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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 해외서 찾아오는 유명 해양레저 관광지 만들고 싶어

뇌과학연구원으로 일하다 세계일주를 끝마치고 완도에 정착한 그랜다이버 김현중 씨

  • 김형진 기자 94332564@hanmail.net
  • 입력 2023.04.06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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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소년이 꿈을 안고 침범할 수 없는 존재 앞에서 최초로 낯설고 신비스러운 바다를 발견했다.
바다는 유일한 자연이었고 결코 정복될 줄 모르는 영원한 나였지만, 소년이 바다에서 받은 감동과 경이로움은 무의식 속에서 무한한 가능성으로 커 가고 있었다.
이후의 모든 바다는 그때의 복사판에 지나지 않았다.


아이는 수많은 넘어짐 끝에 걸음마를 배우고 뛸 수 있다. 우리의 정신 또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성장한다. 한 세계를 깨고 또 다른 세계로의 성장은 독수리가 알을 깨고 나오는 아픔을 겪지 않으면 안 된다. 


출렁거리던 무의식의 바다, 철이 들어가면서 출렁거림은 미지의 세상을 향해 떠나라는 재촉의 소리로 들렸다. 떠나라! 떠나라! 증기기관차의 기적 소리처럼 외쳐댔던 그 소리에 얼마나 소스라치게 놀라며 가슴 두근거렸던가!
크로노스가 아닌 카이로스로 바뀌는 순간, 나는 당신의 바다 속으로 몸을 던지고 당신의 존재로 말미암아 마지막 바다를 바라보았다.


신비로운 존재의 물가에서, 태초의 신이 당신을 보았듯, 나는 당신의눈망울 속으로 그렇게 뛰어 들었다.


시공간의 허구를 망각한 채,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는 구차스러운 욕망이나 이유를 떨쳐버리고, 오로지 이 우주의 공간 속에서 하나의 별과 또 하나의 별이 우연히 만나는 것처럼, 인연의 신비로움으로. 그 시공간에 비춰진 낯설고 아름다운 당신이라는 존재를 나는 그렇게 만났다.


당신을 만나는 것이 성장의 신비로, '나'라는 익숙한 것으로부터의 이별이 자발적 동력에 의하여 이루어질 때 당신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고, 당신을 위해 '나' 밖의 세계가 약육강식의 피비린내 나는 전장인데도 기꺼이 '나' 밖으로 나와 전투에 휩쓸려 찢기고 깨지고 장렬하게 전사할 수 있다는 것. 당신을 만날 때의 '나' 그때의 '나'가 새로운 '나'를 만난다.

 

 

이름도 생소한 그랜다이버라고 했다. 
대학에서 뇌공학을 전공하여 한국뇌과학연구원에서 근무하다가, 아내와 함께 세계일주를 계획하고 2011년에 퇴사하였다고. 


1년간의 세계일주를 마치고 2012년부터는 서울 강남 지역에서 외국인 전용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함과 동시에 관광 정책 분야에서 지역 활성화를 위해 일하였단다. 또한, 취미로 즐기던 해양 레저 활동에 매력을 느끼게 되어 본격적인 관광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2022년 스쿠버 다이빙 및 수중 응급 처치 강사 자격을 취득하였다고. 
현재는 완도에서 '그랜다이버'라는 해양 레저 교육 센터를 설립하여 스쿠버 다이빙 강사 활동과 함께 지역 관광 정책 컨설팅을 하고 있다고.


그는 10여 년간 스쿠버다이빙에 빠져 살며, 항상 아쉬웠던 것은 국내 스쿠버다이빙에 대한 낮은 인식과 환경의 열악함이었다고. 
그러며 "어찌보면 국내의 다이버 양성은 군부대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그렇다보니 해양환경의 보전이나 관광산업으로써의 인식 등이 매우 부족했습니다. 다이버들은 수중 생물을 불법 채취하며 어민들과 충돌을 일으키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 이로 인해 지금까지도 어민들은 다이버들을 경계하고 있지요." 
"이는 지역경제의 큰 수익원으로 발전할 수 있는 수중레저 활동이 지역사회로부터 외면당하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또한, 다이버들 역시 우리나라 바다는 볼거리는 없고 먹거리만 있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어, 이를 깨고 싶은 욕심도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완도를 여행하면서 알려지지 않은 멋진 곳들이 너무나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해양레저 교육을 통해 완도가 가진 수려한 바다 환경과 바다 생물들을 소개하며, 함께 경험한다면 자연스럽게 완도가 관광지로 더 많이 알려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었다고 했다. 더 나아가 완도를 해외에서도 찾아오는 유명한 해양레저 관광지로 만들고자 하는 것이 꿈이기도 하단다.


기억에 남은 사람에 대해 그는 완도로 귀향해 현재 사회적기업 완도네시아를 운영하고 있는 김영아 대표를 세계일주를 할 때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만났다고 했다. 그 인연으로 지금까지 끈끈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고. 


그러한 인연으로 완도에 자주 방문하게 되었고, 완도를 방문할 때 마다 하나씩 알아가는 완도의 아름다움에, 그리고 고향인 완도의 발전을 위해 쉼없이 노력하는 김영아 대표의 모습에 이끌려 서울에서 하던 일들을 접고 완도로 내려오게 되었다고 했다.


완도로 내려오기 전, 시장조사 차원에서 빅데이터를 통한 완도군의 연관 검색어를 분석해 보았더니 연관검색어 1위가 ‘출장’ 이었다고. 
수려한 관광자원을 가지고 있는 완도에서 관광객보다는 출장객이 완도를 더욱 적극적으로 찾아본다는 믿기 힘든 통계라고 했다. 
또 완도의 긍정적 연관어는 ‘무료’ 였는데 완도관광의 면모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결과였다고 생각한단다.


지속가능한 관광을 위해서는 경제적 순환이 1차적으로 필요한데, 관광객이 와서 소비를 하고 그 소비가 지역경제로 흘러 들어가야 하는 것. 
무료체험, 할인관광과 같은 홍보는 단시간에 유입인구를 늘릴 수 있는 방안은 될 수 있으나, 오히려 지역 관광의 가치를 깎아내리는 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전하기도. 


민간 업체들은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행정에서는 관광인프라를 다져 완도의 관광상품이 충분간 가치를 지불할 만큼의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관광도시 완도로 나아가는 시작이 되어야 할 것이다고. 요즘의 소비자들은 가치에 상응하는 지불을 할 준비가 충분히 되어 있다면서 완도 관광 발전을 위한 제언 또한 아끼지 않았다.


하고 싶은 말에 대해 그는 "제가 꾸려나갈 해양레저 교육사업이 완도의 해양레저관광의 발전에 큰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교실에서 하는 교육으로써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해양실습과 체험 등이 연속적으로 이어져 나가 지속가능한 완도관광의 생태계가 만들어 지려면 관련 관광업 종사자들과 완도군 그리고 마을주민들의 끈끈한 협력이 필요합니다" 


"미지의 결과에 대한 사업개진의 두려움도, 그동안 경험을 통해 느껴왔던 서로간의 불신들도 모두 떨쳐 버리고, 이제는 새로운 시작의 앞에서 서로 믿고 의지하며 한발 더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완도 주민들은 완도가 얼마나 아름다운곳인지 알고 있습니다. 이제는 세상 모두가 알아야 할 때입니다"


산 자에게 유일무이한 보물은 누구의 지배도 받지 않으면서 아무도 지배하지 않는 것.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자유이고 진정한 자립이며 진정한 젊음으로써 그가 바다에 사는 남자, 마린보이 그랜다이저 김현중 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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