기사를 수정해나갈 수 있었다. 


편집장이라는 리더의 역할을 맡으니 책임감이 생겨 활동을 더 열심히 하게 되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기분이 상하지 않게 말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 
편집장이라는 직책에 대한 책임감과 부담감이 있었지만 기자단 친구들과 함께 해나가니 힘들었지만 뜻깊은 시간이었다. 또 기자는 발로 뛰고, 있는 그대로 보고, 독자가 가슴으로 느끼는 기사, 그래서 기계적 중립성을 넘어 세상의 아픔 곳에서 약자를 위한 시각에서 쓰는 신문, 쉽게 할 수 없는 경험이었고 이 경험이 앞으로 나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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