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어진 스승으로부터 나와 세상이 놀라도록 이름을 떨치며

완도 역도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미래 3부

  • 김형진 기자 94332564@hanmail.net
  • 입력 2023.04.27 13:08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광윤 체육진흥과장. 2주 앞으로 다가온 전남체전을 앞두고, 그야말로 호랑이 눈썹 휘날리 듯 뛰어다니는 모습인데, 언젠가 묻기를 어떻게하면 글을 잘 쓸 수 있나요?
그 물음에 대한 만고의 답변을 전해줬다. 


"목숨을 걸면 잘 쓴다. 근데 이렇게 말하면, 또 누구나가 글 쓰는데 어떻게 목숨까지 걸어요? 그러면 하게 되는 답변, 그래서 못쓴다"  쉬운 일은 아니다.
사실, 좋은 글이란 시(詩)가 아니다. 


그 보단 시적 순간이다. 시인의 눈은 황홀한 열광 속을 날아다니며, 하늘에서 대지를 내려다보고, 대지에서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느껴지는 전율 속에 뜨거운 마음을 내던지면서 모든 가능성 속에서 마법의 한 순간을 찾아 현실로 만든다. 그 시적 순간이란 또, 청해정의 사두로 있는 최광윤 과장이 활터에서 활을 쏘기 전의 상태를 만들기까지의 과정 그리고 마지막, 그 화살을 당겨 과녘의 정중앙에 꽂는 순간과 같다고 말해줬다. 


시적 순간이 높아질수록, 올림픽 경기와 같은 중요 경기, 또 월리엄텔이 머리 위에 사과를 올려 놓고 쏘는 상태에서 전혀 동요하지 않는 정중동의 상태를 이룰 때, 그 순간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나의 상태, 그래서 가장 깊이 들어간 상태가 가장 높게 올라간 상태가 되고 가장 고요함 속에 들어가 멈춘 상태가 가장 빠른 상태가 되는 것.


역도도 다르지 않다고 했다.
그랬더니, 그 말을 듣고 있던 서호철 감독 또한 맞다고 했다. 요즘 말로 서 감독은 국대 출신이다. 한 나라의 대표, 국가대표를 지냈다면 모든 면에서 자신의 끝을 가봤다는 방증. 


완도에서 국가대표를 가장 많이 배출한 체육 종목역시 역도인데, 이렇게 많은 국대를 배출해낸 지 몰랐다.


2004년 기사를 보면, 정재훈(3년·18), 서호철(조선대 1년·19), 지훈민(고양시청·20) 등 3명이 이름을 올렸는데, 이들은 태릉선수촌에 입촌해 합숙훈련에 들어갔다. 이들은 모두 완도중-완도수산고 1년 선후배 사이인데, 지난 2002년 전국체전에서 색깔은 다르지만 각각 3개의 메달을 목에 걸며 창단된 지 2년째인 `초보' 팀을 전국에 알렸다.
당시 기사에서 서호철 선수의 경우, 춘계대회 62㎏급 3관왕이자 대학·일반부 포함해 대회 MVP를 차지하며 국가대표에 첫 발탁됐다고.


현재 완도군청 역도실업팀은 서호철 감독을 비롯해 현 국가대표인 이양재(29)와 강민우(23) 김동민 남자 선수 3명, 그리고 임정희 여자 선수 1명 등 총 5명으로 구성돼 각종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면서 완도군 홍보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고.

 

 

서호철 감독은 항일의 섬, 소안면 출생으로 완도중앙초-완도중(중1 역도시작)-완도수산고-조선대학교-국군체육부대(상무)-수원시청 소속으로 2012년에 결혼, 아들 셋(10살, 8살, 5살)을 뒀으며, 서 감독의 부모는 현재 완도읍에 거주 중이라고.


2021년도부터 완도군청 직장운동 경기부 역도실업팀 선수들의 전반적인 훈련 방향과 대회 준비, 대회 출전 지도 감독을 맡고 있단다. 원래는 고향으로 내려올 생각은 없었다고. 은퇴 후 지도자 생활을 하다가 재활트레이너 일을 하고 있었는데, 그때 은사인 이영래 스승이 현 지도자 자리를 제안해줬다고 했다. 


나름 안정적인 삶을 영위하고 있었기에 고심이 컸는데, 부모님이 완도에 거주하고 고향 후배들과 오늘의 자신이 있기까지 애써 준 지도자 선생님들, 특히 완도군은 전라남도 역도 역사에서 전통의 명문. 여기에 완도중학교 이영래 스승의 헌신적인 지도는 훌륭한 기량의 많은 선수들을 배출시켰고, 그 뜻이 가슴에 있기에 스승이 그랬던 것처럼, 선수 시절 노하우와 역도의 가치를 선수들에게 전해줘야겠다는 사명감이 들었다고.


어려웠던 순간은 아무래도 부상의 순간이 아닐까 싶다고 했다.
매일매일 구슬땀을 흘리며 힘든 훈련과 대회 출전을 위한 최선의 노력, 그런데 훈련 중이나 대회 중에 부상을 당하는 순간이 오면 심적으로 가장 힘들다고. 다시 재활의 과정 또한 정말 고통스럽다고 했다. 복귀하는 순간까지 몇 배의 노력을 해야한다고. 
이런 것을 경험해봤기에 후배들에겐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더 공감해 주면서 독려하려 한다고.


