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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그립다면 그리움을 그리는 꽃잎 키워요

  • 신복남 기자 sbbn2000@hanmail.net
  • 입력 2023.01.12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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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아름다운 사람이 되고 싶다. 나이가 들수록 더 붉게 물들고 싶다. 네가 바라고 보고 있는 곳에서 시들지 않는 꽃이 되고 싶다. 


세월이 갈수록 가슴에 깊은 영혼의 강물에서 반짝이는 그리움의 대상이 되고 싶다. 한 여인의 꿈은 나의 곁에서 속삭이는 이야기가 되고 싶다. 나뭇잎 떨어지기 전에 이미 철새 떠나가고 겨울나무 위에 첫눈이 되고 싶다. 꽃은 늘 너의 곁에서 붉은 눈물이 되고 싶은 걸까. 


가까이 있으면서도 손 내밀지 못한 그리움은 오직 눈빛으로 사랑하기 때문이다. 오직 순결한 마음만이 너를 만질 수 있을 것 같아 하얀 빛을 기다리고 있다. 불완전한 여신은 너를 통해 온전한 세상을 보았다. 하늘은 너를 통해 아름다운 꽃을 보낸다. 
상처가 있는 곳에선 꽃잎으로 새싹을 돋게 하나니 그곳에 희망이 보이더라. 제라늄의 꽃은 남아프리카가 원산지다. 


18세기 들어왔는데 그리 오래된 꽃도 아니고 최근에 들어온 꽃도 아니다. 어느 집에 가도 화단에 이 꽃은 빠질 수가 없다. 겨울엔 창가에서 마음을 밝게 해준다. 대문을 열고 들어가면 제라늄이 피어있으면 누이 같은 여인이 있다. 중년의 여인이 클래시컬한 가곡이 울려 펴질 것 같다. 


제라늄은 전 국민의 여인들이 좋아하는 꽃이다. 약간 건조하게 기르면 잘 자란다. 화분에 담아 계절에 따라 위치를 옮긴다. 지금은 햇빛이 잘 들어온 창가에 앉아 있다. 붉게 비쳐오는 그리움도 아침햇살이어라. 늘 기도하라. 늘 깨어있으라. 오늘은 너로 인하여 하루가 시작된다. 너는 항상 순간이었고 바로 옆에 있는 존재다. 인생은 조각배처럼 흘러간다. 그것이 순간 멈춰있을 때 너는 꽃이 되어주었다. 


세월의 강물에 반짝이고 싶은 그대는 밝은 영혼의 사랑이 되고 싶다고 한다. 목소리가 가늘어지지만 마음은 더 깨끗해지고 정직하고 싶다고 한다. 한밤의 꿈결에 친정엄마가 와서 꽃을 보러 왔는데 가시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종교가 없더라도 제라늄이 집안은 신앙의 노래가 울려 퍼진다. 아름다운 클래식 음악이 울려 나온다. 


온 사랑의 물결이 반짝인다. 한 여인이 아니더라도 그리움이 많은 사람이면 창문 아래 한 그루 제라늄을 키우면 된다. 그도 사람이 그리울 테니 말이다. 살아있는 것들이 서로 사랑하면 마음의 평온이 온다. 아침 노래에 햇살을 타고 들어오면 하루의 첫 축복이다. 


그도 어느덧 친정엄마가 되었을 것 같은 세월이 되었다. 붉게 핀 제라늄은 붉은 열정을 대신 태우고 있다. 늘 변해가는 세월 속에서도 다시 사랑에 눈뜬다. 한때 사랑의 열정이 없는 사람이 없었을 것이다. 다들 그런 그리움을 달고 있었기에 지금까지 관성력이 적용된 지도 모른다. 사계절 내 마음속에 피어 있는 꽃은 붉더라. 그 열렬한 마음이 제라늄의 꽃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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