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완도 버스 타던 날, 이구동성 "병원 가서 치료받고 와"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23.05.04 10:21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영미 약산면장님의 지목을 받고 많은 생각을 해 봤습니다.
언제 농어촌버스를 타 보았지? 
버스에 대한 학창시절 옛 추억은 있나?


농어촌버스를 타 본 기억은 가물가물하고 학창시절엔 학교와 가까운 마을에 살아서 버스를 타고 학교를 다니지는 않았었기에 버스와는 별다른 추억이 없었다.
그래도 꼭 꼽으라고 하면 시골에서 살아서 방학이면 울산에 사는 작은집에서 생활을 했다. 아빠가 방학 때만이라도 도시에서 생활하라고 보냈던 걸로 기억한다. 버스에 대한  강한 기억은 어릴 적 울산 작은집에 가는 버스에서 버스 그 고유의 냄새 때문에 매번 멀미를 심하게 했던 것. 녹초가 된 그때, 지금 생각해도 버스 멀미! 아, 정말 싫다. 지금은 내 나이 54세!

 

 

교통수단으로써 일상에서 “버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어느 정도였나? 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추억의 뻥튀기 한 봉지 사 들고 완도 관내 버스를 타봅니다. 탑승한 버스는 완도버스터미널에서 서부방면으로 남창까지 운행하는 버스입니다. 이 구간은 1대의 버스가 17∼20개의 마을을 약 1시간 정도 운행합니다.


배차시간은 하루 16회, 첫차는 오전 06:10분을 시작으로 막차가 19:15분입니다.
버스를 탑승하기 전 기사님께 양해를 구하고 승객분들께는 뻥튀기 하나씩 나눠드리며 인사를 나누었더니, 저에 대한 경계심을 풀고 조금씩 관심을 보여 주셨습니다. 버스에서 만난 사람들 대부분은 어르신들이었습니다. 뭔일로 읍내를 나오셨는지 여쭤보니 이구동성으로 병원 가서 물리치료와 주사 맞고 집에 가는 길이라고 합니다.

 

 

병원은 일요일만 빼고 매일 다닌다고 하십니다. 병원비를 여쭸더니 물리치료비 1,700원, 주사는 3~5만원정도로 하루평균 5만원 정도 쓰신다고 하면서 국가에 준 기초연금이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면서 조금 더 주면 좋겠다고 합니다. 또 버스비는 군수가 내려줘서 1,000원 주고 다닌다며 너무들 좋아합니다. 


대신리에 사시는 82세 할아버지는 할머니와 함께 아들2, 손주2, 7식구가 살고 있는데 베트남 며느리가 집을 나가서 손주들 부양한 이야기와 지금까지 본인 수술을 7번이나 한 얘기를 구구절절 말해 줍니다. 가장 안타까운 부분을 직접 들으니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이제는 다 괜찮아졌다고 밝게 웃어 줬어요. 대신리를 지나니 터미널에서 타시는 어르신들은 대부분 내리셨고 당인리부터 타시는 어르신들은 원동과 남창으로 가는 손님들이었습니다.

 

 

원동은 농협에 돈 찾으러 가고 남창은 마침 오늘이 장날이랍니다.
당인리부터 저는 버스 안내양이 되어 버스를 타는 어르신들 한 분 한 분을 맞이해 보았습니다. 어서오세요? 라고 인사를 하니 처음엔 모두 화들짝 놀라시고 그 다음은 환한 미소로 맞아 주십니다. 승·하차하시는 어르신 한 분 한 분 손을 잡아드리며 버스 좌석 안내를 하니 의아해 하면서도 너무들 좋아하십니다.


저 역시 버스에서 어르신들과 나눈 소소한 이야기는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햇살 좋은 봄날! 어르신 덕분에 남창 장 구경하면서 유익한 시간을 보냈답니다.
오늘 탄 버스승객은 장을 가거나 병원에 가는 어르신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농어촌버스는 어르신들외 버스를 타는 사람들이 그 다지 많지 않아 적자를 운운하며 군 보조금에 의존하며 운행되고 있습니다.


오늘도 새삼 느끼지만 버스는 어르신들의 유일한 교통수단입니다.
어르신들의 발이 되어 주는 버스가 운행을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달릴 수 있도록 군민들의 많은 관심과 지속적인 군 지원을 호소하면서 버스 하차합니다. 다음 주자는 군민이 신뢰하는 든든한 의원! 완도군의회 박병수 의원님께서 이어 가시겠습니다.

 

박미정 완도군청 가족행복과장 

저작권자 © 완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