기뻤던 순간에 대해 운동선수라면 누구나가 그렇듯, 항상 생각하고 꿈꿔왔던 국가대표.
그럴려면 전국체전 금메달과 신기록이 자연스러운 목표가 되어야 하는데,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고 했던가. 그렇게 원하던 꿈이 마침내 이루어졌단다.
2003년 고등학교 3학년 마지막대회인 제84회 전국체전대회에서 학생신기록 2개를 포함해서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로 목표 달성을 했었다고.
이영래 스승의 체계적이고 헌신적인 지도, 그리고 그 누구보다 열심히 훈련했으며 후원회의 큰 도움으로. 


목표로 정한 기록을 달성했을 때의 그 성취감이란 이루 말할수 없이 기뻤다고. 그 해 국가대표 상비군팀에 합류하여 국가대표의 꿈에 한걸음 다가서게 됐으며, 다음해인 2004년 국가대표에 선발되어 세계주니어선수권에서 금메달을 수상하였단다. 
서호철 감독은 "역도라는 운동은 하루라도 게으르지 않고 성실히 훈련에 임해야 좋은 성적이 나온다"


"꾸준하게 성실함을 유지하면 운동 자체에 재능이 부족해 좋은 성적이 나오지 않더라도 그 성실함이 기본이 돼 사회생활에서도 유지되는데, 어떤 위치 어떤 자리를 가더라도 인정을 받는다"고 했다.


"최경주 프로골프선수와 고광구 광주시체육회 역도감독(완도중 40회), 최경주기념골프연습장 장명철대표(전 전남역도연맹회장, 현 광주시역도연맹 회장)가 그런 분들이다"고 전했다.
1998년도 중학교 선수시절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여름방학 겨울방학 때 합숙소 생활을 했었는데, 매끼니마다 식사 준비를 같이 하면서 힘들고 고단했었죠"
"하지만 매주 수요일 훈련 후, 닭백숙과 삼겹살을 격주로 이영래 스승께서 준비해 주셔서 13명의 중학교 선후배 선수들이 함께 나누며 맛있게 먹었었던 기억이 오래도록 남아 있는데, 한솥밥을 먹는다는 의미, 그때가 참 좋았어요"


전지훈련 때에는 서울체고로 전지훈련을 갔었는데, 서울이라는 경험도 해보고 그 지역 훈련법과 지역특색을 접하면서 새로운 경험이 됐다고.
대회 출전 때마다 전국 각 지역을 방문했을 때, 항상 설레고 기대감이 부풀었다고 했다.


2002년 전국체전에서 지훈민 선수가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를 획득하고 서호철 감독은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획득해 완도대교에서 완도수산고 운동장까지 카퍼레이드를 할 때가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가장 고마웠던 사람에 대해선 이영래 감독이 말했던 것처럼 후원회를 꼽았다.
서호철 감독은 "1990년 초에 결성된 완도역도 후원회는 현 윤배현(건강마트약국) 후원회장님을 비롯해 30여명의 후원자님들이 역도 훈련장, 역도 장비, 식사(간식, 목욕, 약품, 부식) 등을 30여 년동안 역도 선수들을 위해 지원해주고 계시는데, 정말 고맙고 완도 역도가 있게한 산증인들이다"고 했다.


하고 싶은 말에 대해 서 감독은 "완도 역도 발전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힘써준 역도 후원회와 신우철 군수님, 의원님들, 체육진흥과 최광윤 과장님과 이하 관계자분들의 도움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또 "오늘의 완도 역도는 완도군민께서 믿고 성원해 주신 덕분이며, 완도군청 역도 팀이 전국대회에서도 당당히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이유기도 합니다"
그리고 역도에 대한 편견 하나가 역도를 하면 키가 안큰다는 인식이 강한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고. 


역도는 체급경기라서 키가 작으면 근육량이 많기 때문에 유리해 작은 체구의 선수들도 많지만 중량급으로 갈수록 키와 덩치가 큰 선수가 유리해 큰 선수들이 많다고. 키가 작으면 유리할 뿐 그렇다고 작은 선수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설군 이래 완도군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5월 전남체전대회와 10월 전국체전 역도 종목이 완도군에서 개최되는데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시간이 되시는 군민 여러분께서는 경기장에서 오셔서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이럴 때, 청출어람(靑出於藍) 후생가외(後生可外) 교학상장(敎學相長)이란 말을 쓰는 것이겠다.


어진 스승 아래서 어진 제자가 나와 세상이 놀라도록 이름을 떨친 후, 스승이 그랬던 것처럼 다음 제자에게 그 도(道)를 전한다. 
그 도(道)란, 
인간이란 무엇인가? 
인간을 결정짓는 것이 아직은 무엇인지 모르겠다.
다만, 나를 결정짓는 요소가 무엇인지는 분명하다.
지금 이 순간,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채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어떻게 다 하느냐?
그만하거나 그만두는 건, 언제든 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지금 이 순간은 한 걸음 더. 나아가는 나만 있을 뿐이다. 
그것이 기술이든 정신이든 마음이든, 무엇이든 간에.(계속)

저작권자 © 완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