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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내 생태계가 건강하면 무병장수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23.03.02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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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봄이 다가오는 듯한 시기에 12번째 장에 관한 이야기를 가지고 돌아온 김약사 김원국입니다. 우리는 완도 바다를 바라보며 살아왔으니 해양 생태계라는 말을 한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그럼 해양생태계하면 어떤 그림이 머릿속에 떠오르시나요? 뭔가 다양한 생물들이 가득가득한 바다 속 모습이 그려지실까요? 이 모습을 과학적으로 분류해 보면 바다에는 다양한 동물 식물들을 포함하여 곰팡이 같은 진균, 해조류 같은 원생생물, 깊은 바다와 같은 극한의 환경에 사는 고세균, 그 밖의 다양한 세균들과 바이러스들이 모여서 해양생태계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러한 생태계를 구성하는 생물들 중에서 눈에 보이지 않을만큼 작은 생물들을 미생물이라고 우리는 부릅니다. 요약하면 해양생태계는 진균, 원생생물, 고세균, 세균, 바이러스 같은 미생물과 동식물로 이루어져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해양만 그럴까요? 육지도 마찬가지입니다.


아프리카 케냐와 탄자니아의 세렝게티라는 열대초원은 거의 모든 종류의 동식물이 조화를 이루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 세렝게티 국립공원의 생태계도 해양생태계처럼 다양한 동식물과 미생물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육지에 살든 바다에 살든 동식물은 미생물과 함께 살아갑니다.


그럼 우리 인간은 어떨까요? 인간은 몸 밖에 있는 미생물과 함께 살아가지만 우리 몸 안에서도 다양한 미생물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미생물 눈으로 보면 미생물들은 우리 인간의 몸을 하나의 생태계로 보고 피부에서부터 구강, 위, 소장, 대장까지 나아가 인체 내부까지 자신들이 살아가야할 공간으로 보고 있는 것입니다. 그럼 어떤 생태계가 건강한 생태계일까요? 바다든 육지든 다양한 종들이 서로 조화롭게 균형을 이루며 살아가는 것이 건강한 생태계라고 볼 수 있듯이 우리 인간도 우리 몸을 건강하게 하는 다양한 미생물들과 조화를 이루고 살아갈 때 우리 인간이라는 생태계도 균형있고 건강하다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럼 우리 몸은 세포로 이루어져 있고 그런 세포들은 미생물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데 그럼 우리 몸의 세포는 몇 개나 되고 미생물들은 몇 개나 될까요? 과학자들이 논문에 발표해 알려준바에 따르면 몸무게가 70kg정도 성인이라고 할 때 우리 몸의 세포는 30조개 정도 되고 미생물은 적게는 100가지 많게는 1000가지 이상의 종류들이며 수적으로는 38조개 정도이고 그 무게는 200g정도라고 합니다.


그럼 우리 몸의 주인은 우리인가요, 우리보다 많은 미생물인가요? 이처럼 우리 몸은 어찌보면 숫자면에서 미생물과 거의 함께 동거하는 사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마이클잭슨의 You are not alone이라는 노래의 가사처럼 미생물들이 평소 우리에게 “당신은 혼자가 아니에요. 내가 당신과 함께 여기에 있어요”라고 외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동거인인 미생물들의 존재를 존중하고 인정하고 있을까요? 혹시 그들이 먹고 살아야할 최소한의 먹이마저 주지 않으면서 소홀히 하고 있지는 않을까요? 


그럼 우리 몸의 미생물들은 피부, 구강, 위, 소장, 대장에 퍼져 있지만 대부분 어디에 있을까요? 정답은 대장입니다. 


38조나 되는 미생물들 대부분이 소장을 지나 만나게 되는 대장에 많이 분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미생물들이 사는 우리몸의 생태계를 장내생태계라고 부릅니다. 영어로 소통하는 과학자들은 미생물이 영어로 마이크로브이고 생태계가 영어로 바이옴이기 때문에 줄여서 장내생태계를 마이크로바이옴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즉, 미생물이 사는 장내생태계를 마이크로바이옴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 마이크로바이옴이라고 불리는 장내생태계는 구성하는 대부분의 미생물은 세균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세균이라고 하면 나쁘고 더러운 이미지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세상도 착한 사람과 나쁜 사람들도 함께 살듯이 세균의 세계에도 유익한 균, 유해한 균도 있습니다. 다만 장내생태계는 유해한 균이 적을수록 좋으며 자연생태계처럼 인간의 대장 속에 유익한 균이 균형을 이루고 다양할 때 좋다는 점을 알아두시면 좋습니다.


우리 몸안의 미생물들이 사는 장내생태계는 왜 대장이 주 무대이고 거기에 세균이라는 미생물들이 대부분 모여살까요? 바로 세균들은 인간이 먹은 음식물들 중 소화, 흡수하고 난 뒤 대장으로 넘어온 인간이 소화하지 못한 찌꺼기들을 먹고 살기 때문입니다. 대단히 훌륭한 일을 하는 동거인들 아닌가요?

 

더 나아가 세균들은 자신도 먹고 살고 그리고 인간에게 영향을 미치는 천가지가 넘는 다양한 대사산물을 만들어 대장벽을 통해 우리 림프액이나 핏속으로 보내기 까지 합니다. 예를 들면, 유익한 균들은 우리가 소화 못시킨 식이섬유도 분해하고 비타민B 몇가지도 만들고 비타민K까지 만들어 우리 몸을 건강하게 만듭니다. 또한 몸에 좋은 지방산을 만들어 대장점막을 두텁게 하고 우리 몸에 에너지원으로 제공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만약 인간이 미생물들 먹이가 부족한 식단을 하면 대장에 유익균들은 줄어들고 배고픈 세균들은 장점막을 갉아먹어 장점막에 틈새가 생기기까지 한다. 이처럼 장내 미생물의 생태계 균형이 무너지면 장벽이 누수가 생길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유해균은 쉽게 늘어날 수 있는 환경이 되고 장내불균형으로 생성된 다양한 유해 물질들이 쉽게 누수된 장점막을 통해 들어와 각종 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장내 유익균들이 균형을 이루고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면 건강한 몸을 만드는 다양한 물질을 만들지만 유익균의 균형이 깨지고 유해균들이 늘어나면 장점막 틈새가 생기고 유해한 물질이 들어가 각종 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 밖에도 장내생태계인 마이크로바이옴은 우리 면역과 우리 뇌와 각종 우리 장기와 깊은 연관이 있는데 그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다음 시간에 본격적으로 해 보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김원국 향우 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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