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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VS 인간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23.04.27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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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 ‘매트릭스’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었다. 빠르게 전개되다가 슬로우 모션으로 배우들의 액션이 섬세하게 표현되는 것을 영화 상영 내 지켜보면서 열광했던 기억이 있다. 


주인공이었던 해커가 자신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상한 일들을 느끼고, 그에 대해 진실을 알려주겠다며 접근하는 이를 따라 모험을 떠나게 되는 스토리인데, 그가 알려주겠다던 진실이란 현재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모든 현실은 사실 인공지능이 인간들을 지배하기 위해 만든 허상이며, 실제 세계의 인간들은 인공지능의 에너지원이 되어 사육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인공지능이라는 것에 대해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두려움을 정확히 영화로 구현해 낸 영화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2016년, 신규 발령을 받고 치열하게 한창 일하고 있었을 때였다. 그해 3월에는 전 세계가 세기의 바둑 대결로 열광하고 있었는데, 구글에서 개발한 딥마인드 인공지능 프로그램인 알파고와 대한민국이 자랑하는 이세돌의 바둑 챌린지였다. 딥마인드 인공지능 프로그램이라는 것은, 인간이 학습하는 것과 같은 알고리즘으로 인공지능이 경험을 흡수함으로써 지적 능력을 향상시켜 가는 것을 의미한다. 


알파고가 처음 바둑을 시작했을 때에는 평범한 하수 정도의 실력이었지만, 수십만 개의 인터넷 상에서 사람들이 두었던 기보들을 입력하고 학습하자 세계랭킹 1위의 이세돌 기사를 5전 4승 1패의 성적으로 압도해버릴 정도의 실력으로 성장했다.
그로부터 7년이 지난 2023년, 올해 초 사람들은 또 다른 인공지능 프로그램의 출현에 열광하고 있다. 바로 챗GPT라는 프로그램이다. 


웹 상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자료들을 답변에 활용할 수 있으며, 이는 텍스트(문자), 그래프, 그림, 사진 등 다양한 형태의 자료가 모두 포함된다. 테슬라의 창업자로 유명한 일론 머스크가 세운 OpenAI라는 회사에서 개발한 프로그램인데, 답변 내용과 자료 활용 알고리즘이 워낙 정교하여, 실제 대학교 재학생, 혹은 대학교 졸업자 정도의 인간이 썼다고 해도 믿을 정도로 양질의 답변을 얻을 수 있다. 


필자 또한 올해 초 디지털 리터러시 핵심교원 연수로 서울에 가서 교육을 받을 기회가 있었는데, 현장의 앞서가는 선생님들도 인공지능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올해 필자는 평가계획을 세우면서, 챗 GPT를 활용한 수행평가를 모든 교과에 넣었다. 사실 새로운 인공지능이 출현할 때마다 사람들은 기대감도 가지지만, 또 한편으로는 두려움도 가진다.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체해버리지 않을까?’, ‘인공지능이 인간을 뛰어넘어 지배하게 되지 않을까?’ 등의 두려움이다. 하지만 이러한 두려움은 기계가 처음 출현해 공장에서 사람의 노동을 대체하기 시작했던 1870년대 영국에서도 똑같이 발동했고, 이는 사람들이 기계를 부수게 되는 러다이트 운동이라는 사건으로 표출되었다. 


그러나 기계는 여전히 인간을 정복하지 못했고, 인간은 기계를 활용해 역사상 유래 없는 번영의 시기를 누리고 있다. 


항상 어떠한 존재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은 중요한 것 같다. 그렇다 하더라도, 두 존재가 함께 협력하여 더 나은 대안을 찾고, 더 효과적인 해결방안을 함께 고민하고 좋은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다고 한다면, 서로의 손을 잡지 않을 이유가 없다. 앞으로도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에서, 인간과 인공지능의 따뜻한 동행을 기대하면서, 열심히 수업자료를 만들어 보겠다 다짐해 본다. 

 

 

 

최재원 완도중학교 사회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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