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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 역도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미래

  • 김형진 기자 94332564@hanmail.net
  • 입력 2023.05.04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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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에 빛나는 실존주의 철학자, 샤르트르가 그런 말을 한다. 
"청춘이란 묘한 것이다. 외부에서 볼 땐 눈부시게 빛나고 있는데, 내부에서는 아무 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
뭐든 한가운데 있을 땐, 그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 


특히 질풍노도의 청소년기엔. 하루 빨리 이 시간이 지나 어른이 됐으면 하는 생각. 나의 무한할 것만 같던 황금의 시간이 그렇게 사라져간다. 
스승은 그것을 알고 있기에, 지금 내가 가장 빛날 수 있도록 또 다른 '나'가 돼 나를 이끄는 존재다.

 

완도군청 실업역도팀 이야기를 해보면, 1995년생으로 현직 국가대표인 이양재 선수는 "어렸을 때 먹는 걸 좋아했고, 그래서 체중이 또래보다 많이 나가는 학생이었다. 여러가지 운동을 했는데 살은 안빠져, 다이어트 운동으로 아버지가 역도를 추천해 시작하게 되었다"고. 처음 시작했을 때는 힘들고 그만두고 싶었지만 계속 하다보니 국제대회 메달도 따게 되었고, 마침내 국가대표로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단다.

역도는 기록 경기라서 열심히 한 만큼 성장해 나가는 기쁨이 있는 종목이기에 꾸준한 것이 중요하고, 그 결과 지금 완도군청 소속 실업팀으로 활동할 수 있게 되었다고. 부상으로 인한 긴 공백기가 어려운 순간이었고, 그에게 기쁨이란 첫 금메달과 첫 국가대표. 가장 고마운 사람은 무거운 중량을 버티는 하체 보다 더 단단히 자신을 지탱해주고 지지해주는 부모님과 은사님이라고. "더 열심히 운동하고 노력하는 선수가 되겠습니다. "MCL친구들아! 응원해줘서 고맙다!"

 

더 취재를 하고 싶었으나, 최 과장의 말이 시합이 끝나고 금메달을 건 모습으로 한 번 더 하는 게 어떻냐는 말에 역시나 현명한 판단, 쓰게 되면 되레 부담이겠구나 싶어 최 과장의 배려에 찬동. 


척봐도 연애인을 해도 좋을 잘생긴 꽃미남, 강민우 선수는 완도초-완도중-완도고 출신으로 현재 23살.
어릴 때부터 운동을 좋아하였고 역도에 처음 입문하고부터 꿈은 국가대표가 되는 것이었단다. 현재도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어려웠던 순간은 매일 훈련장에 나가 어떤 훈련을 하든 정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데, 컨디션이 안좋아서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할 때와 훈련할 때 마음처럼 몸이 움직여 주지 않아 운동이 잘 되지 않을 때, 힘이 든다고 했다. 행복한 순간은 역도라는 운동이 기록경기라서 기록이 늘면서 자신이 성장했다는 걸 느낄 때, 또 꿈인 국가대표에 한발자국 더 다가간 것 같을 때라고.
고마웠던 사람은 은사님을 꼽았다.


강 선수는 "학창시절엔 가정형편이 어려웠는데 늘 맛있는 밥과 따뜻한 옷을 사주시며 좋은 성적을 낼 수있도록 도와준 완도중학교의 이영래 선생님, 완도고의 손정희 선생님, 서호철 감독님과 완도군청 관계자분들, 후원회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그러며 앞으로 더욱 더 훈련에 임해 완도에서 열리는 전남체전과 10월 전국체전에서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밝혔다.


김동민 선수는 1990년생으로 34세, 사자자리라고 했다. 전남도를 대표하는 완도군청 소속 –61kg급 역도선수인 김동민 선수는 "보통 운동선수들이 학창시절 체육선생님의 권유로 운동을 시작하게 되는데, 중학교 때 체육선생님의 권유로 1학년 때 역도를 접하게 되었다" "처음엔 역도가 뭔지 모르고 했는데, 힘든 것보다는 어린나이에 친구들과 놀 시간이 줄어 들다보니 1년 정도 이리저리 피해 다니며 운동을 그만 둘까했었다"고. "그런데 갑자기 집안이 어려워졌고, 당시 역도부에 들어가면 교내 혜택과 학교생활에서 장점이 있다는 걸 알게 돼 중학교 2학년 여름방학 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었다"고.


