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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장 친목회 무시하고 실종 현장 찾았던 건‘very good’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22.07.01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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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각 언론사에 전해오는 완도군 주간 행사계획표엔 지난달 28일 오후 6시, 읍내 모 음식점에서 2/4분기 기관사회단체장 50명이 참석한 가운데 친목회가 열린다는 게 눈에 띠었다. 


취재 전, 이 계획표만을 봤을 땐 완도를 대표하는 직분을 가진 이들이 완도의 비전을 공유하며 회합하는 일이 마땅하겠다면서도 한편으론 지방선거가 끝난 직후라 축하연이란 오해도 불러 일으킬 수 있겠고, 무엇보다 현재 완도의 상황이란 전국이 발칵 뒤집힐 정도로 조유나(10) 양 가족의 생사 여부여 온촛점이 모여 있었다는 것. 회의를 한 후 석찬이 진행된 것도 아니고 버젓이 오후 6시에 모 음식점이 명기된 친목회. 군 공식행사라면 어떡하든 군비가 들어간다는 반증인데, 그 돈이 크든 작든 간 정부에서 일하는 사람은 월급을 받는 것도 국민의 혈세이고 활동비 또한 모두 국민이 낸 세금이다. 


그런데 지금이 어떤 때인가? 코로나로 3년여간 엎친데 덮친 격으로 지역경제는 피폐해져 있고 인플레까지 겹치면서 군민의 생활은 더욱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 
군민의 혈세로 밥과 술을 먹은 건 아니다 싶어 논평과 함께 조유나양 가족 실종사건의 주무 담당기관인 경찰서장과 해경서장이 이 자리에 참석했다면 상급기관의 문책이 요구된다는 논평 또한 이어졌을 것이다. 


하지만 취재 결과, 완도군의회 허궁희 의장은 조은아양 가족 실종 사건으로 지역사회가 어수선한 점을 들어 행사 전 미리 집행부에 불참하겠다고 밝히며 불참, 경찰서장과 해경 서장 또한 친목회에 참석하지 않았으며, 또 이들의 친목회 운영비는 기관에서 내주는 것이 아닌 회원들 사비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


이제 남은 것은 신우철 군수의 행보가 궁금했는데, 이날 신 군수는 친목회에 참석하기 전 실종 추정 차량을 발견했다는 동향보고를 받고서, 일단 친목회에 참석해 기관사회단체장들에게 관내 실종사건의 경과를 이야기하면서, 완도에서 일어났던 근령호 사건을 떠올리면서 그 때처럼 사회단체가 실종자 수색에 도움이 될 수 방법을 강구하고 지역사회가 나서 이를 돕자는 의견을 나눴다고.


이후 식사도 하지 않고, 곧장 현장으로 달려가 1시간 가량 머물며 관계자를 격려하고 향후 방향 등을 전해 받았다고. 또 이날 현장엔 주민 60여명이 나와 안타까운 심정으로 구조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는데, 주민과도 이야기를 나누면서 완도군 또한 최대한 돕겠다는 점을 피력했다고.


공직자들은 국민의 혈세인 세금으로 일하는 이들로, 이들에게 국민의 혈세를 지급하며 직업의 안정성을 보장해주는 것은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사익을 추구하라는 뜻이 아니라, 외압에 굴하지 말고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특정 군민이 아닌 보편적인 군민을 위해 소신껏 일하라는 것. 
그렇다고 볼 때 이번 친목회를 무시하고 현장으로 달려갔던 지도자의 판단과 지도자가 있어야 할 곳이 어디인지를 보여줬다는 건, 베스트 행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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