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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되고 꽃이 되는 사람들의 아름다운 이야기 2

세계 수호천사대회에 대한민국 대표로 출전해도 좋을 신용웅 씨와 소안면 복지팀

  • 김형진 기자 94332564@hanmail.net
  • 입력 2022.04.07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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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 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그 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지며 별이 빛날 것을 믿는다.
<즐거운 편지, 황동규>

 

단 한 번을 만나더라도 내가 남긴 마지막 사랑인 것이고, 내가 남긴 마지막 눈물이 되는 것이며, 그리고 내가 남긴 마지막 편지가 될 수 있도록. 
설령, 그것이 스쳐 지나갈지라도.


언젠가 진실로 고독해지는 순간이 왔을 때,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마지막 순간은 당신을 부를 것이다. 누군가에게 별을 선물한 순간, 그 순간에 나는 별이 된다는 걸.


지난 주에 이어 그 아름다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계속하자면, 얼마 전엔 용웅 씨의 아버지가 손을 다쳐 해남으로 치료를 받게 되었는데 때마침 친구가 다쳤더란다. 
지나가는 행인이 왜 아버지에게 가지 않았냐고 묻자, 용웅 씨는 "아버지는 해남 병원으로 가셨는데, 크게 다친 것이 아니라서 신경이 안쓰이지만 친구는 상태가 안좋아 광주에 가려한다"고 했단다. 소안면의 구급차가 출동하는 모든 현장에는 그가 있고, 산불 현장과 최근엔 노숙인의 행방을 찾고 안부를 살피는 현장 등 거의 모든 사건 현장에 우리의 용웅 씨가 있다고. 


왜, 그런 곳에 가느냐고 물으면, 용웅 씨는  "특별한 이유는 없습니다"
"그냥, 돌발적으로 몸이 앞섭니다"
한 번은 횡간도에 화재가 나서 소안면 직원들에게 비상이 걸려 급하게 출동하게 됐다고. 직원들은 이번만큼은 용웅 씨가 안 와 있겠지?했는데, 어김없이 용웅 씨가 먼저 와 있더란다. 

 

 

용웅 씨는 직업의 특성상 가가호호 가스를 교체하러 집에 갔을 때, 자연스럽게 집안형편이 눈에 들어오게 된다고 했다. 가스를 교체하러 간 김에 고장난 전기를 봐드리고, 이런저런 얘기들을 나누다가 지금 어떤 문제로 힘들어하는지 알게 된단다. 그러한 얘기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관청이나 공공기관에 대신 문의해 주고 알아봐 주어야 직성이 풀리는 우리의 용웅 씨(위 사진 중앙).


생각보다는 돌발적으로 몸이 먼저 나간다는 그의 말. 소안면사무소 복지팀에도 먼저 전화를 걸어와 “ 팀장님! 그 집 알제라? 가 봤소? 쌀 좀 있으까라? 그 집 완전 우서라 한 번 가봅시다! 그 어르신 퇴원했어라!”
정말, 별처럼 빛나고 있지 않은가!


용웅 씨에게 가장 기뻤던 순간은 2년 전에 소안에 구급 앰뷸런스가 처음 들어왔을 때란다. 그 전까지는 환자를 자차나 용달차에 싣고 이동해야 했는데, 앰뷸런스로 이동할 수 있게 돼 너무 기뻤다고.
앞으로 계획이나 하고 싶은 말에 대해 용웅 씨는 "지금처럼 지역에서 더불어 살면서 봉사하고 싶다"고 했다.


개인적인 계획은 시크릿, 비밀이란다.


소안면 119의 황치화 소방장. 
유럽을 정복한 알랙산더 대왕은 내가 죽거든 나를 땅에 묻을 때 손을 땅 밖으로 내놓아라! 천하를 손에 쥐었던 이 알랙산더도 떠날 때는 빈손으로 갔다는 것을 이 세상 사람들에게 알려 주기 위함이다고 했단다.


나의 하루 하루가 무엇이 중요한 말임을 새삼 깨닫게 되는데, 용웅 씨를 만나는 날은 삶의 운수가 가장 좋은 날이 된다고.


정관우 소방장은 "한마디로 신용웅 님은 소안의 홍반장! 구조, 구급, 화재 현장에 늘 먼저 계시고, 구급대에 도움을 많이 주시는 없어서는 안될 소안도의 자랑스러운 주민입니다"


"그를 보면, 어린왕자가 생각납니다. 어린왕자에서 자기가 알던 장미가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했는데 너희는 누구니?라는 말에 우린 장미야라는 답이 돌아오자 어린 왕자는 자기가 알던 장미가 평범한 존재였던 것인가 하고 생각에 잠깁니다" 
"그러자 여우가 말하죠" 
"평범한 장미가 아니야" 
"네 장미가 소중한 이유는 네가 그것을 위해 들인 시간과 마음 때문이라고"
그는 꽃으로 치면 아름다운 장미 한 송이를 피워내 듯 지금 이순간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가장 잘 보여주고 있는 아름다운 사람이라고.


황영우 전 소안면 번영회장은 "용웅이는 진짜 우리 소안의 인물이며 자랑인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 없습니다"
"한 사람의 생각과 말이 글이 되고 그 글들이 모여져 한 권의 책이 되듯, 우리의 용웅이는 하루하루의 의미를 담아 아름다운 인생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면서 "소안면의 아름다운 책을 써 내려가며 우리 소안면을 더욱 아름답게 펼쳐가는 모습이 너무 기특하고 고귀하다"고.


이 화창한 봄날에, 남친를 옆에 끼고서 꽃구경을 가야하는데 주말에도 복지 근무에 이 봄날이 다 간다며 누구 들으라고 읊조리던 이초희 주무관(위 사진 맨 오른 쪽). 
"오랫동안 내 마음을 달래 주었던 건 아늑하게 그리고 너무 황홀하게 저무는 소안도의 물치기미 풍경이었는데, 용웅 님은 조정웅 면장님의 말을 빌리면 남의 아픔이 나의 아픔이 되는 그런 사람, 바보가 아닐까? 바보야 바보! 너무 행복한 바보!"


그러며 말하길, 소안면에서 물치기미 노을과 용웅 님 둘 중 무엇이 아름다운가는 면민이 투표를 해봐야겠지만, 초희 씨는 용웅 님에게 좀 더 인심을 쓰겠단다.


정상화 복지팀장의 부연.

 

지난 주 보도에 다리가 짧아 보여 웬지 싫어져 왜곡보도가 이뤄졌단 느낌이 들었단다. 실제는 이렇다면서 뒷모습 사진을 다소 긴 듯한(왜곡돼 보이기도) 사진. 


또 "얼굴은 공개할 수 없어요" 단서를 달면서 하는 말.
"나는 요새 어때?라는 물음에 거의 늘 바쁘지 뭐!라는 말을 하곤 했다" 
"그런데 최근 우연히 EBS에서 한근태 님의 강의를 듣다가 한자 바쁠 망(忙)은 ‘마음심 변에 망할 망(없을 무)’이 더해진 글자로, ‘바쁘다’라는 의미는 ‘마음이 망했거나 마음이 없는 상태’로 지극히 부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을 알았다" 


"그때 아! 바쁘다라는 말은 입에 담을 말이 아니구나!"

그러며 자꾸 웃는데, 왜? 웃냐니 신랑 이름이 기자와 동명인 "형진"이라면서 또 다시 천사가 별빛을 뿌리듯 웃는데...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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