어려웠던 순간에 대해 김 선수는 "흠…제가 대학교 때 허리부상으로 운동은 2012년에 그만두게 되었고 당시 고향인 안동으로 내려가 운동과는 전혀 관계 없는 직장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2의 삶이다고 생각하며 군대도 다녀와 다시 직장생활을 하게 되었는데 2020년도에 개인적인 사정으로1억원이라는 빚을 지게 됐죠. 제 인생의 혹독한 시기가 시작이 되었는데, 그때가 많이 힘들었습니다"


기뻤던 순간에 대해 김동민 선수는 "그렇게 1년 정도 방황을 하다가 2021년 피트니스센터에서 헬스트레이너 겸 크로스핏 강사로 근무를 하고 있을 때, 무엇을 해야 내가 가장 잘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역도를 떠올리게 되었죠" 


"나름의 배움과 노하우를 토대로 1년동안 정말 열심히 한 결과, 10년만에 다시 복귀해 2022년도 전국체전에서 은메달과 동메달을 획득했습니다. 34년의 인생에서 가장 기뻤던 순간이었죠. 역도는 그렇게 다시 저를 일으켜 세워줬습니다"


고마운 사람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부모님이라고 했다. 인생에 가장 힘든 혹한기를 맞았을 때 정신적으로 그리고 경제적으로 많이 도와줬던 부모님에게 깊이 감사드린다고.
김동민 선수는 "올해 목표는 전국체전 금메달과 한국신기록을 도전해 보는 것입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라는 것을 확실한 메달로 보여 드리겠습니다. 자신감은 높게 자만은 낮게 목표는 확실하게! 완도군청 파이팅!"


홍일점인 임정희 선수는 올해 21살이라고 했다.
어렸을 때부터 스포츠 활동을 좋아했고, 부모님 또한 임 선수에게 맞는 운동이 뭐가 좋을까 싶어 많은 종목을 체험케 했는데, 그 중 역도를 선택하여 시작하게 되었다고.
어려웠던 순간에 대해 임 선수는 "어려운 일은 당연히 있기 마련이지만 지나고 보면 왜 이렇게 힘들어 했었나하고 느낄 때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전 아직 어려웠던 순간은 없는 거 같습니다" 기뻤던 순간은 메달을 따는게 기쁘긴 하지만 부모님이 주변 사람들에게 임 선수를 자랑할 때가 가장 기쁜 것 같다고. 또 고마웠던 사람에 대해서는 언제나 곁에서 힘이 돼 주던 가족들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 같다고.  

                                            
지난 1일 오후 3시 30분, 청해역도관을 찾았을 때 그곳은 완도중학교와 완도고 역도부 선수들의 훈련이 한창이었다.
이들은 중학생들의 최고대회인 제52회 전국소년체전을 준비중이었다. 
이영래 감독은 3명 정도가 메달권에 있는데, 중학교 선수들은 1학년 박건민 정연우 선수, 2학년 박상규 김태양 추연성 선수, 3학년 황서혁 이안토니 선수 등 7명의 선수로 구성돼 있다고.

 

 

이날 역도관에는 여성의 모습이 눈길을 끌었는데, 완도고 역도부 코치를 맡고 있는 손정희 선생님. 인터뷰를 요청하고 싶었지만 최 과장의 말이 떠올라 체전이 끝나면 청해보는 것으로.
손 코치는 제주에서 대학을 나와, 완도수고 역도부 지도자로 와서 역도부가 수고에서 완도고로 옮겨오면서 계속해 고교생 역사들을 지도하고 있다고.


아름다운 미모와 날씬한 모습에 놀래자, 이영래 감독은 역도하면 거구를 떠올리는데, 역도는 체급별 경기기에 거대한 몸은 일부이고 대개는 서호철 감독과 손정희 코치처럼 훈남과 미녀들이라고. 


현재 완도교에는 1학년 박창인 선수와 2학년 양유찬 선수가 활동 중이란다.
지금은 합숙이란 개념이 없어졌고 정규수업 후 별도의 시간을 통해 훈련하고 있다고. 대회에 나가면 견제가 있냐고 물었더니, 완도선수들은 모든 선수들로부터 경계대상 1순위, 당일 컨디션도 좋아야하고 무엇보다 전략 싸움이 일반 운동 경기 이상이다고 했다.


훈련에 방해가 될까, 긴 시간은 자리하지 못했다.


돌아오면서 드는 생각, 한 생애가 한 문장으로 터져나왔을 때 그 문장을 통과한다는 건 날카롭고 예리한 삶의 절벽을 오르는 것만큼 죽을 힘이 필요하다는 것.
육체를 태워 영혼을 남기듯 그들은 하나같이 자신만의 절벽을 오르며 하나의 산이 돼가고 있다는 생각.
그렇게본다면 완도 역도는 그 지령이 어디에서 끝날지 모를 아득하고 아득한 거대한 산맥 같았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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