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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사라져도 씨앗을 품은 마음으로 다시 피어나

  • 신복남 기자 sbbn2000@hanmail.net
  • 입력 2022.05.19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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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풀도 생명 나무다. 무기물에서 유기물로 전환하는 중간단계의 역할을 한다. 또한 유기물에서 산소를 배출하는 역할도 한다. 
중간의 화학적 담당을 한다. 나무만이 산소를 배출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 눈에 보이지 않지만 이름 없는 잡풀도 이 역할을 한다. 지금은 찔레꽃 향기가 바다를 이루고 있다. 이 향기는 보라색 갈퀴 꽃에 머물다 간다. 오월의 향기는 한없이 넓고 깊다. 


뼛속까지 사무친 그리운 사람이 금방 다가올 것 같다. 갈퀴나물은 서로 얹혀 있는 것 같지만 서로 질서를 유지하며 살아간다. 만물이 생동하는 계절은 서로 질서를 유지한다. 
저만치 서 있는 산들은 연한 녹색의 자리에서 이젠 진한 산으로 변해간다. 나라일락 꽃이 지나나면 함박꽃 피고 들판에 씀바귀 꽃 피면 찔레꽃 향기 자유롭다. 사랑하는 것들이 이렇게 변해만 간다. 만물이 생동하는 계절은 끊임없이 변한다. 


수많은 것들이 변한다는 것은 지구가 건강하다는 뜻이다. 논둑에 갈퀴나물은 농부들에겐 귀찮은 존재다. 


그러나 생명을 다하는 날에 거름용으로 땅을 건강하게 한다. 갈퀴나물이라는 이름은 덩굴손의 형태가 갈퀴모양에 유사하다는 형태적 특징에서 유래한 것으로 여겨진다. 덩굴손으로 다른 물체를 감으면서 길이 80∼180㎝ 정도 자라며 줄기는 네모가 진다. 어린순은 나물로 이용하며 거풍습, 진통, 활혈의 효능이 있어 약재로도 쓴다. 다양한 생각을 받아들인 사회는 건강하다. 생물 역시 다양하게 서식하는 곳은 건강한 땅이다. 그 시대의 문화는 다양성이 얼마나 많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갈린다. 


인위적으로 편을 가르고 편식하는 사회는 앞길이 보이질 않는다. 자연의 숲에서는 질서의 공간이 있다. 서로 엉킨 것 같지만 나름대로 질서를 유지한다. 서로 주고받은 것이 있으면 그 속에 정이 있다. 정은 집중이 아니라 오고가는 자유로운 영역이다. 인위적으로 편을 가르고 어느 집단만이 집중하는 권력은 반드시 망하게 된다. 꽃잎들이 갈퀴 모양이라 갈퀴나물이다. 서로 어깨에 기대면서 꽃을 피운다. 


이것은 자유로운 영역이 있기 때문이다. 식물이 살아가는 방법은 집중이 아니라 흐름이다. 마음과 마음이 이어진다. 
이 흐름의 대류에서 각자의 순수성을 지키기 위해 둥글게 변해야 한다. 잡풀이라 무시해선 안 된다. 


이 지상에서 아름다운 역할을 하고 있다. 햇빛을 받아 탄수화물을 만들고 산소를 배출한다. 
연록의 잎사귀 사이에서 보라색 얼굴을 가졌다.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색상에서 식물이라는 이름으로 아름답게 한다. 강물이 아름다운 건 끊임없이 흐름이다. 갈퀴나물도 곧 있으면 자취를 감추게 된다. 그러나 그 씨앗을 안은 지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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