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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밤은 와인색 드레스를 입었다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22.12.08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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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한 번 잡아주실래요?"
이 밤을 아름답게 흔들고 있는 바람의 문장이 손 내밀며 안개처럼 젖어오는 목소리로 속삭였다.
"언제나 곁에 있어요"


"내 영혼으로 들어오는 모든 숨구멍을 찬란함으로 물들였던 당신의 그 시간 속에서"
속삭임을 듣자 "당신의 손을 잡았어요" 
"이제, 이 밤을 어떻게 번져갈까요? 어떻게 물들어가면 되죠?"

 

 

날개를 잃고 떠돌던 바람의 영혼이 경련의 단락을 바꿔 영혼의 어휘들을 마음껏 휘날리는 우리의 라인댄스로!
이 밤, 암수 한 몸의 비익조를 타고서 장엄한 밤바다와 기이한 솔밭 숲을 유유하게 날으며 무아한 진동으로 무한히 확장되는 시공간 속에서.


턴과 크로스턴, 우아하게 이어지는 리버스턴은 신비로운 꿈결이요 넘실대는 파도를 타고 대양을 넘어서는 환희로운 대항해로, 손끝을 당기면 스폰지에 물이 흡수되듯 당신에게로 한없이 빨려들었다가 손끝을 밀어주면 우주의 한 점에서 빅뱅으로 터져나가 온우주를 그려간다. 


그러다 두 손이 포개지면 너와 나, 세상마저 한 줌 남김없이 기화해 모든 게 사라져 버리는 이 밤의 마력으로. 
삶은 누구에게나 몇 번의 춤를 추자고 손 내밀겠지만 그것을 잡을 지는 오로지 당신의 몫.


그때가 오면, 어떻게? 
꽃발을 디뎌요 꽃눈을 맞추고 살며시 꽃손을 잡으면 속삭여 주세요.
전우주적 소곤거림으로 "셜 위 댄스?"
바람처럼 자유롭고, 꽃잎처럼 향기롭게!
절대, 춤바람이 난 것이 아니다. 
시적 순간을 그리고 싶은 것. 


시를 쓸 수 없기에, 그림을 그릴 수 없기에, 음악을 춤으로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었고, 춤으로 그림을 그려 보이고 싶었던 것이었으며, 아름다운 몸짓으로 한 편의 시를 써 내려간 것이다. 춤은 몸의 언어다. 


톨스토이도 “춤은 음성언어보다 더 확실하게 감성과 인지를 전달하는 언어가 될 수 있다”고 했다. 
표현의 수단이 몸이니, 우리는 누구나 춤을 출 수 있는 자격을 갖춘 셈. 


그래서 이 밤을 위해 와인색 드레스를 입었다. 화려한 드레스와 몸의 곡선이 우아하게 드러나는 실루엣, 높고 굵은 하이힐, 층층의 치맛단에 싸여 꽃비가 낙화하듯 빙글빙글 춤을 췄다. 


두드리고, 치고, 차오르는 몸짓이 파도를 타는 듯 했다. 수직의 흐름이 가슴에서 발끝까지 이어지고, 다시 발을 굴러 허공을 끌어내리는 순간 몸의 선이 S자로 휠 때 심장은 멈출 수 없는 북이 되었다. 


무아의 경지,  몸속에 갇혀 있던 영혼이 몸 밖으로 솟구치나 보다. 의식과 무의식을 넘나드는 황홀의 순간, 아~ 그녀는 누구인가.

 

 

지난 1일(목) 오후6시부터 노화읍 솔밭쉼터에서 열린 2022 노화읍 주민자치 문화콘텐츠사업 갈꽃섬 트리행사가 많은 주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성황리에 끝났다. 
노화읍주민자치위원회(위원장 김남일)가 주최한 이날 행사에는 완도군의회 박재선 산업건설위원장과 김원식 번영회장을 비롯한 노화읍 기관사회단체장, 내외 귀빈 등 300여명이 솔밤쉼터를 가득 메운 가운데 모처럼 주민들은 화합과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행사장 점등식을 시작으로 작은빛 음악회, 2023 희망의 우체통, 한컷 콘테스트가 진행됐으며, 갈꽃섬 트리행사 행사장 점등기간은  2023년 1월 2일까지 운영 완도군 동절기에너지 절약 추진으로 점등시간은 18시~22시 까지 후 소등이다.


노화읍 주민자치 위원회가 금년 처음 시도하는 갈꽃섬트리 행사는 미숙한 부분도 여럿 있었지만, 오히려 주민들로부터는 신선하면서도 소소한 행복을 만끽할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행사 준비에 수고가 많았던 김성준 님, 안진희 간사님, 그리고 공연에 참여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노화읍주민자치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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