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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약한 햇살이 외롭게 할지라도 너를 보는 일이다

  • 신복남 기자 sbbn2000@hanmail.net
  • 입력 2022.01.23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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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위에 사는 모든 운명을 사랑한다. 
그래서 수천 년 전에 이름이 지어졌으리라. 하늘은 이 많은 운명을 안내하는 별을 수놓아 놓았다. 지난 시절 라디오에서 노래가 나오면 그냥 따라 하면 어느 날 나의 노래가 되듯이, 땅을 파고 약간만 들어가면 따듯한 온기가 듯이 대지를 밟고 서로의 이름을 불러 부면 그게 의미를 부여하게 한다. 

 

바다를 날아다니는 새들도 새 생명을 잉태하는 때에는 대지를 밟는다. 티끌만큼 작은 먼지도 지상에서 출발하나니 다시 땅으로 돌아오면 씨앗 하나 움켜잡고 싹을 틔운다. 
물 위에 꽃잎이 죽어서도 강으로 바다로 떠난다. 지상에서 순환은 다른 씨앗에게 길을 만든다. 


멈춰다가 다시 들리는 풀벌레 소리가 간신히 이어진다. 우리의 운명도 그렇게 간신히 이어지겠다. 땅에 귀 기울이며 심장을 소리를 듣는다. 오늘도 가물가물한 운명을 애타게 기다림이 있는 데에는 땅 위에 있는 모든 것들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어떠하든 지구 끝까지 가는 것이 생명의 모습이다. 번행초과 송엽국속 다년생 초본이다. 남아프리카가 원산지로 두툼하고 즙이 많은 다육질 잎을 가진 것이 특징이다. 송엽국이란 ‘소나무 잎이 달린 국화’라는 뜻이다. 


솔잎과 닮은 잎과 국화와 닮은 꽃이 핀다는 의미가 있다. 소나무와 같은 상록 식물이기도 하다. 잎 모양과 무리 지어 피는 모습이 채송화와 비슷해 사철채송화라고도 한다. 아마 최근 귀하 식물인 듯하다. 화단이나 길거리에서 많이 보인다. 우리 채송화와 같이 다육식물로서 잎이 물이 많이 들어있다. 바위채송화는 바위틈에서 자라며 산에서 바닷가에 앙증스럽게 핀다. 


갑작스럽게 주위 환경이 달라지면 그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 고생을 많이 한다. 그러나 대부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게 된다. 원산지에서는 사철채송화라고 이름 부르지 않았을 것이다. 사계절이 있는 우리나라에서 늘 푸른 잎으로 있으니 사철채송화라고 이름 부른지도 모른다. 한겨울에도 많이 피지 않지만 양지바른 곳에선 한두 송이 피어있다. 


저녁바람이 댓잎을 부딪치는 소리가 쓸쓸함이 더해가더라도 그 안에 아늑함이 있어 새들이 잠들 수 있다. 매서운 바람과 나약한 햇살이 나를 외롭게 하더라도 길가에 간신히 피어있는 풀꽃 하나 보는 일이다. 대부분 다육 식물들은 잎에 물을 많이 담고 있다. 


그래서 날씨가 추우면 잎이 얼기 십상이다. 그런데 사철채송화는 얼지 않는다. 얼더라도 아주 약한 햇살로 녹인다. 시절에 따라 에너지를 줄이고 늘리면 된다. 어린 시절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노래를 그냥 쉽게 따라 하는 것도 그 노래에 따라 내 마음이 따라가면 가장 편한 옷이 된다. 티끌만 한 먼지가 모여서 하나의 씨앗을 돋게 되니 그것을 우리는 매일 보면서 그 쓸쓸함도 외로움도 위로를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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