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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 쉬면 사내아이들 바다로 뛰어 들어가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22.07.28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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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도의 동쪽 끝에 있는 동고리는 완도에서도 손꼽히는 자연산 전복 산지인데, 자연산 전복이 나는 곳엔 어김없이 해녀들이 있다. 
신지면에도 해녀들이 있는데, 아주 오래 전 제주에서 온 차봉덕 씨와 김영자 씨는 고령의 나이임에도 아직까지 물질을 하고 있다.

 

해녀 차봉덕 씨는 “물이 잔잔하고 좋은 때는 짚이(깊이) 18미터 정도는 들어가요. 그라면 전북(전복)도 풀 밑 좋은 데에 업져(엎어져) 있제. 풀 속에 매칠매칠헌 데 전북이 있는 자리를 알어 갖고 우리가 이로콤 찾아 댕기지라. 풀 숲 바우 밑에 불그스롬 해갖고 있으면 ‘아 저기 전북이 산다’ 하고 알제. 전북은 매칠매칠헌 좋은 데서만 살지만 딸 때는 어려분(어려운) 데서 따지는 거고만.”


우리가 자연산 전복을 먹을 수 있는 것은 100% 해녀의 물질 덕분이다. 해녀들은 전복이 어디에 사는지 포인트를 알고 찾아다닌다. 길이가 7cm도 못 되는 것은 그냥 두고, ‘굵은 놈’만 딴다. 산소통 없이 물속에 들어가도 3분 정도는 거뜬하다.


“간난 때(어릴 적)부터 해서 한 50년 넘어 했제. 평생 이걸로 애들 낳아 키우고, 신랑 뒷바라지 다 허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봄 여름 가을 겨울 물때 관계없이 파도만 안 치면 바다로 들어가요. 인자 시방 철엔 전북도 허고, 성게·소라도 허고 그렇소. 자연산 전북은 귀해 갖고 100g도 잡고 200g도 잡고 어쩐 때는 하나에 1kg짜리도 잡고 그라제. 양식은 가둬놓고 키운 께 그저 가만히 먹이만 먹고 사는디, 요것은 오만 풀잎을 다 먹고 지 멋대로 돌아다닝께 즈그가 알아서 커서 훨씬 좋지 않겄소?”


한편 동고리엔 방사림으로 심은 해송 300여 그루와 함께 36년의 역사를 가진 신지 동고 초등학교가 있다. 
1963년에 신지동국민학교 동고분교가 개교하였고 당시 새내기 학생이란게 46명뿐이었던 동고리는 점차 학생 수가 늘어나고 32회, 1124명 졸업생을 배출한 후 폐교가 되었다. 폐교가 된 후에도 완도교육청이 관할하며 학생의 집으로 쓰이는 이 학교 숲은 곰솔이 주종으로 조성되어 있는데 식생도 훌륭하고 생육상태도 건강한 편이다. 


마을의 해안가 동고리 해수욕장 배후에 조성되어 방풍림이자 학교 울타리로도 조성되어 1석2조의 효과를 보고 있다. 수림은 완도 학생의 집 정문에서 동고리 경로복지센터까지 니은자 형태이다. 곰솔 250여 그루로 이뤄진 방풍림은 길이가 200m가 넘고 수림폭도 20m를 유지하고 있다. 해송의 나무 나이는 100년 정도로 추정되며 나무 높이는 20m 내외, 소나무 밑의 울타리에는 개교 당시 복층으로 식재한 사철나무가 잘 자라나 바람을 막는 역할은 물론이요, 거친 모래를 막아내는 역할도 충실하게 하고 있음을 확인 할 수 있다.

 

학교에서의 추억을 이야기하면 “학교 5분 쉬는 시간에 모든 사내아이는 밖으라 나가서 바다로 쏙 들어가니 , 무슨 공부가 되겠어? 다 놀자판이지"라며 마을주민들은 그때를 회상하며 웃음꽃을 피운다. 

 

 

동고리의 차용석 이장은 ”내가 바로 그 초등학교 1회 졸업생이야, 동초 다니다가 5학년 때 전학을 갔는데, 선생님은 큰사람 되라며 나한테 번호 1을 주셨지" 그러며 "그 선생님이 사람볼 줄을 알아 하하하“ 라고 말했다.
또 32회 마지막 졸업을 한 학생은 폐교가 된다는 소식을 듣고 어떻게 표현을 해야될지 모르겠다며 서운한 감정이 많이 들었다고 밝혔다.
엄청 크고 넓었던 학교가 점점 쇠퇴하니 마음이 아프다는 주민들은 마을 자원들을 개발하는 사업을 추진하여 옛 추억과 문화를 살려 멋스러운 고향으로 남기고자 한다. 또 어촌마을의 문화와 아이들의 체험교육을 살려 교육도 하고 , 무인도와 같은 섬에 대한 설화로 창작동화가 되어보기도 하고, 마을에서보이는 풍력발전소와 같은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교육 등 아이들이 일상적인 생활에서 경험하지 못한 체험과 교육을 진행하여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한 마을이 되었으면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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